저 또한 빙상에 기본과 우선을 두고 있긴 합니다만 "같지만 다르다, 다르지만 같다."라는 말이 정답일 것 같습니다. 뭐가 크고 뭐가 작다는 논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젠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두 가지 스포츠 모두에게 발전이 될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할 거라 생각되며, 빙상과 다른 인라인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몇 마디만 드릴까 합니다.(참고로 전 대학졸업 후 동호회에서 아이스 스피드 스케이트를 4년, 숏 트랙(short track)을 3년 정도 했으며, 초등학교 시절엔 잠시 선수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1) 인라인은 빙상과 달리 마찰계수가 크다. 블레이드/날(blades/edges)의 에지로 타는 것보단 휠(wheels)의 면으로 타기 때문에, 또 얼음판과 일반 포장 도로에서의 마찰저항이 사뭇 다르다.
(2) 따라서 기술적인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다. 빙상의 경우 푸쉬 후 빠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두 다리를 모아 붙이고 자세를 최대한 낮춘다. 반면 인라인의 경우 이렇게 하면 빙상보다 상대적으로 큰 마찰저항 때문에 금방 속도가 줄어든다, 가급적 빨리 푸쉬한 발을 회수(리커버리/recovery)하기 위한 동작이 필요하며, 자세를 빙상에서처럼 낮추게 되면 리커버리 시간이 길어지고 자세 유지를 위한 에너지 소모로 결국 푸쉬 파워(pushing power)가 떨어지게 된다. 빙상의 경우 저항을 줄이기 위해 가슴을 무릎에 붙이다시피 하지다만, 인라인의 경우 그렇게 하지 않고 가슴이 무릎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곧, 어깨-무릎-발끝이 수직선상에 일직선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3) 빙상의 경우 파워박싱(power boxfing) 후 속도 유지를 위한 안정적인 자세 유지가 우선이고, 인라인의 경우 빠른 속도를 위해 푸쉬와 리커버리의 반복이 우선이다.(이 점에서 빙상과 인라인이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선수라면 이 다른 점을 100% 이해하고 빠른 속도를 위한 연습을 해야겠지만 레저로 즐기는 일반인에겐 큰 차별이 없어 보이는 부분입니다.)
(4) 빙상의 경우(숏 트랙의 경우)는 블레이드에 로그(log)와 벤딩(vending) 처리를 합니다. 로그는 블레이드를 옆에서 봤을 때 아래로 둥글게 처리하여 블레이드 전체가 얼음판에 닿지 않고, 가운데 부분이 집중적으로 닿게 되도록 한 것입니다. 인라인 휠의 경우는 모든 바퀴가 바닥면에 동시에 닿습니다. 벤딩은 빠른 코너링을 위해 블레이드(스케이트 날)를 곡선지게 만든 것입니다. 이 역시 안라인에서는 해당이 없는 큰 차이점입니다.
(5) 더블 푸쉬(double push)에 대해서는 인라인에 더블 푸쉬가 있다면 빙상에서는 파워박싱이 있다. 파워박싱 후 블레이드는 롤링(rolling)이라고 하여 블레이드 에지의 전환(인사이드 에지와 아웃사이드 에지)이 매우 크다. 그래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고 큰 폭의, 정확한 좌우이동이 기술이다. 아다시피 빙상에서는 빠른 속도 때문에 파워 푸쉬를 구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니다.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인라인의 경우는 속도를 계속 내기 위해 더 많은 푸쉬와 강도 높은 푸쉬가 필요하기에 싱글 푸쉬(single push)가 아닌 더블 푸쉬가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6) 코너링(크로스오버)에서도 다른 차이점을 볼 수 있다. 인라인의 경우 빠른 코너링을 위해 빨리 반복되는 크로스오버를 구사한다. 축발(supporting/pivoting leg)에 얹혀지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상에서는 상대적으로 얼음판이 마찰계수가 적기 때문에 인라인처럼 많은 크로스오버를 하지 않는다. 물론 빨리 많이 하면 좋겠지만 빠른 속도에서 안정성을 확보하여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 되기에 인라인처럼 빠른 크로스오버는 볼 수 없다. 또 크로스오버시 빙상의 경우 언더 푸쉬(under push)가 정확히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인라인의 경우 왼발 옆에 살며시 발을 놓은 것이 아니라 전진성 오버 동작이 필요하다. 숏 트랙의 경우 오른발을 왼발의 옆에 깊숙히 착지성 세팅을 한다.(인코너 선점을 위함이고,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는 힘-오른발의 파워박싱-은 언더 푸쉬에서 얻게된다.) 하지만, 인라인의 경우 11시 방향으로 전진성 오버를 해야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 동안 빙상을 떠나 반년 남짓 인라인에 매료되어 즐기면서 박사님 칼럼의 중독자(?)로 살아오면서 느낀 대로 적어 봤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줄 압니다만 , 부족한 부분은 여러 선배님들의 넓은 아량으로 채워질 수 있길 부탁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