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0일 금요일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6-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23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고 주님께 의탁할 때
신앙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는 순교는 참으로 장렬한 것입니다. 우리가 죽기로 결심하고 신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예수님께서 강조하고 계십니다. 순교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순교할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믿음입니다. 그런데 순교를 내 의지와 자유로 순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교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이 그렇게 아끼는 목숨을 기쁘게 내어 놓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약삭빠른 행동과 잔꾀에 넘어가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회유와 친절을 위장한 세상의 명예와 위선, 허례허식과 생리적인 욕구에 넘어가지 않고 옳은 길을 가라는 말씀입니다. '수천만인오왕의'(雖千萬人吾往矣)라는 '맹자'의 말이 있습니다. 천만 명의 사람이 반대를 한다고 해도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려는 굳은 의지, 참된 용기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하느님의 진리에 자신을 내어놓고 처절하게 순교하면서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셨기에 순교의 영광을 입으신 것입니다. 교리실화에는 이런 전승이 내려옵니다. 초대교회 박해시대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군사들이 열두 명의 신자들을 잡아와서 며칠 동안 굶긴 다음 꽁꽁 얼어붙은 강에 데리고 나가서 열두 개의 구명을 뚫게 하였고, 한 사람씩 벌거벗겨 구멍에 처넣었습니다. 그리고 두 팔을 벌리라고 하였는데 팔을 오므리면 강에 빠져 죽게 되는 무서운 형벌을 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그들의 옆에 따뜻한 장소를 마련하고 좋은 냄새가 나는 음식을 차린 다음 “누구든지 지금이라도 그리스도를 배신하기만 하면 나올 수 있고, 살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따뜻이 먹을 수도 있다.”고 유혹했습니다.
하지만 열두 명의 신자들은 끝끝내 항거하였지만 그 중 하나가 너무 춥고 배고파 참을 수가 없었던지 “나는 예수를 버리겠소! 나 좀 건져 주시오.”하고 소리쳤습니다. 지키고 있던 군사들은 그를 즉시 건져 올렸는데 군인 중 한 사람이 그 때 하늘을 보니까 열 두 천사가 빛나는 면류관을 가지고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신자가 배반하였기에 한 천사가 슬픈 얼굴을 하며 다시 하늘로 올라가려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 때 군인 하나가 천사들과 면류관을 보는 순간 너무도 깨달은 바가 컸기에 순간적으로‘ 저 신자들도 나와 같은 똑 같은 인간인데, 그들이라고 어찌 배 고품과 추위를 모를 수 있을까?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렇다, 저들에게는 영원한 생명과 상급의 면류관이 있기에 그 지독한 고통을 참을 수 있지 않은가?’
그 군인은 얼른 군복을 벗어던지고, 그 얼음 구멍으로 뛰어들었답니다. 그리고는 “저 사람을 대신해서 내가 그리스도를 믿고 죽겠소.”하고 소리 질렀습니다. 역시 그 군인은 다른 열한 명과 같이 장렬하게 순교하였다고 전합니다. 이처럼 순교는 내 자신의 의지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크신 사랑체험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항상 간직하여야 합니다. 현대인의 순교는 바로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서 올바른 신앙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고 주님께 의탁할 때 우리의 순교가 이루어집니다.
나는 순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비하할 필요도 없고, 또한 그래서도 안 됩니다. 우리의 순교를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께서 지금 우리를 당신께로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는 다만 '수천만인오왕의'(雖千萬人吾往矣: 천만 명의 사람들이 반대를 해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려는 굳은 의지, 참된 용기를 말함)라는 맹자의 말대로 믿음을 견고하게 가지고 의지를 확고하게 다지면서 주님께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