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의 집에 초대합니다> 변정윤 리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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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영원한 스승이신 박경선 선생님께서 출간하신 “베나의 집에 초대합니다” 책을 읽었습니다. 직장생활, 육아, 가사일에 책 한권 손에 쉽게 들지 못한 저의 건조한 삶 가운데,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책 선물은 참 의미가 깊습니다.
생각이 자라는 저의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선생님께서는 책의 소중함에 대해서 무수히 이야기해주셨지요. 창작이나 글쓰기에 큰 재능이나 흥미가 없다고 생각한 저는 책읽기, 글쓰기, 일기쓰기 등의 활동을 일종의 학습이라 여기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왔던 것 같습니다.
또한 선생님과의 학교 생활을 기억해보면, 학습 이외에도 따뜻한 삶, 나누어 주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기존에 출간했던 책들도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 나누어 보는 시간도 있었구요.
시간이 흐르고, 저는 건축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공과 글쓰기, 나누는 삶과 같은 연결고리에 대해 처음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건축학과 특성상 디자인적 요소, 공학적 요소에 강화된 교육을 받곤 했으니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지금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지도해주신 글쓰기 솜씨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특별히 이번에 출간하신 “베나의 집에 초대합니다.”를 읽으며,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베나의 집에 초대합니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참 다양합니다. 어려서부터 엄마를 잃은 다정이도 있고, 입양아인 보늬도 있으며, 때로는 새, 고양이 등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한동안 바쁜 살며 하루를 “나와 나의 주변(한정적인), 내가 할 것”들에 만 집중해왔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내 주변에 소중한 것들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심결에 지나친 우리의 이웃, 아름다운 자연과 같은 소중한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래도 학창시절을 포함하여 지난 세월동안 크고 작은 나눔을 실천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관 관장님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먹고 사는게 바빠진 지금도 직장에서, 교회에서 가진 것은 많이 없지만 나누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작지만 실천하고도 있구요.
하지만 코로나 19, 전쟁, 어려운 국내외 경제상황 등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을 핑계로 내주변의 이웃과 소중한 것들을 조금씩 잊고 살아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시금 책을 읽으며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가고자 다짐해 보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천 마리 종이학> 이야기는 마치 저의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과의 지낸 시간을 그대로 기록한 것처럼 생생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사랑으로 대해주셨고, 행복한 시간으로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호박 선생님과 함께하는 호박 교실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게해주셨고, 늘 웃음과 기쁨이 넘치는 그런 교실이었어요. 매일 빼곡히 적은 일기장으로 책도 만들어주시고, 생일인 친구를 축하해주는 즐거운 시간도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희미해진 기억을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의 소중한 기억과 삶의 가치를 다시금 새길 수 있는 행복한 책을 발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래도록 제 옆에두고 시간날때마다 또다시 읽고싶은 그런 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