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4년 전에 광주광역시 어느 중학교 도덕 교사가 학부모 민원으로 직위해제를 당한 적이 있었다. 사안 발생 초기에 이미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에서는 '성 비위와 무관하다'고 결정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당시 해당 교육청은 교권을 보호하기는커녕, 학부모 민원 신고가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프랑스 단편 영화 『억압받는 다수』(2010)를 교실에서 보여준 게 화근이었다.
『억압받는 다수』는 가부장제 현실 사회를 미러링 기법을 활용해 우리 현실을 되비쳐 보게 하는 작품이다. 불평등과 차별이 얼마나 반사회적 문화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수작이다. 가모장제 사회를 가정해 만든 교육용 단편 영화였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뜻있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왜곡하고 탄압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 선생님은 검찰 조사 끝에 1년이 지나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의 무혐의 처분 직후에도 인사권자인 교육청은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를 들어 정직 3개월 중징계 처분했다. 선생님은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고통스러운 과정을 온몸으로 감당하면서 결국 간과 신장이 망가지고 현재 암 투병 중이다.
사진 한 가운데 <행정폭력 사과하라> 손팻말 들고 있는 분이 배이상헌 교사
교육부 성 비위 매뉴얼과 해당 교육청의 관료주의적 행태는 그 선생님을 한순간에 무력화시켰다. 한때 학생 인권에 높은 관심을 보여 전교조 학생생활국장과 참교육실장도 맡았던 그였지만 30년 교직 생활과 자신의 삶을 전면 부정당하는 치욕스러운 결과를 맞게 된 것이다. 특히 89년 참교육을 실천했던 전교조 해직 교사로서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나 전교조의 도움을 받질 못했다. 당시 전교조 중집위와 전교조 여성위는 해당 교사의 생각을 들어주기보다 외면했다. 졸지에 ‘성평등 교육’을 앞장서 실천했던 교사가 성 비위를 저지른 몹쓸 교사가 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