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설명(산행지/지도):출처//한국의산천
♣ 무등산(無等山·정상 천왕봉 1186.8m)
위치 : 광주광역시
무등산은 광주광역시의 진산(鎭山)이자 모산(母山)이다. 광주시내 중심에서 정상까지의 직선거리는 10㎞ 안팎이다. 광주뿐 아니라 화순과 담양땅으로도 산자락을 길게 뻗고 있는 무등산은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나기로 이름나 있다. 이는 무엇보다 전형적인 육산 곳곳에 기암이 얹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녁 노을에 반짝이는 광경이 ‘수정병풍’ 같다는 서석대(瑞石臺), 정교하게 깎아낸 돌기둥들을 세워놓은 듯한 입석대(立石臺), 옥을 깎아놓은 것 같은 절경의 규봉(圭峰), 임금의 옥새를 닮았다는 새인암(璽印岩),
그리고 산사면에 나무 한 그루 없이 큼직한 바윗덩어리들만 시원스레 널린 덕산너덜과 지공너덜 등등 산 곳곳의 기암과 너덜이 산을 한층 멋스럽게 꾸며주고 있다.
기암괴석이 아니더라도 봄철 원효계곡과 용추계곡의 진달래, 여름철 증심사계곡 일원의 녹음, 가을철 장불재와 백마능선의 은빛 찬란한 억새 물결, 그리고 겨울철 가냘픈 억새 줄기에 피어나는 빙화(氷花)와 설화(雪花) 등 무등산은 철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산이다.
전라남도는 이렇게 풍성한 자연자원을 보유한 무등산을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아름답고 후덕한 무등산의 산세는 남도 문학을 화려하게 꽃피우는 데 큰 힘이 됐다.
조선 민간정원의 전형이라는 소쇄원(瀟灑園), 조선시대 가사문학을 대표하는 송강 정철이 시가를 읊은 환벽당(環碧堂)과 식영정(息影亭)을 비롯해 독수정(獨守亭), 취가정(醉歌亭), 풍암정(楓岩亭) 등 시인묵객들이 시심을 풀어놓던 정자들이 이 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고 무등산이 시인묵객들의 보금자리 역할만 했던 것은 아니다. 고려 말 명장 정지(鄭地) 장군을 모신 경렬사(景烈祠), 간신의 모함으로 29세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 충장공 김덕령(金德齡) 장군의 사당인 충장사(忠壯祠), 정묘호란 때 충신 전상의(全尙毅) 장군의 사당인 충민사(忠愍祠) 등 순국선열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적이 많이 있어 가히 문무를 겸비한 산이라 할 수 있다.
전형적인 홑산인 무등산은, 통일신라 때 무진악(武珍岳) 또는 무악(武岳)으로 표기하다가 고려 때 서석산(瑞石山)이란 별칭과 함께 무등산이라 불렸는데, 이 밖에도 무당산·무덤산·무정산 등 여러 산명을 갖고 있다.
▶ 등산코스
무등산은 대도시 산답게 거미망처럼 얼기설기 길이 많다. 그러나 도립공원 관리소는 자연보전을 위해 지정 등산로 외에는 산행을 삼가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지정 등산로는 봄가을 건조기 산불예방 기간에 관계없이 개방하고 있다.
무등산 산행기점은 광주 쪽 증심사·원효사지구(산장)와 지산유원지, 화순 쪽 만연사·수만리·안양산 자연휴양림, 이서초등학교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등산인이 많이 몰리는 기점은 광주시내에서 대중교통편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증심사와 원효사로, 다른 지역 등산인 역시 대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산행을 즐긴다.
화순 쪽 코스들은 시내 쪽에 비해 훨씬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으나, 접근 교통편이 불편해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최정상인 천왕봉과 북릉을 거쳐 꼬막재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군시설물 보호를 위해 입산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정상 산행은 접근이 가능한 최고 지점 서석대(1100m)를 목표로 잡아야 한다. 무등산은 유난스럽다 할 만큼 산중 곳곳에 샘이 많아 산행 중 식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 등산인 80% 몰리는 증심사 기점 산행
증심사는 무등산의 여러 기점 중 광주시내 다방면으로 연결되는 노선버스가 많다는 점 때문에 등산인이 가장 많이 찾는 기점이다. 버스종점(증심사지구 관리사무소)을 지나 증심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닥으로 길이 나뉘지만 이를 통틀어 증심사 기점 코스라 일컫는다.
증심사 지구에는 워낙 산길이 여러 가닥 나 있어 개개인의 취향이나 능력에 맞춰 다양하게 잡을 수 있는데, 대개 원점회귀식으로 코스를 잡는다.
대표적이면서도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버스종점 약 500m 위의 증심교(150m)에서 왼쪽 길을 따르다 오른쪽 아치형 철다리를 건너 능선을 따라 토끼등을 경유해 허릿길을 타고 봉황대약수~중머리재(586m)를 거쳐 장불재에 올라서는 길이다.
장불재는 해발 900m대의 고원 능선으로 여름에는 초원으로, 가을에는 억새로, 겨울에는 설화나 빙화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장불재에서 눈앞에 보이는 입석대(1017m)를 거쳐 서석대까지 오르는 데는 30분 정도 걸린다.
장불재 남쪽 KBS 중계소를 지나 남동쪽으로 뻗은 능선은 가을철 억새가 활짝 팰 때면 광야를 달리는 준마의 허리를 보는 듯하다 하여 백마능선이라 불린다.
5월이면 철쭉이 화려하게 수놓기도 하는 백마능선을 따르면 수철리 쪽 등로나 안양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선다.
단, 무등산 도립공원 구역을 벗어나는 이 산길들은 산불예방 기간 중에는 입산이 금지된다.
장불재에서 하산길은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 대개 중머리재를 거쳐 계곡을 타고 증심사로 곧장 내려서는데, 중머리재에서 서인봉을 거쳐 능선길을 따르면 광주 클라이머들의 암벽등반 훈련장이자 멋진 조망대인 새인봉을 조망하면서 약사사를 거쳐 증심사 입구로 내려설 수 있다. 약 5시간 소요.
장불재에서 계속 능선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중봉(915m) 능선을 따르다 805m봉 직전 삼거리에서 동화사터를 거쳐 토끼등 능선을 타고 증심교로 내려서도록 한다. 중봉 능선은 조망과 가을철 억새로 이름난 능선이다. 약 6시간 소요.
■무등산 전모 살피는 허릿길 코스
증심사 기점 코스가 무등산의 서쪽과 동쪽을 조망하는 코스라면 천왕봉~북봉 능선 허리를 타고 한 바퀴 도는 코스는 무등산과 주변의 다양한 산세를 샅샅이 훑어볼 수 있는 코스라 할 수 있다.
허릿길 산행은 증심사 기점(첫 번째 갈림목인 증심교의 해발고도가 약 150m)에 비해 해발 고도가 200m 이상 높은 원효사지구 무등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370m) 쪽에서 시도한다. 증심사 일원의 코스들을 증심사 코스라 통칭하듯, 원효사지구 일원의 코스들은 산장 코스라 부른다.
무등산장 기점 허릿길 산행은 꼬막재 방향으로 한다. 무등산장을 지나 계곡길을 따르다 꼬막재를 올라서는 순간 담양 일원이 시원스럽게 터지고, 무등산 3대 기암인 규봉(950m)과, 인도의 지공(指空)대사가 법력으로 수많은 돌을 깔아놓았다는 지공너덜, 무등산에서 물맛이 가장 좋다는 석굴암샘 등을 경유해 장불재로 올라선다.
서석대 등행 후 장불재에서 하산은 임도를 따르거나 중봉 북릉을 거쳐 원효사지구로 되돌아올 수 있으나, 대개 증심사 방향으로 한다. 장불재에서 서석대를 올랐다 하산하더라도 6시간이면 가능하다.
■장쾌한 조망 일품인 중봉 능선길
중봉 능선은 조망이 뛰어난 능선이다. 산행은 대개 무등산 관리사무소에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늦재까지 오른 다음 능선길로 진입, 중봉을 거쳐 장불재까지 간다.
서석대에 오른 다음 다시 관리사무소로 내려설 때는 중봉 능선 오른쪽(서쪽)의 비포장 임도를 따른다. 서석대 등행까지 포함해 6시간 정도 걸린다.
■증심사 기점 나들이코스
증심사지구 관리사무소에서 약사사까지 찻길을 따른 다음 산길을 타고 새인봉 삼거리~새인봉~서인봉~중머리재를 거쳐 계곡길을 따라 증심사로 내려서는 산길은 짤막하지만 의재미술관, 춘설다원, 증심사 등 명소와 명찰을 거치고 기암인 새인봉에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산행코스로 광주 등산인들이 손꼽는 코스다. 약 3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