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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만 불짜리 컴퓨터 앞에서♠ |
우여곡절을 겪은 ‘CDC 3300’이
인천항에 들어온 날은 69년 6월 1일이었다.
CDC 및 KIST 요원들과 함께 인천항에서
하역작업을 점검하느라 동분서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인천항에 도착한 컴퓨터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당시 인천항 부두시설은 컴퓨터를 싣고 온 배를
접안할 형편이 못되어 작은 배가 마중을 나가서
바다 가운데서 옮겨 싣는 아슬아슬한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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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10월 23일 KIST 전산실의
최신형 컴퓨터 가동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 내외분. 맨 왼쪽은 KIST
소장 최형섭 박사. ⓒ 국가기록원 |
홍릉의 KIST로 운반될 때에는
“컴퓨터가 민감한 기계인 만큼 잘 다뤄야 한다”는
관계기관의 각별한 관심 속에 운반차량 앞뒤로
경찰 호위차를 대동하기도 했다. 트럭에는
‘한국 최대의 전자계산기’라는 현수막이 붙어
행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69년 9월 1일은 박정희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KIST 준공식 겸 ‘CDC 3300’의
가동 식을 가진 역사적인 날이다.
(편집자 주 : 69년 9월 1일은 필자의 착오.
KIST 준공식은 1969년 10월 23일에 거행됐음)

특히 현장에서 컴퓨터 음악으로 애국가도 연주하고
프린터로 모나리자 그림도 찍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한국지도도 작성하는 등 성능을 시연해 보여
참석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육영수 여사는 이 자리에서 “그러면 이 기계로
돈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해
참석했던 사람들이 크게 웃었던 기억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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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헬기로 공중시찰하는
박정희 대통령. ⓒ 대한뉴스 캡처 |
당시 국내에 설치되어 있던 컴퓨터로는
67년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 들여온
한국 최초의 컴퓨터인 ‘IBM 1401’과 생산성 본부의
‘후지쓰 FACOM 222’ 육군본부의 ‘유니백 9300’ 등.
7-8대 정도였으나 FORTRAN 과 COBOL 같은
고급언어를 못 알아듣는 기계들이었고
통계처리 등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들이었다.

이에 비해 값이 100만불 수준인 ‘CDC 3300’은
당시에는 최신 기종으로서 국내 최강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오늘날 널리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PC의 성능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카드리더, 프린터 등 주변장치는 강력했으나,
기본 메모리는 고작해야 32K 워드 수준이며
CPU(중앙연산처리장치) 속도는
1MHz나 될까 말까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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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2월 14일 태국 국왕 주최 만찬에 참석한
박 대통령 내외. ⓒ 정부기록사진집 |
(글, 옮김, 編: 동해바다)


첫댓글 ‘CDC 3300’은
당시에는 최신 기종으로서 국내 최강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오늘날 널리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PC의 성능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대단한 성능으로 우리들의 기억속으로,,,,
그래요. 그때만 해도 대단히 귀한 것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