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쎄시봉〉은 노령의 사내가 더덕을 캐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잠시 후 전화벨이 울리고 그가 작가에게 찾아오는 길을 설명한다. 그때 푸른 바다가 뒤쪽으로 펼쳐진다. 촬영은 다른 장소에서 이뤄졌지만, 영화 속 실제 인물인 이장희 씨가 사는 땅은 울릉천국이요, 울릉군 북면의 바다다. 가수 이장희는 한동안 세계 여행을 다니다 울릉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정착했다. 북면 평리 자신의 집에 '울릉천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쎄시봉' 열풍과 더불어 울릉천국 주변이 공원으로 탈바꿈해 한동안 여행자와 마을 사람들에게 개방했다. 현재는 재단장 중이다. 하반기에 울릉천국을 아우르는 울릉녹색테마파크로 문을 열 예정이다.
미리 아쉬움을 삼킬 까닭은 없다. 울릉천국은 휴업 중이지만 울릉도가 섬 여행의 천국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울릉천국이 자리한 울릉군 북면 해안은 울릉도의 숨은 명소가 많다. 가수 이장희가 달리 북면 산중에 뿌리를 내렸을까. 근래에는 새로운 여행지도 등장해 울릉도 마니아들을 부른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5월 가족 여행으로 계획해볼 만하다. 강릉이나 묵호, 포항 등에서 배편이 오가는데, 얼마 전 KTX 포항 노선이 개통하며 교통편도 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