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행성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
수성이나 금성과 달리 지구보다 바깥쪽의 공전 궤도를 도는 행성들을 외행성이라 합니다. 화목토천해명의 6개 행성이 이에 속하는데요. 이들 외행성은 내행성과는 달리 한밤중에도 관측할 수가 있습니다. 외행성은 일정한 주기(수 년 ∼ 수백 년)를 가지고 황도를 한바퀴 도는 운동을 하는데 황도 12궁 사이를 서에서 동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들 외행성과 지구가 근접하게 되면 지구의 공전속도가 외행성의 공전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외행성이 동에서 서로 역행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다시 지구와 외행성의 거리가 멀어지면 역행을 멈추고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죠.
외행성 관측의 적기는 외행성이 역행하는 기간입니다. 이때는 지구와의 거리가 가깝고 태양이 행성의 반대편에 위치하므로 밤새도록 평소보다 밝고 큰 행성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외행성이 지구와 가장 근접하는 때를 충이라 부릅니다. 반대로 행성이 태양 뒤편으로 숨을 때를 합이라 하고 이때는 행성을 볼 수 없습니다.
앞에서 외행성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황도를 한 바퀴 돈다고 했습니다. 이 주기를 항성주기라고 하는데, 외행성의 항성주기를 외우고 있으면 별다른 자료 없이도 행성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략 화성은 2년, 목성은 12년, 토성은 30년이라고 외우시면 됩니다. 천왕성은 84년, 해왕성은 164년, 명왕성은 248년 정도여서 일년 동안은 위치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2. 화성 관측법
1) 화성의 운동과 관측 시기
화성은 맨눈으로 봐도 그 색깔이 느껴질 정도로 붉은 별입니다. 이는 화성 표면에 산화철이 많기 때문이죠. 앞서 화성의 항성주기가 대략 2년 정도라고 했는데 이는 1년 동안 하늘을 반 바퀴 돈다는 말이 됩니다. 한달 동안은 15° 남짓 움직이죠. 즉 약 2달 동안 황도 12궁 중 하나의 별자리를 지나는 셈입니다. 단 화성의 경우에는 역행을 하는 폭이 크기 때문에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화성 관측의 적기는 1999년 4월에서 6월, 2001년 5월에서 8월, 그리고 2003년 7월에서 10월과 같이 2년 2개월 간격으로 찾아옵니다. 특히 2003년은 1924년 이후로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시기가 된다고 합니다. 화성의 공전 궤도가 다른 행성들보다 심한 타원 궤도를 이루기 때문으로 15년에서 17년에 한번씩 이러한 지구와 화성의 대접근이 이루어진다는군요.
2) 극관과 알베도 지형
화성은 붉은색을 띠지만 망원경으로 자세히 보면 단순히 붉은색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부분은 붉은색으로 어떤 부분은 검은색으로, 또 어떤 부분은 흰색으로 보입니다. 이는 화성의 극관과 알베도(albedo) 지형에 의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극관은 화성의 남극과 북극에 존재하는 하얗게 빛나는 부분이며 물과 이산화탄소가 얼어서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성의 극관은 계절에 따라 그 면적이 크게 변합니다. 화성의 극관은 여름철에는 6° 정도로 줄었다가 겨울에는 약 72°까지 팽창합니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극관을 관찰하면서 그 범위를 기록하거나 스케치해 보십시오.
알베도(albedo)는 달이나 행성이 반사하는 태양 광선 비율을 일컫는 천문 용어입니다. 이 화성 표면의 알베도에 따라 표면의 색깔이 변하는데 태양빛을 적게 반사하는 곳에서는 검은색을 띠고 태양빛을 많이 반사하는 곳에서는 붉은색을 띱니다. 밝은 부분은 주로 사막이며 어두운 부분은 바위, 암석 조각, 거친 모래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3) 화성의 대기현상
화성에서는 이외에도 여러가지 대기현상들이 관측됩니다. 이런 대기현상들은 아마추어 수준에서는 관측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은 저도 여기까지는 관측해보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화성에서는 이런 일들도 일어난다고 하니 여러분들도 혹시 한번씩 보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연한 청색구름과 흰 구름
이 구름들은 극관이 녹는 봄부터 초가을까지 화성 전 영역에서 발생하는데 계절적인 영향에 의해 생기는 구름이라 생각됩니다.
-노란색 구름
이 구름은 화성에 먼지 폭풍이 일어나기 전에 생기며 아주 빨리 형성되어 급속도로 퍼집니다. 그러나 사라지는 데는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하며 이때는 화성 전체가 뿌옇게 보인다고 하네요.
-W형태의 구름
이는 화성에서 일어나는 매우 기이한 현상으로 주로 화산이 밀집된 곳에서 형성된다고 합니다. 이 구름은 상당히 빨리 움직이므로 처음 본 장소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4) 관측 포인트
관측을 할 때는 가능한 느긋한 마음으로 오랜 시간 대상을 들여다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보면 처음엔 잘 보이지 않던 것들도 관측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 화성을 스케치하는 경우에는 화성의 자전의 영향이 있으므로 30분 이상 스케치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케치를 남기지 않을 때에는 느긋한 마음으로 오랜 시간 관측해 보시기 바랍니다. 역시 행성관측에 적합한 초점거리가 긴 굴절망원경이 좋겠습니다. 화성은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고배율에서 관측을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