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1주일은 우리 본당 축복의 날이었습니다. 성가정상 축복식이 있었고 주임 신부님께서 영명축일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한 가지 축복이 더 있었습니다.
지난 17년 동안 외짝교우로 생활하다가 신랑이 입교를 결심하고 첫 교리공부를 시작한 날이었거든요. 그래서 여러 형제, 자매님들께 축하인사를 제 생일 때보다 더 많이 받았습니다. 비법이 뭐냐며 알려달라는 자매님, 기술 좋은데? 하는 자매님들께 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살짝 걸었더니 넘어졌어요”라고 대답은 했지만 이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그럼~고해성사^^)
요즘 경제가 많이 힘들다고 하죠? 저희 집만 하더라도 퇴근 후에 자리하던 모임이 많이 줄었고 그러다보니 신랑은 일찍 집에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세 식구는 한자리에 모여서 대화 나누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럴 때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짤막하게나마 “성당에 언제 나갈 거야?”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종교는 강요하는 것이 아니야. 때가 되면 나갈게. 종교는 자유다”라며 이리저리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고 그렇게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작년엔 아들이 먼저 세례를 받았습니다. 예쁘게도 주일이면 투정 없이 혼자서도 성당에 열심히 다니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며 신랑은 “기특하네”하며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아빠에게 한마디 건넸습니다. “아빠! 아빠는 왜 성당 안 나가세요?”하고 질문을 하니 신랑은 아들에게 “종교는 자유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머뭇머뭇 하지 않겠어요? 바로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성모님의 따뜻한 마음처럼 신랑에게도 이런 사랑이 있었던 것이었죠. 이러면서 신랑은 입교할 것을 결심하고 이런 말을 합니다.
“나~ 세례명은 뭘로 하지? 대부님은 어느 분으로 하지?”하고 걱정합니다. 이 말을 듣는 제 가슴은 방망이질치고 입가에는 기쁨의 미소가 스쳐 지나갑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부족함이 많은 저희 가정을 주님의 말씀 안에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다른 외짝 교우들도 보살펴 주세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