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연풍(時和年豊) 시화연풍(時和年豊) - 시절이 평화롭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 [때 시(日/6) 화할 화(口/5) 해 년(干/3) 풍년 풍(豆/6)] 나라의 기후가 화평(時和)하여 그 해 풍년이 든다(年豊)는 좋은 뜻의 성어다. 매년 立春帖(입춘첩)에 자주 오르는 비바람은 순조롭고 시절이 태평하여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雨風順調 時和歲豊 (우풍순조 시화세풍)과 같다. 李明博(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2008년의 사자성어로 국민화합과 경제성장을 바라며 내세워 널리 알려졌다. 이전 농경시대에는 날씨가 순조로운 이상의 바라는 바가 없었다. 비바람이 순조로워 농사가 풍년이 되면 백성이 편안하고 나라는 태평성대를 노래한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시집 詩經(시경) 에는 제목만 전하는 것이 있는데 前漢(전한) 사람 毛亨(모형)의 毛詩(모시)를 중심으로 唐(당)나라 때 학자들이 주석한 ‘毛詩正義(모시정의) ‘에는 나타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이 성어도 小雅(소아)편에 ’만물이 번성하고 백성들이 충효를 잘 지키니 시화연풍에 이른다 (萬物盛多 人民忠孝 則致時和年豐/ 만물성다 인민충효 즉치시화연풍)‘ 라고 등장한다. 이 성어는 일반인에 처음 오르내렸을 때 출전이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 이라고 한 곳이 있을 정도로 우리 고전에 자주 사용됐다. 그만큼 여러 선인들의 문집에서도 쓰임이 많다. 한 곳의 예를 보자. 1448년 世宗 (세종) 30년 조에는 右贊成(우찬성)을 맡고 있던 金宗瑞(김종서)가 가뭄을 당하여 상서한 것에 기록이 보인다. 나라는 태평하지만 가뭄이 재앙이 되어 민간에 괴로움이 많으니 아주 긴요한 일 이외에는 모두 중지하고 ‘ 시절이 화평하여 풍년이 든 이후에 거행하소서(待其時和歲豊 然後擧之/ 대기시화세풍 연후거지)’하고 올린다. 경제 대통령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이 전 대통령은 눈에 띄는 성장은 보여주지 못하고 측근비리와 부패로 수감되는 치욕을 맛봤다.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좋은 뜻의 성어도 사용하기에 떨떠름하게 여겨지게 됐다. 나라가 평안하고 경제가 풍요로운 태평성대를 바라지 않을 사람은 없다. 시끄러운 대립이 없고 수출이 늘어 國泰民安 家給人足(국태민안 가급인족) 이 되는, 실제 말이 문제가 아니라 말에 들어맞는 그러한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오늘의 고사성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