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1632 ~ 167
철학자가 되려면 먼저 스피노자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 헤겔
1961년 여름 나는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을 방문했다. 런던에서 수백 리 떨어진 어느 산속의 조용한 서재였다. 90세가 넘은 백발의 노철학자는 온화한 얼굴에 미소를 띄면서 나는 반갑게 맞아주었다.
일층 서재에서 한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눈 다음 이층 서재를 보여달라고 하였더니, 서슴지 않고 안내를 했다. 나는 그의 이층 서재를 호기심과 흠모의 감정으로 구경했다.
벽에 사진이 한장 걸려 있었다. 러셀은 그 사진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나에게 간단히 이렇게 말하였다.
' 이것은 스피노자의 사진입니다. 나의 영웅이지요.'
이말은 지금도 나의 귀에 생생하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의 영웅을 갖는다. 존경하는 인물, 배우고 싶은 풍격, 따르고 싶은 본보기, 양모사숙하는 이상적 인간상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일컫는다. 스피노자는 러셀의 영웅이었다. 그는 철학자의 영웅이 되기에 족하고도 남는다. 러셀은 그의 명저 '서양철학사'에서 스피노자에 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스피노자는 위대한 철학자들 중에서 가장 인격이 고매하고 가장 경애할 만한 사람이다. 지적으로는 그를 능가할 사람이 많지만 윤리적으로는 그가 최고의 위치를 차지한다.'
/ 안병욱
모든 철학자에 비판적 시각을 가졌던 버트란드 러셀 조차도 스피노자를 깊이 존경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인지도가 없는 철학자이지만 쇼펜하우어 역시 자신의 저서에서 여러차례 언급하고 있는 스피노자는 서양철학사에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는 그의 철학에 대해 미흡하지만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기본 내용
* 스피노자의 이력서
1632 : 네덜란드 상인의 아들로 출생
유태인학교에서 성경, 히브리어 공부
1656 : 유대교단에서 무신론자로 파문당함
이후 그리스어, 라틴어, 과학, 수학, 특히 데카르트를 집중연구
1660 : 지성개선론,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저술
1663 : 신학정치론
1675 : 에티카
1677 : 폐렴으로 세상을 떠남
1. 스피노자가 정의하는 철학
스피노자는 철학을[ 인생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것 ] 이라 하였다.
2. 스피노자가 말하는 신
성경의 내용과는 달리 스피노자는 신을 세상이 창조가 아니라 세상의 원리 라고 말한다. 삼라만상의 원리 라는 것이다. 이것은 무한하며 거대한 존재 체계이며 영원한 질서이다. 스피노자는 이 신을 자연과 동일하게 보고 있다.
스피노자는 신의 체계를 3단계로 구분짓고 있다.
1) 실체 : 신이며, 절대로 무한하다. 거대한 자연체계이다.
2) 속성 : 실체의 본성을 말한다.
3) 양태 : 신의 속성이 여러가지 개별 사물, 사건으로 표현된 것이다.
3. 스피노자의 자연
자연은 우리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총체성' 이다. 전부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자연적인 것은 있을수 없고, 신도 자연 밖에 있을수 없다.
스피노자는 신과 자연을 별개로 보고 있지 않다. 한편 자연의 법칙은 불가피한 인과체계이다. 이를 우리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불안해진다. 우리의 자유는 이 자연의 필연성을 인식하지 않으면 얻을수가 없다. 한편 자연은 창조적 자연 natura naturata 와 소산적 자연 natura naturans 으로 나눈다.
4. 스피노자가 보는 인간과 인생
스피노자는 인간을 기본적으로 자기보존을 추구하는 존재 그리고 서로 도와야 하는 존재로 생각했다. 이는 토마스 홉스의 주장과 비슷하다.
또한 스피노자는 우리의 인생에는 능동적 인생과 수동적 인생이 있다고 하면서 능동적 인생은 자기 자신이 자신의 행동의 원인이 되는 인생이고, 수동적인 인생은 자신이 자기행동의 충분한 원인이 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보면 우리들 대부분은 수동적 인생을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에 스피노자는 우리가 최대한 적절한 관념들을 많이 가지고 스스로의 뜻에 살라고 노력하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적절한 관념'에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5. 인간의 욕망과 행동
스피노자는 현실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욕망이야 말로 인간의 본질이며 생각과 행동을 결정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이 욕망이 꼭 이기주의를 불러온다고 말하지는 않는데 욕망은 즐거움과 고통 모두를 동반한다는 것이다. 이 욕망은 우리의 덕성을 발전시키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성만으로는 이 욕망을 이길수가 없고, 특히 감정의 경우는 그 반대의 감정으로만 극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능동적, 수동적 감정을 모두 갖고 있다. 능동적인 감정에서 행위가 나오면 나올 수록 수동적인 것에서는 덜 나온다. 즉 우리가 굴레 속에서 벗어날 수록 우리는 자유롭다.
6. 인간의 자유와 행복
스피노자는 자연의 인과 체계에서는 완전한 자유는 있을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충동이나 열정 하나하나로 부터 벗어나는 자유는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우리의 느낌과 행동에 숨어있는 '근원'이 뭔가를 발견하는 것이 우리의 자유를 실제 증대시키진 못하지만 어떤 깊은 뜻에서는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식을 통하여 근원의 힘 때문에 우리가 겪는 좌절과 분노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는 점이다.
우리는 완전한 군자가 될 수는 없다. 제한된 덕만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무식한 욕망의 편협함과 덧없음을 이겨내고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외부의 영향을 받고만 있으면 우리는 완전한 자유를 누릴수가 없다. 인식을 해야 우리는 자유를 누릴수 있다는 것이다. 철저히 올바른 인식 이것만이 '고요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7. 지식의 3 종류
스피노자는 우리의 지식에는 3가지가 있다고 보았다.
1) 편견 : 감각이나 자극에 따른 지식 , 불완전하다
2) 관념 : 수학과 과학에 따른 적절한 관념이다. 이것을 많이 가져야 한다.
3) 직관 : 포괄적 지식, 체계적 지식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의 최고의 지식을 편견을 버리고 과학으로 무장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지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피노자는 신의 영원한 모습을 차분히 감상하는 것, 만물의 필연적 인과를 보는 것이라 하였다. 이런 지식은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피노자를 '신에 취한 사람' 이라 부른다.
8. 죽음
스피노자는 죽음에 대해 ' 자유로운 사람은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법인데, 자유로운 사람의 지혜는 죽음에 관한 성찰이 아니라 삶에 관한 성찰이기 때문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9. 국가의 목적
스피노자의 눈에는 대부분의 사람은 개인적이고 법과 관습을 싫어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대중은 감성에 의해 지배당한다. 이 때문에 폭군이 등장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소동도 많고 존속 기간도 짧다. 그리고 우리의 양심은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며, 시민은 만들어진다고 하였다. 국가의 목적은 '자유'이며 , 서로 이웃사람을 해치지 않게하고, 우리의 공포를 없애주면서 사람들이 자유로운 이성을 찾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의 목적이라고 스피노자는 설명한다.
10. 홉스와 스피노자 그리고 평가
홉스는 인간 개개인의 본성에 대해 몹시 어둡게 묘사했고, 무신론자였다. 스피노자도 인간본성에 대해 홉스와 같이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세상에 대한 그의 태도는 홉스와 전혀 달랐다. 세상을 경의롭게 봤고 자신은 겸손하였다. 이것이 확고하고 대범했던 홉스와 다른 점이다.
비굴하게 신의 자비를 구걸하는 기독교적 자세가 아니라 신이 명령하는 것을 감사하는 수용하는 태도, 즉 머리에는 과학을, 몸에는 종교로 무장한 사람이 스피노자였던 것이다.
/ 블루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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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
철학대사전 '스피노자'
서양철학사 / 스털링 램프레이트
서양의 지혜 / 버트란드 러셀'
위대한 철학자들 / 브라이언 메기
철학이야기 / 윌듀란드
철학사여행 / 고사카 슈우웨이
첫댓글 아~정말 탁월하십니다. 학생이신지?
졸업한지 꽤 됐습니다. 아직 미천해서 공부가 많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