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구장에서 최해필 기자의 보도>

북일고는 오늘(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전에서 서울의 강호 덕수고에 12-1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북일고는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대구 상원고를 7-2로 제압한 대구고와 내일(3일)오후 6시 결승에서 격돌한다.
양 팀의 결승전은 흥미로운 대결로 주목된다. 봉황대기에서만 다섯 차례(1980ㆍ1987ㆍ1999ㆍ2002ㆍ2009) 정상에 올라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천안북일고는 올해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가장 인연이 깊은 마지막 전국대회 봉황대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봉황대기를 제패한 대구고는 8년 만의 대권에 도전한다. 올 시즌 전국 최강 팀으로 꼽히는 대구고는 청룡기에서 일찌감치 탈락했을 뿐 황금사자기 준우승,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했다. 봉황대기까지 포함하면 결승전만 세 번째다. 최근 11연승을 거두고 있어 팀 분위기도 하늘을 찌른다.
1989년 빙그레(현 한화) 입단 동기인 이종호(51) 북일고 감독과 손경호(52) 대구고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결승에 선착한 손경호 감독은 준결승전을 마친 뒤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3루 더그아웃에 들어온 이종호 감독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내일 다시 보자”고 결승 맞대결을 기대했다.
오늘 덕수고와의 준결승전을 펼친 천안북일고는 경기를 쉽게 풀었다. 2회말 선두 타자 한동윤(3년)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 타자 박준석(3년) 타석 때 상대 선발 권휘(3년)의 폭투로 3루까지 달렸다. 박준석도 볼넷을 골라 이어진 무사 1ㆍ3루에서 채준형(3년)이 1타점 선제 적시타를 쳤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이현(3년)의 외야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보탰다. 2-0으로 앞선 3회말엔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은 4번 변우혁(3년)이 무사 1루에서 2점 아치를 그렸다. 변우혁의 이번 대회 네 번째 대포다. 9-1로 리드한 8회말엔 임종찬(2년)의 우월 3점포로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전문가들은 한화로 부터 1차 지명을 받은 고교선수로는 걸출한 변우혁을 보유하고 있는 천안북일고가 투,타 주루에서 앞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봉황기대회 사상 유일하게 6번째 제패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