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재개발 장기표류…고통 받는 주민들 외로운 투쟁
성남시청 앞 1인 릴레이 시위
시와 LH에 조속한 합의 촉구
(경기 성남=뉴스1) 정원평 기자
입력 2013.09.05 08: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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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2013.09.05 08: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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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2단계 재개발이 장기 표류하면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재개발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며 성남시청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News1
(경기 성남=뉴스1) 정원평 기자 = 경기 성남시 재개발 2단계 사업이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장기 표류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인터넷 모임 공간에는 낡고 허물어진 집을 수리하지 못해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는 등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연들이 넘쳐나고 있다.
재개발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며 2일부터 성남시청 앞에서는 ‘성남시 재개발 2단계 권리자 모임(이하 권리자 모임)’ 대표 임관수씨와 회원들이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국토부장관 집 근처에서 주말 1인 시위를 실시했고, 지난달까지 성남시청 앞에서 주말 1인 시위를 이어왔다.
임 씨가 대표하는 권리자 모임은 재개발 2단계 구역 내에 거주하거나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권리자들의 모임이다.
임 대표는 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재개발이 장기 표류하는 이유가 부동산 경기 침체 외에 성남시와 LH의 끝없는 싸움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이에 대한 LH의 보복성 재개발 사업 포기가 오늘날의 사업 표류를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는 주장이다.
성남시와 LH는 이후 지속적인 협의를 벌여왔지만 미분양 대책과 현금 청산자 해결 방안 등 개발 방식에 따른 각종 난제에 부딪혀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성남시 2단계 재개발 권리자 모임의 대표 임관수씨가 국토부장관 집 앞에서 조속한 재개발 추진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News1
2009년 완공한 판교 백현 단지 임대아파트 3593가구는 재개발에 따른 순환이주를 위해 사용된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사업표류로 인해 4년여를 유령마을로 방치되고 있어 사회적 논란을 불러왔다.
결국 지난 6월 LH가 이중 1869가구를 일반 임대공급으로 전환키로 하고 모집공고에 들어가면서 이에 반대하는 성남시와 행정적 충돌은 물론 물리적 충돌까지 빚고 있다.
LH의 일반 임대공급을 저지하기 위해 성남시가 제기한 ‘판교 백현마을 재개발 이주단지 일반공급 금지 가처분 신청’은 성남지원으로부터 같은 달 기각된바 있다.
이와 별개로 성남시는 7월말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기금 운용·관리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이 조례는 재개발구역 내 85㎡ 미만 미분양 주택 매입 기금 조성, 주요 정비기반시설 비용 전부 지원, 민간이 시행하는 주택재건축사업의 도로공사 비용 50% 보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남시의회 새누리당협의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적정 기한 내 기금 조성의 불투명성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성남시 내부에서 조차 재개발 사업 추진의 손발이 맞지 않고 있는 가운데 LH는 더욱 암울한 전망을 쏟아 내고 있다.
LH 관계자는 최근 파이낸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발사업은 분양 수입으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한
구조”라며 “성남2단계 재개발사업 역시 시장침체에 따른 사업성 악화 등으로 장기간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성남2단계 재개발사업은 관리 처분 방식 사업으로 비용과 이익이 권리자에게 귀속되는 만큼 권리자와 합의 없이 LH 단독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성남시 2단계 재개발 권리자 모임 회원들이 조속한 재개발 추진을 촉구하며 성남시청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News1
이와 같은 상황에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의 몫으로만 돌아가고 있다.
권리자 모임 관계자는 “사업 중단으로 인해 집값은 폭락했고, 많은 주민들이 재산손실 및 정신적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임 대표는 “재개발에 있어 미분양과 현금 청산자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건설사 참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재개발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성남시와 LH가 서로 한걸음씩 물러나 양보와 타협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성남시를 향해 “사업성 개선을 위해 용적률을 현행 265%에서 280%로 상향 조정하고, 시가 현금 청산자 지분을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 인수해 공공분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세입자 위주로 진행되는 판교 이주를 권리자도 세입자와 동등하게 진행시켜 줄 것” 도 요구했다.
재개발 사업이 장기 표류하면서 세입자에 편중돼 쏠리고 있는 사회적, 정책적 관심을 이제는 재산권 침해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권리자에게도 눈길을 돌려 달라는 호소이다.
이재명 성남시장를 향해서는 “지난 6.10 노상방담에서 약속했던 정비기금 1320억 원의 미분양 세대 인수 약속을 반드시 지켜줄 것”과 “미분양 25% 인수 정책이 아닌 1640세대 인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LH를 향해서는 “현행 2억으로 책정돼 있는 분담금을 합리적으로 다시 책정할 것과 재개발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판교 선 이주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임 대표는 “우리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성남시청 앞에서 무기한으로 1인 릴레이 시위를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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