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들이 평일이나 공휴일 야간에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었던 ‘서울시 공공야간약국’이 당장 내년부터 전면 중단된다.
19일 민중의소리 취재를 종합해 보면, 서울시는 전날 서울 각 지역 보건소를 통해 “공공야간약국 운영 사업 종료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는 “2024년 ‘공공야간약국 운영사업’ 예산 미확보로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오는 31일 공공야간약국 운영 사업이 종료된다고 안내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 공공야간약국은 관련 조례가 통과된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됐다. 평일과 토·일요일 및 공휴일 새벽 1시까지 시민들이 약국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장이 공공야간약국을 지정해 운영하고, 이에 따른 운영 지원금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2012년 제주도에서 최초 시행된 이후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로 확산됐다.
현재(12월 기준) 서울시에서는 총 33곳의 공공야간약국이 운영 중이며, 25개 각 자치구마다 1~2곳의 공공야간약국이 있어 긴급하게 의약품이 필요한 시민들이 이용해 왔다.
해당 사업은 시민 반응도 좋은 사업이었다. 서울 지역 24개 약사회에 따르면 공공야간약국을 통한 의약품 구입은 ▲2020년 4만 5,469건 ▲2021년 17만 7,994건 ▲2022년 20만 3,014건으로 점차 증가했고, 복약상담이나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전화상담 역시 1400~1500여건가량 이뤄지면서 의료 공백 시간대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왔다는 게 약사들의 공통된 평가다.
지난 2022년, 서울 마포구의 한 공공 야간약국 모습. (자료사진.)2022.7.1 ⓒ뉴스1
그런데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올해 12억 3,716만원가량의 공공야간약국 운영 예산을 느닷없이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공공야간약국 사업 중단과 관련한 공개적인 문제 제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지난 15일 공공야간약국 운영을 위한 내년도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로 시의회를 통과했고, 이제 불과 열흘 뒤면 서울시 공공야간약국의 운영이 중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