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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11월 마지막 주간 이동장터입니다.
어르덧 2024년도 마무리가 되고있네요.
지금 시기의 농촌은 김장의 시기입니다. 1년 한해 동안 먹을 김치를 만드는 시간이죠.
내가 먹을 김치도 있겠지만, 주로 어르신들은 자녀들을 위한 김치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역에서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김치를 함께 담그시기도 합니다. 이동장터에서도 김장 재료가 많이 팔릴지, 기대를 해보며 출발해봅니다.
9시 20분,
오늘 오신 어머님, 집에서 안오시고 뒷집에서 오십니다.
"아, 언니네 김장 돕는다고 여 와있어~" 하십니다.
"우리집에 쓸꺼 물엿좀 사야하는데, 2.5키로짜리 조청도 있나?" 하십니다.
조청은 따로 없어서 요리당으로 대체드리니, 요리당으로 달라십니다.
"물엿도 하나 줘봐~"
그 새 아랫집 이모님도 오십니다.
"고추장 담가?" 하시는 이모님.
"아냐 언니, 김장하는데, 물엿하고 이거 좀 넣으면 양념이 잘 붙는다네? 나도 배웠어~" 하십니다.
김장 하는 비법은 각 집안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메뉴얼이 없습니다. 맛도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김치는 참 매력적인 음식입니다.
아랫집 어머님은 계란 한판 사시며, 오늘도 호박 하나 줄까? 하고 여쭤보십니다.
호박 해먹을 줄 몰라서, 어머님께 마음만 받겠다고 하며 나섰습니다.
9시 35분,
오늘도 닫혀있는 어르신 문.
또 집안에서 소리 크게 틀고 계시는가 싶어 들어가봤더니 이부자리가 잘 정돈 되어있습니다.
아마도 병원 가셨나보구나 싶었습니다. 그새 잠깐 돌아본 어르신 집.
주방 부억하고 방으로 쓰시는 거길겸 방 창이 없어 큰 틀 안으로 찬 바람이 많이 들어옵니다.
어르신 집에도 주거환경 지원 사업으로 창틀 큰거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해봅니다.
9시 50분,
불가리스 어르신 댁으로 가서 놓고 오려는데 어르신은 안계시고 그릇안에 돈만 있습니다.
어르신도 김장하려고 배추를 준비하셨구나 싶습니다. 아마 다른 것들 사시로 읍에 가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릇 위에 불가리스 2줄 놓고 나왔습니다.
떠나려던 순간 윗집 어르신 오십니다.
"그 캔 식혜 있지? 그거 한 박스 몇개고 얼마여?"
"저기.. 유성마을에 그 양반 알지? 거기 갖다 놔줘"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종종 다른 어르신 집으로 선물을 보낼 때 이동장터를 이용하십니다.
알겠다고 하며 물품 챙겨봅니다.
10시,
어르신 앞마당을 가득채우던 낙옆들이 더이상 떨어질게 안보였습니다.
휑한 나무, 내년 여름엔 또 엄청난 그늘을 만들어주겠지요.
윗집 어르신도 오전 일찍 읍에 나가신것인지 집에 안보이십니다.
옆집 어르신은 오셔서 미원과 계란 하나 사가십니다. 어르신도 김장을 한창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이번주 울 아들들 온다는데, 반찬이라도 있어야지~" 하며 계란 한 판 사가십니다.
10시 15분,
어르신께서 앞치마에 고무장갑끼고 오십니다. 여기도 김장입니다.
"콩나물 하나랑, 두부2개, 그리고 계란 한판 있지? 미리 사둬야지." 하시는 어르신.
창고 안쪽에서 큰 대야놓고 김장 준비하십니다.
10시 20분,
우리 반장님댁은 김장 양이 더 많습니다.
못보던 젊은 어머님은 반장님 며느님이셨습니다.
하우스 안에서 재료를 함께 준비하며 김장 준비를 함께 돕습니다.
주말에 자식들 오신다며,
"카스 2박스, 참이슬 한 박스, 물엿 두통, 막걸리 하나 주쇼." 하십니다.
"아 그리고 이거 함 먹어봐야지, 호빵도 하나 줘봐요. 이거 어떻게 먹는거여?" 하십니다.
2개 기준 전자렌지에 물컵 하나 놓고 2분 30초 대피면 되는 호빵.
물건 날라드리고 이동하던 찰나, 그새 데펴오셔서 하나 먹고 가라고하십니다.
제가 한개 먹으면 반장님 먹을게 없어지니, 맘만 받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사이 윗집 어르신도 내려오셨습니다.
"요거.. 맥주 하나 얼만고?"
"그.. 다시다 하나랑 이거 하나 같이 주쇼." 하십니다.
어르신 집에 갖다드리러 가보니, 어르신 집에도 소금에 절여진 배추가 엄청나게 있습니다.
"접 때 두판 숭궜는데, 이만치 나왔어. 올해는 내가 숭궜으니 별 수 없이 해야겠지만, 내년엔 지들이 사먹던가 해야지 뭐 어쩌겠어."
85살 넘은 어르신의 말씀입니다. 100포기를 넘게 하시는 어르신.
"괜찮어, 낼 딸래미들 온대. 김장 한다니깐 저짜 이웃집에서 배추 몇포 줬는데, 어휴 들도 못하것어." 하시는 어르신.
아마 이 어르신은 내년 8월에도 또 배추 모종을 심고 계시지 않을까 싶고,
그해 11월엔 또 같은 말씀을 하시겠지요.
그것이 어르신들, 특히 여성 어르신들의 맘이겠지요.
10시 45분,
잠시 기다리고 있던 찰나 바람이 세차게 붑니다.
기온은 영상이지만, 체감은 영하같습니다.
저 골목 멀리서 어르신이 오십니다. 웃옷 하나 안걸치고 오신 어르신.
"소리 나길래 언넝 나왔어. 가버릴까봐." 하시는 어르신.
늘 사시던데로 막걸리 하나와 요구르트 4줄을 사신 어르신.
"제가 좀 더 여유있게 있다 갈테니, 담엔 꼭 잠바 하나 걸치고 나오세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찰나의 찬바람이 어르신에겐 감기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합니다.
노인회관 회장님도 오셔서 경로당에 쓸 것들을 함께 주문해주셨습니다.
이제 12월이 되니 부식비 정산을 해야해서 남은 잔액을 쓰고자 구입 해주셨습니다.
항상 경로당 물건 사주시는 우리 회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10시 50분,
한동안 우유와 요구르트를 사시지 않던 어르신,
지난번 아들이 와서 사고난 후 이번주도 사십니다.
우유 2개와 요구르트 2줄.
앞에서 요구르트를 많이 사서 2줄 밖에 못드린다고 하니, 그래도 괜찮다고 하십니다.
이제 다시 꾸준하게 사실려나요?어르신의 수요에 맞게 요구르트를 더 챙겨가야겠다 싶습니다.
11시 10분,
오랜만에 경로당에 어르신들이 모여계셨습니다.
한명의 방문요양보호사가 모두 함께 관리하시는분들인가 싶었습니다.
간혹 시골은 접근성이 멀다는 이유로, 원래 이렇게하면 안되지만 노인회관에서 관리하는 어르신들을 모두 보고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한 어르신께서 그러십니다.
"나 조합원 안되있지?" 하시는 어르신.
지난번 콩나물 외상값 때문에 그러셨습니다.
어르신은 조합원이 아니셨습니다.
"아니, 내가 농협도 조합이긴한데, 양쪽 조합에서 물건 사달라고 계속 그러면 내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그래서 여민동락은 가입 안했어." 하십니다.
조합 가입이 어르신께 괜한 부담이 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동광쌤 어디에요? 저기 어르신이 올라와줬으면 한다고 하네요." 매장 전화가 옵니다.
어르신들께 인사하고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을에서도 젤 안쪽에 있는 집에서 사시는 어르신.
어르신도 김장 준비하다가 필요한것 사신다고 내려오셨습니다.
집에 계시면 갖다드린다고해도, 직접 보고 갖고가신다며 어르신 내려오십니다.
늘 사시던 율무차와 커피를 함께 사십니다. 그 전엔 마차도 사셨는데 어르신은 늘 집에 마실것을 두고 계시는듯 싶었습니다.
요구르트도 찾으셨지만, 앞에서 다 팔려서 갖다드린다고 하니,
"에이, 그 쪼끔 갖고온다고 배달을 오나? 돈도 안남게. 그러지 마. 담에 사면 되."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들은 물건을 사면서도 늘 돈이 남지 않는것을 걱정해주십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안사도, 조금만 사도, 그 마음이 항상 점빵을 향해있음을 감사하게생각합니다.
11시 30분,
잠시 고개를 돌린사이 창문을 두들기시는 어르신.
살짝 웃으시며 계란 한판, 두부 하나 사서 돌아가십니다.
항상 골목에서 나오시는 모습을 봤는데, 매번 어디서 오시는건지, 근처 하우스에서 작업하시는지 창을 두들기시면 종종 놀랄 때가 있습니다.
11시 50분,
어르신 댁에 가니 오늘도 요양보호사와 함께 계십니다. 날이 추워 평소엔 토방에 있으시지만, 요즘은 방안에 계십니다.
"어휴 춥지 어서 들어와~" 하며 이불 덮어주시는 어르신.
손도 잡아주십니다. 커피도 한 잔 내어주실려는 어르신, 많이 마셔서 커피는 사양했습니다.
어르신 두부 2모 사시니, 오늘은 요양보호사님도 두부 2모 산다고 합니다.
안부 전해드리며 오전 장사 마무리합니다.
13시 40분,
회관으로 가니 총무님 오십니다.
"지난번 외상값 있지? 그거랑 추가로해서 참치액 2개, 두부 4모 줘~" 하십니다.
"아 그리고 내 몫으로 두부 5모 추가로 주고~"
오늘 두부가 많이 나갑니다. 새김치에 두부인가요?!
뒷집 어르신도 천천히 오십니다.
"아 집에 양념장들이 없어서~ " 하시는 말씀에 옆에 계시던 어르신들이 살 물건들을 알려주십니다.
"미원 하나, 다시다 하나 사면되~"
잘 모를것 같아 남자어르신께 알려주시네요.
어르신은 여성 어르신이 가르쳐주신대로 물건 담아 가십니다.
그 사이 젊은 삼촌 오셔서 어르신들께 뭔가를 주십니다.
계란 한 판, 쫀디기 하나 사시며 제게도 주신 영지버섯.
"이거 드린겨~ 물 끓여먹으라고~" 하십니다.
작은거 뭐하나라도 나눠주시는 젊은 삼촌입니다.
14시,
"담에 올 때, 2L 물 3묶음 정도하고, 화장지 2통 갖다줘~" 하시는 삼촌,
상수도 연결이 잘 안되어 집에서 물을 사서 쓴다고 합니다. 기존에 연결된 관은 이물질이 나온다며, 불편하다고 하십니다.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따로 공사하는것도 쉽지 않은 지역입니다.
이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봅니다.
물건 갖고 가시는 길
"아 그리고, 팥호빵말고, 야채 호빵도 부탁해~" 하시는 삼촌, 겨울만 되면 찾는 야채호빵입니다.
14시 10분,
오늘도 두부 2모 갖다 드리러 가는길, 오늘도 안계십니다.
3주째입니다.
핸드폰 번호도 제대로 확인이 안되어, 담당주무관님 전화해보니
"아~ 그 어르신~ 피부 질환때문에 영광종합병원에 입원해계신대요. 저도 간신히 알아냈어요~" 하십니다.
다행입니다.
어르신은 원래 피부 질환이 있었는데, 겨울 건조하다보니 더 심각해지셨나 싶기도하면서 병원에 계신다고 하니 다행이었습니다.
14시 40분,
오늘은 어르신이 못보던 젊은 어르신과 함께 나오셨습니다.
"커피 있제? 커피 하나 주쇼." 하는 찰나,
"와~ 없는게 없네~ 다 있네~" 하는 어르신.
아직은 스스로 다니실 수 있으니, 동네에서 이렇게 다니는 차들을 보는 젊은 어르신들은 항상 신기해하십니다.
하지만 핵심은...
신기해할뿐, 그 이동장터에서 구매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게 할지는 참 어렵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외상으로 하신다고 하며 갖고 가셨습니다.
외상개념도 놀라셨는지, "외상도 받아줘? 와우~" 하십니다.
그렇게 출발하려던 찰나, 창을 두들기는 어르신.
"아 돈이 꺼내기 쉬운데 있었네. 이제 외상 없어~~" 하시며 가십니다.
14시 50분,
오늘도 어르신 댁 잠시 들려 인사하려고 가던 찰나, 또 위에서 차가 옵니다.
평소에 위에서 차가 많이 안다녔는데, 길 내고 난 뒤로 차가 자주 다니는듯 싶습니다.
다음엔 어르신 마당까지 차를 갖고 들어가야겠다 싶습니다.
15시,
외관에 옹기종기 모여계시는 어르신.
한 어르신은 "댓병 2개 주쇼." 하십니다.
하며 계좌 잔액을 확인하십니다.
"어이쿠~ 내 통장에 천만원이 넘게있네~" 하시며 허허 웃으십니다.
"오늘 많이 안팔리는 것아서 댓병 2개 갈아줬네~" 하시는 어르신.
고맙다고 인사드렸습니다.
그러고 다른 어르신은
"내 밀차에 올려줘~ 잎새주 한 박스, 두부 2개 주쇼." 하십니다.
어르신도 김장에 마실 술과 반찬사십니다.
다른 어르신은 다시다 하나 사십니다.
"9500원입니다." 하니
또 다른 어르신이 "어이쿠, 그새 또 올랐어? 9,000원하더니 9,500원 됬네" 하십니다.
"예전엔 6천원하더니.." 하히는 어르신 말씀에,
"몇년전 가격을 말씀하세요~ " 하고 웃어드립니다.
가격이 오르면 떨어질 기미가 없다보니, 저희도 참 부담스러운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러다 만원 되면 정말 큰일인데 말입니다.
15시 30분,
아까 선사 부탁받았던 식혜 한 박스 내려드립니다.
반장님께선
"내가 이걸 받을 일이 없는데, 도데체 누군교?" 하십니다.
어르신 말씀드리고 하니, 전화를 드려보겠다고 합니다.
"아니 이게 뭐여~"
"접때, 딸 통해서 감 잘 받았어~ 잘 먹었어~ "
"아니, 내가 받을려고 한것도 아닌데, 이러면 내가 참 곤란해요~"
"아니 그래도 사람 사이 인정이 있어야지~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어야지~ 잘 마셔~" 하십니다.
"아이고.. 성님도 참, 알겠어요 잘 마실께요." 하십니다.
그 와중에 우리 반장님 남편분, 종이가방에 또 감을 챙겨주십니다.
반장님은 식혜 한 박스에서 한 캔 꺼내주십니다.
이렇게 나눔이 많은 반장님 부부.
그 덕에 정이 오가서 훈훈했습니다.
15시 40분,
회장님도 집에서 김장을 담그시나 봅니다.
"카스 캔 한 박스하고, 물엿 1개, 두부 1개, 콩나물 1개, 미원 1개, 멸치액젓 1개 주쇼."
일하다가 나왔다며 배에는 복대를 차고 계십니다.
무거운 물건 들 때 무리가 가니 종종 복대를 차시곤합니다.
언넝 내려드리고 윗집가니, 오늘은 어르신댁에 모여 모두들 화투 치십니다.
"손지 왔어~ 나 요플레~ 2개 줘~"
"요구르트는 안사셔요?" 하니,
"오늘은 내 여깃는 사람들 대접 안할꺼야~" 하시길래 판돈을 보니 많이 떼이셨습니다. (점 10원)
다른 어르신들도 웃으시며, 딴 사람이 사야겠네~ 하십니다.
옆에 계시던 총무님,
지난번 부탁 하셨던 청소용품 드리고, 두부, 콩나물 드립니다.
"회관에 종이컵 한 박스, 커피 한 박스도 같이 부탁해~" 하시는 총무님.
연말 되보고, 회관꺼 지출하자고 하십니다.
우리 어르신들 고스톱에 집중하고 계셔서 오늘은 인사드리고 빨리 나왔습니다.
한창 김장 시즌이라 장터 장사가 오늘은 좀 되었습니다.
내일도 오늘만같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