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과 짝퉁
조재극
진품을 모방한 짝퉁의 범람으로 산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막대한 자본과 시간과 기술로 개발한 제품이 출시하자 마자 모방제품이 나와 헐값으로 시장을 잠식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IT산업의 격차가 날로 좁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의 예를 보자.
효자품목인 스마트 폰 갤럭시 노트4가 출시되자마자 외장이 비슷하고 성능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데다 가격이 저렴하게 중국 짝퉁이 시장에서 거래된다면 고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화웨이, 레노버 뿐 아니라 샤오미는 창업 4년 만에 중국 스마트 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 이익의 감소는 곧 바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몇 년 전 이건희 회장은 10년 후에는 무엇을 팔아먹고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이 점점 실감 있게 다가온다. 중국 업체들은 상품 만이 아니라 ‘삼성’상호나 ‘LG’ 로고도 비슷하게 표시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에서 ‘삼성’, ‘LG’가 주름잡던 세계 TV 시장에 하이센스, TCL, 창훙, 스카이워스 등 중국 업체들이 곡면 TV, 고화질, 대형 화면 등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스티브잡스 없는 애플도 아이폰 5에 이어 아이폰 6, 아이폰6플러스+, 스마트 워치 등을 개발했다. 앞으로 삼성 애플 양자 대결에서 중국의 IT 산업도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조만간 삼자 대결의 시대를 뛰어 넘는 이변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선발 주자였던 핀랜드의 노키아의 몰락을 보면서 변신을 거듭, 창조와 기술 개발 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짝퉁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양존한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진품을 모델 삼아 독창적인 창의력을 가미해 진품보다 더 기능적이고 편리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곧 산업의 발달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구찌나 루이비똥의 명품가방을 보자. 얼마나 진품 못지 않게 잘 만들었는지. 전문가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우리 서민들로서야 값싼 명품(?)가방 들고 거리를 활보해도 상류층 마님들한테 기 죽을 일이 없겠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일찍이 짝퉁으로 재미 좀 본 나라가 일본이다. 15세기 초 폴투갈 상인으로부터 입수한 조총을 모방 발전시켜 임진왜란 때 조선군을 궤멸시켰으며 더욱 발전시켜 세계 2차 대전 때 삼팔식, 구구식 장총의 위력을 발휘했다. 미국 페리 제독이 철선을 몰고 와 개항을 요구할 무렵 기차 모형을 가져왔는데 얼마 후 다시 와 보니 모방 발전 시켜 실용단계에 도달했었다는 일화가 있다. 그 뿐인가 개항 이후 서양 문물에 접하여 서구 열강들의 침략사를 모방하여 조선을 침략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어쨌거나 모방을 잘 하는 일본은 일찍이 선진 강국이 되었는데 요즘 중국의 짝퉁 산업을 보면서 역시 모방은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짝퉁의 부정적인 면을 보자. 바로 불량 짝퉁이다. 원전에 납품하는 불량부품, 고속 열차에 납품하는 불량부품 등은 대형 사고가 날 수 있으며 특히 만에 하나 원전 사고가 난다면 방사능 누출 공포로 감당키 어려운 대 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 원전이나 문화재에 설치한 불꽃 감지기가 가짜 불량품이라니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성능 검사 통과 후 불량품으로 대치했다니 말이 되는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 검은 거래가 어찌 이것들 뿐이겠는가. 세월호 참사 원인에서 보듯이 유병언의 로비 용 50억원어치 골프 채 500개를 돌렸다는데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인가? 비리 부패 공화국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 끝이 어디일까?
대형사고가 연달아 터질 개연성이 농후하니 그저 아찔할 뿐이다.
이번에는 인간 짝퉁에 대해 살펴보자.
자유당 정부 때인데 ‘귀하신 몸’ 사건이다 가짜 이강석 사건으로 당대에 제 2인자 이기붕과 박마리아의 장남 이강석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로 입적하게 된다. 이강석과 많이 닮은 젊은 이가 경북 도청에 나타나 아버지(이승만)께서 한번 돌아보고 오라고 해서 왔노라 하니 “아이구 귀하신 몸이 이곳까지.” 라고 하며 칙사대접 하듯 했는데 곧 들통이 나 세상에 웃음 거리가 되었었다.
요즘 가짜 의사 놀음으로 웃음거리가 또 생겼다. 여의사 행세를 하며 결혼을 하고 애도 낳고 게다가 시집 인척들 상대로 십 수 억원을 꿀꺽하고 잠적했다니 신판 인간 짝퉁이라고나 할까.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요즘 한국 국회의 귀하신 몸들 좀 보소.
짝퉁에 더러 오염되었는지 막말을 밥 먹듯 하니 막퉁이요.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국민의 혈세인 세비는 다달이 꼬박꼬박 거르지 않고 잽싸게 잘도 챙겨 먹으니 먹퉁이요. 여야 불문 같은 처지라 방탄국회를 잘도 활용하니 방퉁이요. 제집(국회) 뛰쳐나와 단식 노숙하니 혹시라도 객사할 염려가 있어 객퉁이요. 밥값도 제대로 못하는 국회는 민생법안 처리를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그러니 정부가 할 일도 못하게 하는 천하에 둘 도 없는 국회다. 국회 선진화 법이 어떻고 세월호 특별법이 어떻고 식물 국회가 어떻고 말만 많으니 나라 망하라는 것인지.
그러니 망퉁 국회가 아닌가.
5퉁 국회의 끝은 어디일까.
만병의 근원은 남북 분단이다. 히틀러도 보다 못해 백해무익한 국회라고 불 싸질렀다던가? 일본이나 중국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짝퉁이 많은 편인데 요즘 한국은 후진적 짝퉁 세상이다. 선진국 되기엔 아직 요원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