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는데 갑자기 강추위가 찾아 왔다.
남쪽 지방 광양에 매화 꽃이 피고 있을 터인데...
북극의 기온이 예년보다 20도 이상 오르면서
그 더운 공기가 찬 공기를 남쪽으로 밀어 내는 바람에
한반도에 눈과 추위가 덮쳤다고 한다.
새벽에 일찍 잠이 깨, 창 너머로 하늘을 보니 외롭게 추위에 떠는 듯한
반달이 나를 보고 부끄러운지 쏜살같이 구름 속으로
사라지더니 만, 어둠이 깔리면서 줄 곧 눈이 펑펑 내리며,
가로등 사이로 고공 무용(高空舞踊)을 한다.
엊그제 보름 달 이었다. ,이제 그믐 달로 변하고, 반달이 되어
곧 보름달이 되겠지...대 보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보름에는
벼에 해로운 곤충 애벌레집을 태우기 위해 논둑에 불 지르고,
깡통에 불을 놓아 '쥐불 놀이','달 집 태우기',
'地神 밟기'....등이 생각 나고, 동네 처녀들이 모여
강강 수월레와 농악대가 한 바탕 마당 밟기를 할 때,
누나 보디가드로 따라가,긴 댕기 머리 예쁘고, 춤 잘추는
동네 한 처녀를 훔쳐보던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옛 고향 생각에 스르르 눈감으면서 달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초생 달은 어린 아이 같고,반 달은 조금 아쉽고,
그믐 달은 왠지 서글프고,보름 달에는 고향이 그리워 진다.
누군가 못 견디게 그리운 친구나 애인 생각,
그러나 너무 밝은 보름달은 깨끗하고, 맑고,청렴해서,시기가 난다.
세상은 적당히 오염되어야 살 맛이 난다. 거짓말도 적당히 섞이면 재미 있다.
당나라 이 태백(이백)이는 자연에 대한 시를 좋아했는데,
그이의 시 중에서도 달에 대해 많은 시를 읊었다.
대표적인 시로 '月下獨酌'이 있다.
'꽃 사이 술 한 병, 친구 없이 홀로 마시네,
잔 들어 밝은 달 불러, 내 그림자 마주하니,
세 사람이로구나,달은 본래 마시는 걸 모르고,
그림자는 그저 내 몸을 따라 다닌다.잠시 달과 벗하고,
그림자 따르니,역시 즐기는 것은 꽃 내음 풍기는
봄 밤이 어울리는 구나..
나는 노래하고 달은 배회하고,내가 춤추니...
그림자는 휘청 휘청, 덜 취했을 땐, 더불어 즐기다가
취하니 서로가 흩어지네...
정 없는 그대들과 노는 것을 끝내고,
머나먼 은하수에서 만나길 약속하네...'
이백은 관직을 떠나 주로 자연을 벗 삼아 시로 표현했으나
당대의 두 거장 중의 두보는 주로 시대의 아픔을 노래했다고 할 수 있다.
두보가 안록산의 난으로 옥 중에 갇혔을 때,
고향에 홀로 남아 있는 딸을 그리며 지은 시,月夜가 있고,
江月(강위에 뜬 달)이라는 시가 유명하다.
'강 위에 달은 강물을 훤히 비추고,높은 누각에서 나는 시름겨워 하네,
머나먼 곳에서 오래도록 나그네로 떠돌다가,
나이가 드니, 눈물로 수건이 적시는구나.
영롱한 이슬 방울에는 맑은 달 빛이 고여 있고,
은하수에는 반달이 잠겨있네,
어느 집 아낙네가 비단에 글자를 수 놓는가,
촛불은 꺼졌어도,눈가에 수심이 가득하네,'
노년에 나라를 걱정하며 쓴 시라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당나라 현종의 주색잡기에 나라의 일을 걱정하며
읊은 시라고 할 수 있다.
이백의 시 중에 '古朗月行'(어릴적 바라본 달)이 유명하다.
'어렸을 때는 달을 몰라, 흰 옥 쟁반이라 불렀고,
선녀들이 거처 하는 방에 거울이 날아가
흰 구름 끝에 걸렸다 하였네...신선이 두발 늘어 뜨리고,
계수 나무는 아름들이 둥글고 둥글어
흰 토끼에게 약 찧어 누구와 먹으려는 가? 물어도 보았지..
두꺼비가 둥근 달 먹어 들어 가, 밝은 달 밤에는 그 자취 만 남아 있네
전설에 항아가 두꺼비 모습으로 변하여 달을 먹어 치우고 있어
달은 줄어 들고.. 달의 정기에 미혹 되어 빠져버리면
갈수록 아름다움을 못 볼 것이네...
근심 몰려 오니 이를 어쩌나 마음 깊이 슬프고 애닯게 하네...'
당 현종이 양귀비에 빠져 정사를 소홀히 함을
걱정하면서 쓴 시라고 한다.
달은 해와 다르게 사랑과 애닲은 슬픈 정서를 많이 나타낸다.
'달 그림자에 애처로이 어리면서, 정든 배는 떠나 간다'라 든지,
달도 기울고 별도 흐르는 밤 쓸쓸히 님을 기다리는....
서산에 지는 달은 고독을 달래 주는...
미국의 가수 존 마우스는 '헤이 문(Hey Moon)'이라는
노래로 유명해 진 가수이다..
외로운 밤, 달과의 대화를 잘 표현하고 있다.
'달이 하늘에서 해를 쫓아 냈어...밤이 시작 됐고,
밤은 내 것이니 해야 잘가...야! 달아!, 오늘 밤은 우리 둘 뿐이야
모두 잠들었어! 날 깨우고 싶다면 깨워도 돼..
너는 밤새도록 하늘에 혼자 떠 있는 것이 싫을 거야..
야! 달아! 오랜 친구야! 밤이 끝나고 있어 내일 다시 만나자..'
고전 크래식 음악에서도 베토벤이 달밤에 외딴 집에서 흘러 나오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작곡했다는 '월광 소나타(moonlight Sonata)'는
그 은은한 멜로디가 고요한 밤의 정서를 잘 표현하여,
청중은 음악에 매료 되어,깊은 감정에 빠지게 하고,
잃어버린 사랑의 아픔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단순한 평화로운 순간을 떠올리기도 한다는
음악평론가들의 평도 있다.
이렇듯 달은 어렸을 적부터 동화 속의 신비스러운 토끼의 고향이었고,
계수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전설 속의 땅이었으며,
무릇 유명 시인들의 시 감정의 대상 이었다.
자라면서,달을 보고 고향 생각을 많이 했고 보름 달 밤, 대나무 숲 속에서의
달콤한 사랑(호적 籍자)은 친구들 한 두 명은 다 경험했을 것이고,
친구 누구는 보름달 휘영청 밝은 달 밤에, 잘 깎은 묘지 잔디 위에서
사랑을 속삭였다는 이야기도, 이야기 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헌법 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재판을 하고 있는 매우 엄중하고,
국가의 위기와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라 있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탄핵 재판 중에 피고인의 진술에서 '호수에 떠 있는
달 그림자를 따라 가는 허황된 형국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역시 달은 평화시 청춘 남녀의 사랑과 이별할 때나,
전시에 전선을 지키는 병사들의 고독이나, 과학 기술의 첨단 시대에서 나,
죄인을 다루는 재판정 에서, 죄수의 변명을 들어야 하는 판사의 입장에서 나,
개인의 즐겁고,어려운 처지에서도, 우리에게 즐거움,사랑, 애환, 그리고,
마음의 위안을 주는, 그런 많은 사연을 주는 우주의 선물인가 보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모든 것에는 '때'와 '정도'가 있다고 한다.
생(生) 할 때가 있고, 멸(滅)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때를 알아 순응하는 것이 순천(順天)이고, 이를 역행하는 것이
역천(逆天)이다.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인원,요원)은 자신이 지금 어느 때를
지나고 있는지를 깊이 살피고 헤아려 처신하되 ,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자칫 때를 놓치거나 정도를 포기하면,
부끄러움 만이 뒤 따를 뿐이다.
젊고, 패기 있고, 국가관과 충성심이 강했던 군 장교 시절
친구나, 학생들이 왜 공부는 아니하고,거리에 나와 데모만 하는가,
이해를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은 무엇을 할려해도
희망이 보이질 않아 거리를 헤매며,부르지 말라는
'고래사냥' '야! 고래 잡으러 동해 바다로 가자...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어 봐도,가슴에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 보아도 모두가 돌아 앉았네....'
맑은 잔잔한 바다에, 달 그림자 어리면서 ,애처로이 떠나는
사랑하고,우러러 보이고,존엄하고,존경스러웠던 님아 !
보내는 이 마음을 야속타 하지마라..
달도 차면 기울듯이, 모든 삼라만상이 자연의 섭리이고 ,이치인 것을....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듯이, 천운이 다 해 버렸고,결국 하늘의 뜻인 것을....
내가 사랑했고,우리의 존엄인 님을 실은 배는
쌍고동 울리면서 그렇게 떠날 것인가!
친구들! 혹한에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봄 날이 오면
연분홍 치마가 바람에 날리고,개나리,진달래 ,꽃편지 든 처녀들의 발랄한
모습을 눈요기 삼아, 희망찬 미래의 아름다운 세월을 이야기 하자!
사랑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