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마도 아리아케, 시라타케 비박 종주기
오래전 다녀왔던 대마도 산행기를 늦었지만, 기억을 더듬어 정리를 해 본다.
인터넷 서핑하며 우연이 접하게 된 선답자들의 대마도 아리아케, 시라타케 산행기를 읽고서 막연히 동경을 해오다 5월의 긴 연휴 기간을 이용하여 도전해 보고자 일정을 잡았다.
3박 4일로, 허나 4일째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직전에 2박 3일로 수정하여 배편을 예약했다.
◆ 1일차 : 2017년 5월 2일(화요일) 맑음
▶개요
▻ 05:15 울산 시외버스 터미널 출발
▻ 07:10 부산항 국제여객선 터미널 도착
▻ 08:30 니나호 출항
▻ 11:10 이즈하라항 도착
▻ 11:50 ‘스시야’ 식당 중식
▻ 12:30 티아라 쇼핑몰
▻ 13:26 가네이성 입구 1차 출발
▻ 13:51 티아라몰 2차 출발
▻ 13:58 아리아케 들머리(1번 안내판) 출발
▻ 14:23 이정표(아리아케 2.1km)
▻ 15:25 이정표(아리아케 1.0km)
▻ 16:32 아리아케 정상
▻ 17:18 이정표(가미자카: 시라타케 들머리 4.5km)
▻ 17:48 첫 번째 중계탑
▻ 18:07 이정표(가미자카 2.3km)
▻ 18:17 두 번째 중계탑 직후 비박지
▻ 18:58 아리아케 콘도 완성
▶산행기
▻ 05:15 울산 시외버스 터미널 출발
▻ 07:10 부산항 국제여객선 터미널 도착
최소한의 비박 장비를 패킹한 70리터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지만, 마음만은 새털같이 가볍다.
시외버스를 타고 노포동에 도착하여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초량역에 하차하여 도보로 부산항 국제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미지의 이국인지라 단지 선답자들의 산행기로 간접 경험을 했다지만...
미리 예약을 해 두었던 와이파이 도시락 로밍기를 인수하고 보딩을 하여 티켓을 수령하고서는 마음을 다잡고 승선을 한다.
▻ 08:30 니나호 출항
큰 불편 없는 항해다. 선내는 작지만 울릉도를 다니면서 이용했던 규모라 어색하지는 않다.
어린아이들도 간혹 보이고 배멀미로 고생하는 승객들의 신음 소리가 조금은 불편할 뿐이다.
▻ 11:10 이즈하라항 도착
드디어 일본 땅 대마도 상륙이다. 부두가 조그마하여 하선이 쉽게 이루어진다. 우리네 해변의 조그마한 어촌마을보다는 크지만, 왠지 낯설지는 않은 분위기이다.
▻ 11:50 ‘스시야’ 식당 중식
선답자들에 의하여 알게 된 맛집이라는 스시야로 직행한다. 터미널에서 빠져나와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꺾이는 곳에서 교량을 만나 건너서 조금 진행하면 널따란 공터에 자리한 스시야가 나타난다.
조금 이른 점심시간인지라 식당 안은 조용하다.
자리를 잡고 태블릿을 통하여 스시(초밥)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두리번거리는 동안 주문한 식사가 나왔고 그냥 우리 내 초밥이랑 별다르지는 않다.
▻ 12:30 티아라 쇼핑몰
점심 식사를 끝내고 큰 배낭을 지고서 도로를 걷는다. 도로가 깨끗하고 조용한 도시라는 인상을 들게 한다.
쓰시마 시청이 자리한 최대로 번화한 거리다.
티아라 쇼핑몰은 우리네 대형 마트 같다. 여긴 도시마냥 사람들로 붑빈다. 거의 모두가 한국 사람이다. 작은 꼬마가 엄마랑 과자를 고르는데 우리말로 대화를 한다.
비박에 필요한 저녁 식사, 다음 날 아침, 점심 식사용 도시락, 식수, 야식 등을 사서 배낭을 다시 패킹한다.
▻ 13:26 가네이성 입구 1차 출발
가네이성 입구 아리아케 안내지도 앞에서 흔적을 간직하고, 출발이다.
오른쪽으로 마을로 진입하는 포장도로를 따라 가볍게 오른막이다.
왼쪽으로 쓰시마 박물관을 지나고 마을의 중간쯤을 올라가는데 오른쪽 작은 골목에서 다부지게 생긴 노인이 나타나 말을 걸어온다. 생김새는 짧은 까까머리에 선입견으로 특유의 일본인 생김새다.
나의 행장을 보고 비박 산행으로 아리아케로 가는 자인지 안다는 눈치다. 일본말을 전혀 하지 못해 서로가 답답하지만, 몸짓 눈짓으로 충고하는데 “독사” “아부나이“라는 말은 알아 듣겠다. 산에 독사가 많아 비박은 위험하다는 충고를 하는 것으로 이해를 했다. 국내에서 많은 비박 산행을 했지만 뱀에 대한 대항 장비나 약품 등을 염두에 둔 지는 없었다는 생각에 순간 나는 당황을 했다. 나름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뒤돌아 내려온다.
▻ 13:51 티아라몰 2차 출발
티아라몰 마트 주변에서 담배꽁초를 모아 갈 요량이었다. 뱀이 담배를 싫어한다는 상식을 믿고. 하지만 주변 재떨이에는 물이 담겨있어 담배꽁초를 주울 수가 없었다. 새 담배를 사기 위해 마트 안 자판기에서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눌러도 담배가 나오지를 않는다. 두 번, 세 번, 여러 번 해도 답이 없다. 마음은 급한데...
초행에 낯선 곳에서 저녁 넉넉한 시간에 비박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자판기는 대답이 없다. 배낭을 둘러멘 채로 판매원에게로 가서 대금을 치르고 제일 싼 것으로 한 갑을 사서 다시 출발이다. 나중에 곰곰이 생각하니 우리네처럼 청소년이 아니라는 신분증을 체크 해야만 자판기가 대답하는 것을 모르고....
▻ 13:58 아리아케 들머리(1번 안내판) 출발
경사진 포장도로를 따라 막다른 골목에 마을 인가가 끝나는 곳에 작은 이정표가 들머리임을 알려 준다. 정상이 2,850m 남았다는 안내와 함께.
계단을 오르면 좁은 오솔길이 정겹다. 정상을 향해 첫걸음을 떼어 놓는다.
▻ 14:23 이정표(아리아케 2.1km)
30여 분 진행 후 좁은 삼나무 사이 삼거리 갈림길에 큰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는 정상이 2.1km 남았다고 알려 주고 있다.
고즈넉한 등로에 홀로 걷다 보니 너무 외롭고 두려움도 밀려오지만 밝아지려고 애를 써본다.
▻ 15:25 이정표(아리아케 1.0km)
큰 무리 없이 잡목 사이 편안한 등로다. 심한 오르내림도 없는 진행이다. 사방이 조용하다.
▻ 16:32 아리아케 정상
꽃잎이 큰 분홍색 철쭉 사이를 지나 가볍게 올라서니 정상이다. 평평한 둔지에 이정표만 뎅그러니 나그네를 반긴다. 사방으로 시계는 좋으나 옅은 해무로 푸른 바다는 허락지 않는다. 밋밋한 정상이라 별 감개는 없지만 정상이라는 가벼운 흥분을 느끼고는 이내 하산을 서두른다.
기약 없는 비박지를 찾아서...
▻ 17:18 이정표(가미자카: 시라타케 들머리 4.5km)
한가한 등로가 대로를 만나니 임도가 시작된다. 큰 안내판이 중요한 지점임을 알리지만 일본 글을 모르는 불청객인지라 짐작으로만 해석한다. 우리네 산림 보호구역 정도로.
▻ 17:48 첫 번째 중계탑
▻ 18:07 이정표(가미자카 2.3km)
▻ 18:17 두 번째 중계탑 직후 비박지
▻ 18:58 아리아케 콘도 완성
널따란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한다. 중계탑을 두 번째 지나서 더 어두워지기 전에 자리를 잡는다.
텐트를 치고 독사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주변에 담배를 뿌리고...
도시락과 컵라면, 소주로 첫 밤을 자축하고...
미지의 내일을 위해 아리아케의 성주가 되어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