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소코로 다이빙
소코로에서 만타와의 춤을! Ⅰ
소코로 엘보일러 포인트의 자이언트 패시픽 만타레이들
스쿠버넷은 지난 12월 16일~25일 9박 10일 일정으로 리브어보드 MV Valentina 호를 이용한 멕시코 소코로 투어를 다녀왔다. 소코로는 갈라파고스, 코코스와 더불어 동태평양의 대표적인 다이빙 사이트인 빅3 중의 하나이다. 그동안 스쿠버넷은 기사를 통해 소코로를 간간이 소개하였는데 이번에 직접 투어를 진행하며 취재를 할 수 있었다. 이번 투어는 12월 15일 인천을 출발하여 12월 27일 인천으로 귀국하는 전체 12박 13일의 일정에 전체 투어비는 650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참가한 다이버들 모두 투어에 크게 만족할 정도로 소코로 다이빙은 좋았다. 특히 끊임없이 다가와서 다이버들과 함께 놀아주었던 자이언트 패시픽 만타는 소코로를 대표하는 대물이었고, 돌고래와 햄머헤드 상어 무리도 좋았다. 그 외 갈라파고스 상어, 실크팁 상어, 화이트팁 상어들도 볼만했다. 고래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2월과 3월이 혹등고래 시즌이라고 하니 다음에는 시즌에 맞춰서 다시 가기로 했다. 소코로 다이빙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이번 투어의 경험을 상세하게 정리해보기로 한다.
동태평양의 빅3 포인트 위치. 프랑스령 클리퍼톤 섬을 중심으로 한 지도이다.
멕시코 라파즈와 소코로 섬의 위치
◈ 멕시코 소코로는 어떤 곳인가?
소코로섬은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Baja California 반도의 남쪽 끝에 있는 로스 카보스 Los Cabos에서 남쪽으로 450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갈라파고스와 코코스를 지나는 동태평양의 수중 해산들이 이어지는 곳으로 자이언트 패시픽 만타레이 Giant Pacific Manta Ray, 햄머헤드 상어, 혹등고래, 다이버들 가까이로 다가오는 돌고래 무리 등 대물 해양동물들을 항상 구경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코로는 레비야히헤도 제도 Islas Revillagigedo에 속하는데 여기에는 소코로 섬Isla Soccorro, 산베네딕토 섬 Isla San Benedicto, 파르티다 락 Roca Partida, 클라리온 섬Isla Clarion 등이 포함된다. 보통 소코로를 찾는 리브어보드 보트들은 가장 가까운 산베네딕토와 소코로 섬 그리고 로카 파르티다까지만 순회하며 클라리온 섬까지는 가지 않는다. 소코로 섬에서 클라리온 섬까지만 해도 거리가 240km 정도라 다녀오려면 연료비와 다이빙 일정 등에 손해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LA의 그리피스 천문대
그리피스 천문대 앞의 아마추어 천문가들
LA 야경을 배경으로 한 정상근 교수의 기념사진
LA에서 합류한 소코로 투어 팀
◈ 한국에서 소코로 섬까지 가는 방법
소코로 섬 트립을 진행하는 리브어보드들은 대부분 멕시코 바하 켈리포니아의 로스 카보스 Los Cabos 항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항공편으로 로스카보스/산호세델카보(SJD, San Jose Del Cabo) 공항까지 가야한다. 한국에서 가는 방법은 미국 LA를 거쳐서 가는 방법과 멕시코 시티를 거쳐서 가는 방법이 있다. 보통 소코로 트립만 할 경우에는 미국 LA를 거치는 것이 편하며, 멕시코 칸쿤의 동굴다이빙 트립과 함께 진행할 경우라면 멕시코 시티를 경유하는 것도 괜찮다. 우리 일행들 중에서도 칸쿤 동굴 다이빙을 하고 합류한 팀은 멕시코 시티를 경유했고, 소코로 트립만 한 팀들은 LA를 경유했다.
LA를 경유하는 경우에도 항공편을 잘 선택하면 인천 출발 당일에 SJD에 도착할 수 있고, LA에서 하루 자고 다음 날 항공편으로 SJD로 이동할 수도 있다. 시간과 비용면에서 절감하고자 하면 당일편으로 바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 호텔비는 물론 수화물 비용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LA에서 합류하는 팀도 있었고, 오후에 도착하는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팀도있었기에 LA에서 하루 숙박하게 되었다. 스쿠버넷 LA지사 박세화 강사의 도움으로 코리아타운의 맛있는 고기집에서 식사를 하고, 영화 라라랜드에 나왔던 그리피스 천문대를 찾아 산책하며 LA의 야경을 즐기기도 했다. 경유 자체가 즐거운 여행이었다.
◈ 수화물 비용 절감 팁!
미국에서 중남미로 연결되는 항공편들은 대부분 수화물 비용을 별도로 받는데 첫번째 수화물과 두번째 수화물은 각각 $25 정도를 받는다. 당일 연결편의 경우 인천에서 SJD까지 화물을 연계하면 따로 수화물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이는 SJD에서 LA를 경유하여 인천까지 짐을 보낼 때도 마찬가지이다. SJD에서 LA까지만 짐을 보내는 경우에는 동일한 수화물 요금이 적용되지만 LA-인천 구간까지 연계하여 짐을 보내면 수화물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때 항공편 발권이 연계편으로 함께 발권되어 있어야 한다. 두 노선을 따로 예약하여 티켓이 2장인 경우에는 SJD에서 LA 경유하여 인천까지 수화물 연계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SJD-LA 구간의 수화물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브리핑하는 차베로와 로렌조
김민성 감독의 수중영상 상영
◈ 산호세델카보 공항과 로스카보스 항구
로스카보스 국제공항 또는 산호세델카보 공항은 항공코드로 SJD로 검색된다. 공항에서 로스카보스 항구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인근에 카보산루카스 Cabo San Lucas라는 휴양도시가 있는데 실제로는 바하 캘리포니아의 최남단이다. 종종 로스카보스 항구와 카보산루카스 항구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MV 발렌티나의 소코로 트립은 로스카보스 항구에서 출항한다. 로스카보스 항구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양승철 원장의 수중사진 촬영 세미나
정상근 교수의 라이트룸 세미나
MV 발렌티나에 탑승하자 간단한 브리핑과 방 배정이 있었고, 저녁 식사 후 오후 8시에 소코로의 산베네딕토 섬을 향해 출항하였다. 보통 25시간이 걸린다고 말하지만 어차피 밤에 도착해도 다이빙을 진행하지 못하기에 경제 속도로 항해하여 이틀 뒤 새벽에 첫 다이빙 사이트에 도착한다. 실제로는 약 30시간 정도를 운항하게 되는데 돌아올 때도 비슷하다.
갈 때와 올 때 하루 꼬박 항해만 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소일거리를 만들어서 가는 것이 좋다. 독서를 하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은데 스쿠버넷에서는 미니 세미나들을 진행하였다. 정상근 교수의 라이트룸 강의와 양승철 작가의 수중사진 잘 찍는 법 등은 참가한 다이버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MV 발렌티나의 크루즈 매니저인 로렌조는 이 시간 동안 보트 안전과 다이빙 진행 방식, 소코로 섬과 해양생물에 대한 소개 등을 진행하며 다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 산베네딕토 섬 엘 캐년
MV발렌티나가 처음 도착한 곳은 산베네딕토 섬의 엘 캐년 El Canon이었다. 특이한 형태의 분화구가 있는 곳이라 드론을 날려서 항공 촬영을 하는 재미가 있었다. 응회암이 침식되어 골과 능선을 이루고 있는 분화구와 분화구의 옆구리를 뚫고 나온 용암이 선상지를 이룬 화산지형은 그 자체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멋진 절경이었다. 산베네딕토 섬에는 엘보일러 El Boiler라는 포인트가 하나 더 있었지만 첫 날은 엘 캐년에서만 하루 종일 다이빙을 하였다.
새벽에 도착한 산베네딕토 섬의 여명
로스카보스 항에 정박한 MV 발렌티나
엘캐년은 수중의 능선이 있는 곳으로 만타 피너클, 샤크 클리닝스테이션 등이 있어서 만타레이와 돌고래, 갈라파고스 상어와 실버팁 상어, 화이트팁 상어 등의 각종 상어들과 햄머헤드 상어 무리까지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였다.
첫 다이빙은 체크 다이빙으로 진행되었는데 입수하자 마자 돌고래들이 나타나 우리를 환영해주었다. 주변에서 유영하다가 다이버들 가까이까지 와서 촬영할 기회를 주었다. 다음으로만타레이가 나타나 맴돌아주었는데 다들 첫 다이빙에서부터 화이트만타와 블랙만타를 보았으니 역시 소코로라며 환호를 했다.
소로코 섬의 MV 발렌티나
↘ 로스카보스 항의 정박 위치
두번째 다이빙에서는 햄머헤드 상어를 보기 위해 월 바깥의 블루워터까지 나갔다. 멀리 지나가는 햄머헤드 상어를 보고 돌아오니 피너클에서는 만타들이 선회하고 있었다.
세번째 다이빙에서는 클리닝스테이션으로 갔다. 가는 길에 덩치 큰 더스키 상어를 보았고, 클리닝 스테이션에서는 실버팁 상어 무리들이 선회하고 있었다. 클리닝 스테이션에 머물고 있는 바버피쉬들을 찾아 갈라파고스 상어들도 왔다갔다 했다.
네번째 다이빙은 늦은 오후 다이빙이었는데 수중이 많이 어두웠다. 바닷가재들이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야간에 활동하는 화이팁 상어들이 사냥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쥐치들도 무리 지어 돌아다녔다.
선베네딕토 섬의 분화구를 위에서 본 모습
드론으로 촬영한 산베네딕토 섬 전경
분화구의 측면으로 분출된 용암이 만든 특이한 지형
돌고래를 촬영하는 김동식 감독
네번째 다이빙을 마치고 상승하니 해가 지고 있었다.
돔포트를 스칠 듯 지나가는 자이언트 패시픽 만타레이
실버팁 상어의 날렵한 모습
머리 위로 지나가는 만타레이. 배에 상처가 보였다.
첫날의 다이빙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매 다이빙마다 나타났던 만타레이도 좋았고,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와 주었던 돌고래는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게다가 다양한 상어들까지 나타나니 이래서 소코로를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타레이의 실루엣
거대한 융단 같은 만타레이
갈라파고스 상어
다이버에게 거리를 주는 돌고래
◈ 소코로섬 카보 피어스
MV발렌티나는 밤 사이에 이동하여 소코로 섬에 도착하였다. 산베데닉토 섬에서 보면 소코로 섬이 보였는데 두 섬 사이의 거리는 60km 정도이다. 소코로 섬이 큰 데 비해 다이빙 포인트는 동쪽에 있는 카보 피어스 Cabo Pearce 한 곳뿐이다. 외해를 향해 길쭉하게 튀어나와 있는 바위 능선이 수중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 또 하루 종일 3회 다이빙을 하고, 멕시코 해군기지로 이동하여 신고와 검색을 받았다.
소코로 섬은 해발 1000m가 넘는 큰 섬이었다
시그널 부이가 있는 크리닝 스테이션의 나비고기들
처음 입수하자 마자 거대한 블랙 만타가 깊은 수심의 모래지역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한참을 함께 놀다가 암반 지역의 클리닝 스테이션 쪽으로 이동하니 스팅레이 한 마리가 바위에 앉아 있었다. 수중에는 2016년 UNESCO 세계 유산 사이트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동판이 놓여 있었다. 다이빙을 마칠 즈음에 돌고래들이 지나가기도 했다.
다이버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이언트 패시픽 만타레이
자이언트 트레발리
스팅레이를 촬영하고 있는 두 비디오 감독들
다음 다이빙에서는 만타들이 클리닝스테이션으로 찾아와 다이버들과 놀아주었는데 맑은 시야에 다이버들 위를 계속해서 선회해주었기에 다들 멋진 사진들을 촬영할 수 있었다. 다른 팀에서는 만타와 돌고래가 함께 어울리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하였다. 혹시나 고래상어나 고래가 지나갈까 기대를 했지만 시즌이 아닌지라 나타나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타와 돌고래들이 함께 놀아준 덕분에 기억에 남는 포인트가 되었다.
최성순
스쿠버넷 대표
출처 - scubanet
(www.scubane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