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맞은 가을
금년 2015년도 달력도 이번 주가 지나면 달랑 2장만 남을 것이다. 가을이 되면 올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개인적으로 특별한 한 해 였던 것 같다.
창고를 짓다 크게 손도 다치고, 이사도 하고 질질 끈 검찰과의 법정 다툼도 좋은 결과로 끝난 한해였다. 충남호서지역은 보령댐 물이 부족하여 제한 급수를 하고 수돗물을 아끼면 지자체서 아낀 물만큼 지원금을 준다 하던 참에 어제 저녁 내내 단비가 내렸다.
아침까지 가을 비 답지 않게 주륵주륵 제법 내리더니만 오전10시경이 지나자 멈추고 만다. 식수가 부족할 정도로 보령댐의 수위가 낮아져 걱정 이였는데 충분치 않는 강수량이지만 다행이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집 주위 야산이나 근처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산보나 조깅을 초롱이(3년생 진돗개)와 함께 하고 있다.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평소때와는 달리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나오지 않는 초롱이에게 다가가니 벌떡 일어나 산보할 태세를 한다. 비가 와서 조깅하지 않고 둘째아이 등교 길에 같이 동행하여 학교까지 갔다 오는 산보 코스였다.
시골에 살다보니 매일 곡식이나 채소를 파종하고 기르고 수확하는 과정을 정말 오랜만에 보았다. 벼농사도 이제는 관계수를 이용하지 않고 지하수를 뽑아 올려 농사짓고 완전 기계화 되어 수확 후 볏짚은 가축사료로 쓰기위해 하얗고 동그랗게 포장한 볏짚이 보인다.
올 여름에는 외곽도로에서 야생화를 실컷 구경도 했으며 하천 뚝방에는 엄청난 기세로 자란 풀들과 잡초들이 키보다 높이 자란다.
이제 식물들도 힘든 겨울나기를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핼쓱해지고 있다. 추운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들어 넓은 잎을 가진 은행나무, 단풍나무, 플라타나스(활엽수)등은 광합성 작용이 활발하지 못해 나뭇잎에 충분한 영양분을 줄 수 없고 추위에도 얼어 버려 떨구어 낸다고 한다. 마치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활엽수 식물들이 낙엽을 떨어뜨리는 것은 겨울 나기 생존 전략인 셈이다. 울긋불긋한 아름다운 낙엽과 단풍잎들은 내년 봄 새싹을 피우기 위해 떨어져 썩어 거름이 되어 자신을 키운 식물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과일 나무들을 비롯해 수 많은 식물들이 내년 봄에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봄에 싹이 트고 여름에 무성하게 자라서 꽃이 되어 이 가을에 다시 결실을 맺었다 이제 풍성한 결실을 수확하기 위해 농민들의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과거 이 맘 때쯤이면 김장 담그며 월동준비를 위해 아낙네들이 바빴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젠 시대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점점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다 보니 외부 활동이나 여가 활용 시간이 줄어들고 실내에서 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 동안 주말만 되면 바다에 나가서 요트 유지 관리하고 세일링을 하곤 했는데 금방 어두워지고 수온도 점점 내려가고 추워 질 것 이어서 마음 같아선 남쪽 나라를 향해 요트 여행을 하고 싶다.
이제 올해 마지막 요트 대회인 이순신 장군 요트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기대 되고 설렌다. 대회가 끝나면 혼자서 따뜻한 남쪽 이국이로 가지 못 할 망정 제주도라도 방문 하여 올 겨울 주말은 제주도나 목포에서 지내보고 싶다.
이번 가을비가 내렸으니 기온이 많이 내려 갈 것이고 나무들은 거추장스런 잎들을 훨훨 털어 버리고 마치 동면하는 동물처럼 죽은 듯이 어둡고 추운 겨울 한파를 이겨내고 내년 봄에 새싹을 돋아 나기위해 눈꽃을 피우며 때를
기다리며 준비 할 것이다
비 갠후 오서산 자락
옛주포역 근처 가을녘
집앞 들판
둘째아이와 등교하며 산보
기분 좋은 표정을 짖는 초롱이
절대 신발을 물어뜯지 않고 현관 입구서 기다리고 있음, 함부로 거실로 들어오지 않은 총명하고 충성스런 초롱이
첫댓글 좋은계절 ! 대 자연이주는 위로를 받으며 함께...,ㅎㅎ
초롱이 너무 이뻐요~~~~~ 저희집 나니도 저리 지내야 되는데......
글을 참 맛있데 쓰셔요. 문단에 데뷔하셔도~~~~~~~
저도 시골로 가고 싶은데 어디 주위에 적당한 집 보시면~~~ ㅎㅎ
ㅎㅎㅎ 감사합니다.
초롱이도 첨에는 천방지축으로 앞에서 달려가는 것은
자동차든 사람이든 뒤쫓아가곤 했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눈치도 많이 생긴 것 같고 길건널때 신호등을 의식하는지
멈추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