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눈이 온다고 했지만 얼마나 오랴 싶어서 그냥 출발을 했다.
몇번을 지나온 길이라 낮설지 않아 편안하게 걸었다.
갈수록 아직 눈이 길 주변에 있고 길이 얼어있어 조심스러웠다.
쌍봉약수터를 지나니 등산로 바닥에는 보이지 않는 얼음이 많이 있어 걷기가 조심스러웠다.
여기서부터 일행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간다.
전면 위쪽으로 돌탑이 보인다.
이제는 진행길이 이곳으로 가게 되었나보다.
그래도 여러곳에 붙어 있는 안내도에는 '로봇고등학교'로 우회하여 가는 길로 되어 있다.
내가 처음 둘레길을 시작할 2020년에만 해도 돌탑전망대를 지나가게 안내하고 있었다.
그래도 돌탑전망대 입구에서 산길이나 아래쪽으로 돌아가라고 안내를 해 놨다.
이제는 돌탑전망대로 올라가서 진행해도 되는가보다.
이 코스의 유일한 전망대에서 본 시내.
문제의 곳은 아주 깨끗이 정리되어 있다.
전에는 이런 살벌한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그리고 잘못 건드리거나 저절로 터질지 모를 문제의 비닐주머니가 곳곳에 있었다.
길가에는 이런 살벌한 도구들이 여러곳에 있었다.
이제는 완전히 정리가 되어 걷기에 좋은 곳이 되었다.
여기까지 오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전에는 이곳까지 돌아서 다녀야 했다.
조금 더 진행하면 연리목(連理木)이 있다.
여기에는 설명이 더 필요하다.
붙어 있는 두 나무는 밤나무와 떡갈나무다.
아마도 다람쥐가 겨울준비로 밤과 도토리를 가져다 뭍어 두고 잊어 버렸나보다.
그것이 싹이나고 붙어서 자라나게 된듯 싶다.
눈은 점점 더 많이 내린다.
불국사 앞을 지나며 나도 '아이젠'을 착용했다.
눈밑의 얼음을 볼 수없어 무척 위험하다.
아예 우산도 쓰고,,,,,,
대모산과 구룡산의 갈림길에서 간식을 먹고 잠깐 쉬기로 했다.
여기에서 양재시민의 숲역까지 4.2k가 남았다고 되어 있어 눈이 많이 오지만 걱정이 없었다.
간식을 먹고 있으니 "직박구리"한마리가 가까이 날아와 앉아 가지를 않는다.
누가 흘린 과자부스러기를 물고 나무위로 올라가 그대로 꿀꺽 삼킨다.
그래도 미흡한지 의자 주변을 살펴 먹을 것을 더 찾는다.
눈은 이제 약간의 진눈개비로 바뀌어 내린다.
한참을 걸어와 본 이정표.
맞다.
이곳이 대략 오늘 걷는 길의 중간지점이다.
수서역에서 여기까지가 5.7k이고 남은 길이 5k다.
한참 전 간식을 먹던 곳의 이정표는 목적지까지 4.2k남았다고 했는데 잘못된 표시다.
길은 점점 더 걷기가 불편했다.
바닥은 미끄러운데다 진눈개비가 아이젠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몇걸을 걸을 때마다 나무나 돌에 신발을 털어 바닥에 붙은 눈을 털어내야 했다.
이 코스의 세번째 약수터인 개암약수터까지 왔다.
이곳에 있는 정자에서 진눈개비를 피해 따뜻한 물을 마시며 잠깐 쉬어 간다.
개암약수터를 지나면 한참을 내려가야 한다.
신발바닥에 눈이 붙어 오히려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했다.
능인선원 옆에까지 왔다.
여기서 3.5k. 그중에 2k정도는 포장도로이니 1.5k만 가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게속 오름길이다.
신발아래 눈뭉치를 계속 털어내며 걷는 길은 발의 피로도를 더욱 높인다.
능인선원 뒤의 계곡 다리위까지 올라왔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완만하지만 아직 계단길이 남아있다.
이 지도의 현 위치는 잘못 표기되어 있다.
능인선원 위쪽으로 표시해야 맞다.
비가 더 많이 섞인 진눈개비는 아이젠아래로 더 잘 달라 붙어 발의 피로도를 높인다.
이제 마지막 오름코스인 계단길이다.
계단 정상을 올라와도 눈을 피할 곳이 없어 계속 걷는다.
그래도 이제는 내려가는 길이라 힘들지는 않는데 오히려 발아래 붙는 눈은 더 심하다.
마지막 내리막길을 가면 염곡동 동네다.
동네로 내려와 아이젠을 벗고 스틱도 접어 배낭을 정리하니 한결 가볍게 걸을 수가 있다.
염곡동 육교를 건넌다.
여의천 길을 걷는 중에 진눈개비는 거의 비가 되어 내린다.
눈에 덮인 '매헌시민의 숲'.
이곳까지 와서 스템프를 찍어 오늘의 일정을 정리한다.
진눈개비를 맞고 걷는 힘든 길이지만 대신에 멋진 눈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