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 닭가슴살 ‘전자레인지’ 해동하면 안 된다고?
닭가슴살 등 고기를 냉동한 후 해동할 땐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보다 냉장 해동해야 위생과 맛을 지킬 수 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닭가슴살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은 1인분씩 포장된 닭가슴살을 냉동실에 얼려두고, 먹을 때마다 해동한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균일하게 해동되지 않을뿐더러 세균 증식 위험이 있어서다. 이는 얼린 닭가슴살뿐 아니라 모든 냉동 고기에 해당하는 말이다.
전자레인지 해동, 균일하게 녹지 않고 세균 증식 위험
전자레인지에 고기를 해동하면 고기가 빨리 녹아 육즙 손실이 적다. 그러나 고깃덩어리가 크면 균일하게 해동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물이 얼음보다 열을 빨리 흡수하는 게 원인이다. 이미 살짝 녹은 고기 표면에만 열이 전달되고, 아직 얼어있는 고기 중심부엔 열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동안 고기에 가해지는 열 때문에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에버테이던디대 연구에 의하면, 전자레인지에 해동한 칠면조 고기는 냉장고에 넣어 해동한 칠면조 고기보다 유해 세균이 두 배 이상 많았다. 대장균 등 세균이 많이 증식한 식품일수록 섭취 후 배앓이를 할 위험이 커진다. 비슷한 이유로 상온에 꺼내두고 해동하는 것도 좋지 않다.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만큼 고기에 열이 가해지진 않으나 찬물에 담가 해동하거나 냉장 해동할 때보단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냉장 해동해야 위생 지키고 고기 질도 보존돼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권장하는 식품위생관리법에 의하면, 얼린 음식은 5°C 이하에서 냉장 해동하거나, 21°C 이하의 흐르는 물에 완전히 담가 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장 좋은 건 냉장 해동이다. 위생적이면서 육즙도 잘 보존되기 때문이다. 고기 세포가 냉동 과정에서 손상되면, 해동할 때 고기 조직에서 육즙이 분리된다. 보통은 해동하는 온도가 높을수록 손실되는 육즙의 양이 많다.
경북대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영하 18℃에서 3일간 얼린 고기를 해동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25℃에서 실온 해동 ▲냉수에 고기를 담가 해동 ▲전자레인지에 돌려 해동 ▲4℃에서 냉장 해동한 고기 순으로 육즙이 많이 손실됐다. 실온 해동보다 전자레인지 해동에서 육즙 손실이 적은 것은 전자레인지 해동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