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득한 게 잘 씻긴 거라고 믿었습니다
저는 오래 비누로 세수했습니다. 그다음엔 세정력 세다는 남자 클렌징 폼으로 갈아탔고요.
씻고 나면 뽀득뽀득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기름기가 싹 걷힌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후만 되면 이마와 코가 더 번들거렸습니다. 아침에 그렇게 깨끗하게 씻었는데도요. 면도한 자리는 며칠씩 붉게 남았고, 턱 주변엔 뾰루지가 반복됐습니다.
세정력이 부족한 줄 알고 더 센 제품을 찾았습니다. 그게 실수였습니다.
원인은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순서가 거꾸로였습니다.
세정력이 강한 제품은 피지만 걷어내지 않습니다. 피부를 덮고 있는 보호막까지 같이 벗겨냅니다. 그러면 피부는 유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피지를 더 만들어냅니다.
씻을수록 더 번들거리는 악순환이었던 겁니다.
뽀득한 느낌은 잘 씻긴 신호가 아니라, 필요한 것까지 씻겨나갔다는 신호였습니다.
남자 피부는 특히 이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각질층이 두껍고 모공이 커서 피지가 많은 데다, 매일 면도로 물리적 자극까지 더해지니까요.
우리 피부는 원래 약산성입니다. pH 4.5~5.5 정도죠. 이 산성막이 외부 자극과 세균을 막아주는데, 알칼리성 세정제를 쓰면 이게 일시적으로 무너집니다.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피부는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바꾸고 나서
약산성 제품으로 바꿨습니다. 메리플래닛 멜로우 클렌징폼입니다.
첫인상은 심심했습니다. 향도 거의 없고, 씻고 나서 뽀득한 느낌도 없었습니다.
2주쯤 지나니 달라졌습니다.
오후 번들거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아침에 씻고 저녁까지 얼굴이 비슷한 상태로 유지됐습니다. 면도 후 붉어지는 것도 덜했고요.
한 달쯤에는 턱 주변 뾰루지가 거의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세안 후 바로 로션을 안 발라도 예전처럼 얼굴이 땅기지 않는다는 게 가장 체감됐습니다. 예전엔 씻고 나서 3분만 지나도 뻣뻣해졌거든요.
성분을 확인해봤습니다
왜 다른지 궁금해서 전성분을 봤습니다.
계면활성제가 전부 아미노산·타우린·글리신 계열이었습니다. 소듐코코일이세티오네이트, 소듐메틸코코일타우레이트, 포타슘코코일글리시네이트. 흔히 쓰는 강한 세정 성분이 아니었습니다.
글리세린이 25.5% 들어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보습제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씻으면서 동시에 수분을 채우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에 병풀 유래 성분 4종(마데카소사이드, 아시아티코사이드, 마데카식애씨드, 아시아틱애씨드)과 알란토인, 판테놀이 들어 있었습니다. 면도로 예민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쪽이었습니다.
무향료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26가지 착향제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해당하는 성분이 없습니다.
향이 강한 남성 화장품이 부담스러웠던 저한테는 오히려 이 점이 좋았습니다.
세안법도 바꿨습니다
제품만 바꾼 게 아닙니다.
뜨거운 물 대신 미온수로 헹굽니다
손으로 문지르지 않고 거품을 충분히 내서 얼굴에 올립니다
하루 두 번만 씻습니다 (세 번 이상은 오히려 역효과)
세안 후 3분 안에 스킨이나 로션을 바릅니다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씻고 방치하면 피부가 건조해져서 다시 피지를 만듭니다. 세안과 보습은 한 세트입니다.
지금 1+1 진행 중입니다
마침 공식몰에서 1+1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 가격에 두 개를 받는 구성이라, 처음 써보시는 분은 부담 없이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 쓰고 계신 분이라면 넉넉하게 채워두기 좋고요.
120ml 용량이라 하나만으로도 두세 달은 쓰는데, 두 개면 반년 가까이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정리
남자 폼클렌징은 세정력이 아니라 균형입니다.
뽀득한 느낌을 포기하면 오후 번들거림이 줄어듭니다. 이상하게 들리지만 써보면 이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