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안 정벌과 기드온 행적[삿 8장]
[내용개요]
본장은 전투에서 패퇴한 미디안 군대를 기드온과 군사들이 끝까지 추격하여 완전히 섬멸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기드온과 삼백 명의 군사들은 지치고 주린 가운데서도 미디안을 끝까지 추격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았다(1-12절). 그리고 미디안의 추격 과정에서 그들을 박대한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을 진멸하고 세바와 살문나를 죽였다(13-21절). 그 후에 기드온은 자신을 통치자로 삼으려는 백성들의 요구를 거절했으나 대신 얻은 금으로 에봇을 만들어 후에 백성들이 타락하게 만드는 과오를 저질렀다(22-28절). 그러나 기드온이 죽 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타락하고 말았다(29-35절).
[강 해]
본장에는 기드온이 이끈 이스라엘 군대가 미디안 군대의 뒤를 쫓아가 철저히 괴멸시키는 장면에 이어 왕이 되기를 거부한 기드온의 겸손한 자세 및 에봇으로 인한 기드온의 실수와 기드온의 죽음에 관한 기사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은 항상 스스로 섰다 할 때에 넘어질까 조심해야 합니다.
1. 불평하는 에브라임 지파
1) 우월감에 도취되었던 에브라임 지파
미디안 대적에 대한 승리를 쟁취하게 된 때에 에브라임 지파는 기드온이 미디안 군대를 치러 갈 때에 자신들을 부르지 않았다는 문제를 놓고 기드온에게 시비를 걸어 왔습니다. 사실 에브라임 지파는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활동하며 가나안 정복 전쟁을 주도했던 여호수아를 탄생시킨 지파였습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인해 에브라임 지파는 가나안 정착 과정에서 상당한 우월 의식을 지니고 다른 지파를 대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에브라임 지파는 이스라엘이 수행하는 모든 전쟁에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과거의 영광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탁월하다는 우월 의식을 갖는 것은 공동체를 와해시킬 수 있는 위험한 태도라 할 것입니다. 서로 머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 집단은 결단코 바로 설 수 없습니다.
a. 교만한 인생(잠16:18)
b. 하나님이 물리치시는 교만한 자(벧전5:5)
2) 겸온히 대답한 기드온
에브라임 지파의 트집에 대해 사사 기드온은 결코 감정적으로 대응하여 싸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드온은 겸손한 자세로 일관하며, 에브라임 지파의 위상을 높이 인정하고 그 사람들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사실 기드온은 이번 전쟁이 자기 혼자의 공로로 되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이 이 모든 일을 이루신 것을 믿었습니다. 따라서 기드온은 자연히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a. 겸손한 그리스도(빌2:5-7)
b. 겸손한 자에게 주어지는 은혜(약4:6)
2. 대적을 추격하는 기드온
1)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기드온과 삼백 용사
기드온과 300명 정예 군사는 미디안 군대의 진영으로 기습 공격 작전을 펼쳐 그 곳의 대적들을 무찔렀습니다. 그리고 또 도망치는 패잔병들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추격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기드온과 300명 용사들이 피곤하여 지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실로 이들은 자신들의 일신의 안전이나 휴식을 생각하지 않고 먼저 자신들이 맡은 사명을 완수하는 일세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였던 것입니다. 즉 기드온과 300명의 용사들은 전투 후반기에 들어서 비로소 군사를 일으켜 함께 참전했던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몫을 찾고 명예를 내세웠던 것과는 너무도 판이한 태도를 보였던 것입니다. 기드온과 300명 용사들은 다만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고 이스라엘을 구원하고자 하는 경건한 목적만을 가지고 참전하여 자신들의 힘에 지나는 때까지 최선을 다하여 애썼던 것입니다. 이처럼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완수하는 자야말로 하나님이 참으로 기뻐하시는 자라 할 것입니다.
a. 맡은 자에게 구할 충성(고전4:2)
b. 죽도록 충성하라(계2:10)
2) 비협조적이었던 숙곳과 브누엘 사람
기드온과 300명 용사들의 충성스런 노력으로 미디안 연합군은 요단 강 동편 땅으로 급히 쫓겨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그들을 쫓아가던 기드온은 수적으로 열세에다가 도망가는 그들 패잔병들을 일일이 추적할 수 없을 것을 염려하여 요단 강 동편 땅에 있던 숙곳 사람들과 브누엘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요단 강 동편의 주민들은 기드온의 군대가 미디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라고 판단하여 기드온의 협조 요청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기드온은 미디안 군대를 섬멸하고 돌아오는 때에 그들을 모조리 파멸시킬 것을 선언하게 됩니다. 이처럼 단지 자신들의 생명과 재산을 아까워하여 거룩한 전쟁에 참여하기를 주저하는 자는 그가 가진 모든 것조차도 빼앗기는 처절한 결말을 맞게 될 것입니다.
a. 자기 생명을 아끼는 자의 결말(요12:25)
b. 짐을 서로 지라(갈6:2)
3. 이스라엘 지도자로서의 기드온
1) 하나님의 왕 되심을 인정한 기드온
기드온이 이끈 소수 정예 군대는 수많은 미디안 연합군을 섬멸하는 혁혁한 전공을 쌓았습니다. 이렇게 되자 이스라엘 온 백성은 하나같이 기드온의 용맹을 찬양하며 그에게 자신들을 다스리는 지도자가 되어 줄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에 기드온은 정중히 거절하며,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순은 한 분 하나님뿐이심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처럼 모든 영광과 권세를 하나님께 돌려 드리고 자신은 겸손히 하나님 뒤에 위치시키는 인생이야말로 하나님의 마음에 극히 합한 자라고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인생, 자기를 내세우는 인생을 멀리하시며 자기를 낮추는 인생,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생각하는 인생을 높이 들어 쓰십니다.
a. 겸손한 자와 교만한 자(벧전5:5)
b. 진정으로 영예를 얻는 자(잠29:23)
2) 기드온의 결정적인 실수
백성들의 찬사 속에서도 겸손히 자신을 지켜 갔던 기드온도 인간인지라 하나님 보시기에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됩니다. 즉 기드온은 이번 미디안 족속과의 전투에서 얻은 승리의 대가로 자신의 분깃을 요구했고, 그 분깃으로 얻은 금으로 대제사장의 의복인 에봇을 만들어 오브라에 보관해 두었습니다. 이로 인해 백성들은 점차 실로에서의 제사를 등한히 하고 오히려 아무런 의미 없는 오브라에서의 제사를 즐겨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적 무질서로 인해 이스라엘은 점차 옛날 우상 숭배로 인해 혼탁했던 때로 퇴보해 가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지도자의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온 공동체가 크나큰 죄악을 범할 수 있다는 엄중한 교훈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지도자가 깨어 있지 않는 집단은 언제나 타락하고 범죄할 수밖에 없습니다.
a. 지도자의 실수로 인한 고통(삼하12:13-14)
b. 더 큰 심판을 받는 지도자(약3:1)
결론
인간은 대개가 조금만 일이 어려우면 쉽게 불평하는가 하면, 또 조금만 일이 잘되고 상황이 좋아지면 금방 교만하게 되는 악한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모두 못박은 하나님의 사람들은 매사에 하나님을 의식하고 그분 안에서 겸손하게 자신을 지켜 가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다투는지라. '다투다'라는 원어 <byrI:리브>는 '말다툼하다, 꾸짖다'의 의미를 가지며 심하게 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려 줌.
3절. 노가. 원어 <j'Wr:루아흐>는 원래 '숨, 영혼, 바람, 생명' 등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화, 분노'를 가리킴.
4절. 따르며. 원어 <#d"r::라다프>는 '뒤쫓다, 추격하다'라는 의미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뒤따라가는 것을 나타냄.
5절. 숙곳. '오두막'을 뜻하는 말로 요단 동편의 얍복 강 위에 위치.
[신학주제]
통치를 거부한 기드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드온에게 자신들을 다스리는 자가 되어 달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기드온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들들도 다스리지 않겠다고 하며 오직 하나님께서 백성들을 다스리실 것임을 명백히 하였다. 당시 강력한 통치자를 중심으로 부족 국가의 형태를 갖춘 가나안 족속들이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으므로 백성들의 요구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존재는 세속적인 제도나 무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의해서 유지되어진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직접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신정 국가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왕이란 정치 제도를 요구하는 백성들의 태도는 스스로 생존 근거를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기드온이 통치를 거부한 것도 그들로 하여금 민족의 번영과 안녕이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다.
[영적교훈]
기드온과 용사들은 지치고 피곤한 가운데서도 끝까지 미디안 족속을 추격하여 진멸하였다. 이와 같이 성도들도 죄악과의 영적 전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적당한 선에서 죄악과 타협하는 것은 스스로 죄의 올무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죄는 모양이라도 버리는 철저한 믿음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