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중앙일보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성형 삽질 당장 멈춰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급작스러운 유고 이후 비정상적인 권한대행 체제로 굴러가는 지금의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시민과 전문가들이 기를 쓰고 반대하는 와중에 무리하게 추진하는 졸속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내년 4월 보궐선거 이후에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마땅하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2월까지 1단계로 광장 동쪽의 미국대사관 앞 도로를 7~9개 차로로 확정하고, 하반기에 광장 서쪽 세종문화회관 앞을 보행광장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 발표 당일 시민들은 서울시가 시민 공론화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한다고 비판하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도시연대 도시문화연구소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의견들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첫째, 시민과 전문가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역사성을 살리는 것도 아니고 차로를 축소하고 나무 몇 그루 더 심는 공사를 무리하게 강행할 이유가 없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에 모였던 시민 토론단 268명 중 65%가 찬성했다는 논리를 펴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둘째,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 권한대행이 세금 8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맘대로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죽했으면 박원순 전 시장조차도 지난 5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나.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 차량 정체가 심한데 3~5개 차로를 축소하면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것이다. 연말에 공사를 강행하면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도대체 왜 지금 시점에 무리하게 공사하려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민이 많다. 뒤에서 시장 권한대행을 조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건축계 막후 실세의 입김이 작용한 것인지, 일부 토건 세력의 이권 사업으로 변질된 건 아닌지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얼굴 같은 상징성이 있다.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앞뒤에 배치된 현재의 광장은 이미 시민들에게 많이 친숙해졌다. 그런데 서쪽에 광장을 만드는 서울시의 편측 안대로 하면 두 동상이 한쪽으로 밀려나 광장의 균형미와 중심축이 훼손될 수 있다.
서울시는 무리한 성형 삽질을 당장 멈춰야 한다. 내년 4월 시민의 선택을 받은 새 서울시장이 충분한 논의와 1000만 시민의 공감을 얻은 뒤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 끝내 공사를 강행할 경우 감사원이라도 나서 제동을 걸어야 마땅하다.
출처 : 매일경제 광화문광장 공사, 선거 5개월 앞두고 시장 대행이 할 일 아니다
서울시가 16일 착공한 광화문광장 공사를 놓고 논란이다.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예산 8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를 성급하게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4년간 논의했던 결과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기에 공사를 강행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새로 선출되는 시장이 다른 계획을 내놓는다면 광장을 공사판으로 만들고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노무현정부 때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광화문광장 재정비 사업은 고 박원순 전 시장이 2016년부터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했다. 지난해 초 공개된 재정비안은 세종문화회관이 위치한 서쪽으로 광장을 확장하고 도로는 미국 대사관이 있는 동쪽에 배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광장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정부청사 용지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지난해 9월 시민과 더 소통하겠다며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고 지난해 12월 시민토론단 찬반 투표를 거쳐 재정비안의 윤곽을 잡았다.
서울시는 1년 넘게 시민들과 소통하는 절차를 밟았다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는 보궐선거에서 광화문광장의 미래를 두고 좀 더 논의한 뒤에 공사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것인데 옳은 지적이다.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북쪽으로 경복궁과 청와대를 두고 있고 남쪽으로는 시청과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수도 서울의 심장이자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이런 광화문광장이 시민들의 합의 없이 졸속으로 조성돼서는 곤란하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새로 선출되는 시장이 책임을 지고 사업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