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그 의미를 되새기며...
다가오는 8월 15일이 무슨 날이신지 아시나요? 바로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날. 광복절입니다. 광복절은 올해로 69주년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국경일인 만큼 사람들이 기념하는 마음이 크지만, 오히려 그 오래됨이라는 속성에 광복절의 의미가 퇴색되기도 합니다.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 왜 기념하는지 심지어 몇 월 며칠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역사보다는 영어, 수학이 중시되는 교육 상황 속에서 그렇게 점점 그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는 동시에,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1949년 10월 1일에 제정되었으므로 광복절을 기념한 것은 1950년부터이고 이를 햇수로 따지면 65년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제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일제라 함은, 일본 제국주의의 준말로 일본이 군국주의를 토대로 대한민국을 식민통치하던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36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식민 통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광복절의 주(柱)된 의미이기도 하지요. 물론, 대한민국 정부수립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광복절(光復節)이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그 초점은 대부분 일제로부터의 독립에 그 중심이 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여느 국경일과 마찬가지로 그 빛이 바래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직접 광복을 경험한 세대가 산업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광복절의 소중함의 무게 역시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광복절이란 그저 ‘빨간 날’, ‘놀러 가야 하는 날’ 정도로 인식되어 집니다. 광복의 기쁨을 경축하기 위한 마음을 가지기보다는,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행사에 참여하기보다는, 그저 ‘아무 대가 없이 주어진 이 하루를 어떻게 이용해서 잘 놀아볼까’하는 생각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의 인식은 비록 예전과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많은 행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담화에 나서 경축사를 올리는 한편, 각 지방 단체 역시 광복절 기념행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광복절 전통적인 광복절 기념행사도 있지만 새로운 형식의 광복절 행사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올해 강원도청에서는 광복절을 맞아 나라 사랑 UCC 공모전을 개최하였으며, 가수 이승철 씨는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에서 ‘통일송’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행사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도 광복절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행사에 참여해야만 할까요? 물론, 그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지금의 우리나라. 지금의 우리란 존재가 이 땅에 편하게 발붙일 수 있도록 목숨을 걸고 싸운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를 표하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표하는 방식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직접 행사에 참여하며, 그 의미를 기리는 것도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태극기를 올바르게 게양하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광복절 태극기 게양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오래전 자료라 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때보다 게양률이 올라갔을 거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공휴일이라고 놀러 갈 계획을 짜는 시간에 10분의 1만이라도 투자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텐데 말이지요. 이런 인식이 확산되다 보면 제헌절의 경우처럼 공휴일 폐지가 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광복절을 공휴일로 계속해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그 가능성은 0에 수렴해 가겠지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단재 신채호 선생이 남긴 말입니다. 역사는 일정한 주기를 되고 반복되며, 그 흐름을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하는 민족은 또 한 번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난의 세월을 보내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공휴일을 맞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렇게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누구 때문인지 한 번쯤 돌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이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