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무 시 5편
1. 기다림
운곡 조이무
장독 안에는
고추장과, 된장이
어쩌면
세월도 들어 있다
바람이 불어도
장독은
흔들리지 않는다
햇살을 머금기 위해
장독대는 말한다
조금 더 기다리면
지금의 고통은
곧 맛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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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려움
운곡 조이무
시인의 흔적은
새로운 길에서
노래를 만든다
농부의 흔적은
고달품을
흙속에 묻어 둔다
시인의 글은
마음으로 남긴
발자국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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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풍포탑
운곡 조이무
비문들이 서 있다.
염원이 종루를 스쳐 가자
은은한 산사의 종소리마저
저녁 골짜기를 울린다.
나는 무심한 돌탑 앞에 서서
예쁜 작은 돌 하나를
잠시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이 산사의 무게와 고요는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슴에 담아야 한다는 것을
두고 가야 한다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돌탑은 항상 거기 서 있고
운무 속에서도, 세월 속에서도
순간마다 빛은 스며들고
또 누군가의 고귀함을
맞이하는 준비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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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끔 쓰는 노래
운곡 조이무
언덕길은 무거운 돌덩이
굴렁쇠가 되었다.
머리가 허연 세월은 그늘을 품어서
깡마른 땀방울이 기꺼이 나오는지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메아리가 된다.
만 보의 음악은 두툼하게 지어 주고
이 순간에도 인내를 말하며
멀어진 희망을 속단할 수 없다.
지나온 시기는 일생의 반환점으로
아이들과의 웃음을 품으면서
함께 묻어줄 수 있다면,
몇 번의 겨울을 품어 왔던가?
저 껍질의 몹쓸 주름살은
수없이 많은 귀를 기울일 때마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자루마다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새겨 왔던가.
나는 무엇을 지키며 살았는가?
그리고 무엇을 품을 것이냐?
오늘도 하늘을 버팀목 삼아서
사람들의 인생을, 그늘로 감싸 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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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작은 메아리
운곡 조이무
부쩍 자란 나무 숲에는
옛 모양을, 찾을 수 가 없다
어릴적 곱슬머리 뒤적이며
놀던 그 자그마한 마당이
흥겨워 하던 웃음소리는
보이질 않는다
정겨움도 변하여지고
바람은 여전히 불어오지만,
담겨놓은 사연들이 미련의
가장자리 되어 새로이
다가오려나
변할 수 없는 불변의 그곳에
변하지 않을 불변의 산과 들에
나의 정겨운 초목이
먼발치에서 반겨준다
나는 잠시 머물러 주는
그 시간과, 풍경을
한줌의 가슴을 졸이면서
외쳐본다
장상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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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무 시인님 문예지21호 시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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