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아마추어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 방지와 국내 프로야구의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 한-미 프로야구협정서 개정에 나선다.
KBO 이상일 사무차장과 이상현 운영팀장은 25일 뉴욕의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무국과 플로리다 베로비치의 LA 다저스 스프링캠프를 방문, 한-미 협정서 개정과 싹쓸이 선수 스카우트 자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KBO가 이번 미국 방문에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마 유망주에 대한 무차별 스카우트 금지 조항을 협정서에 삽입하는 방안이다.
지난 83년 서종철 KBO 초대 총재와 보위 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체결했던 한-미 협정서에는 프로구단의 보류선수나 비현역선수(임의탈퇴 또는 실격선수)에 대해서만 스카우트 금지조항이 있고 아마추어 선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때문에 메이저리그는 KBO의 국내 아마선수 영입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국내 유망주들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94년 박찬호(LA 다저스)이후 미국 구단에 입단한 선수는 무려 21명이며 이 결과국내 프로야구는 최근 신인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LA 다저스는 98년 국내 아마선수 9명에 대해 무더기로 선수 신분조회를 요청해 파문을 일으켰고 내달 1일에는 베로비치 다저타운에서 한국 아마선수들을 대상으로 트라이아웃 캠프를 열고 무차별적인 스카우트를 추진할 예정이어서 KBO와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KBO는 메이저리그의 싹쓸이 스카우트를 근절시키기 위해 지난 99년 박용오 총재가 직접 커미셔너 사무국을 방문하고 수 차례 항의 서한을 보냈지만 미국이 전혀 협조 의사를 보이지 않아 속앓이를 해 왔다.
이상일 사무차장은 "약소국 입장에서 한-미 협정서는 SOFA(주둔군 지위 협정)처럼 개정이 쉽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정서를 고치려 들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