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11. 대한민국인 정대세

[조율]

북한의 정대세 선수는 대한민국 국적자이다.  그는 재일교포 3세이다.  아버지가 재일교포이지만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고 대한민국국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역시 대한민국 국적자이다.  그래서 일본구청에서 발급하는 정대세의 외국인 등록증에도 그의 국적은 한국으로 명기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글과 우리말을 아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을 조총련계 민족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배웠다.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민단계 학교가 없으므로 불가피하고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러한 영향으로 그는 대한민국국적자이면서도 정신적으로는 북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마음의 조국은 북한인 셈이다.  북한 대표팀도 그를 원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적이다.  북한으로 국적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대한민국정부에 국적포기 신청을 해야하는데 우리 헌법은 아직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적포기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 법률상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북한 대표로 뛸 수 있는 이유는 월드컵 대회의 성격 때문이다.

대개 월드컵을 국가대항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해서는 협회대항전이다.  FIFA에 가입한 각지역 협회의 대결이다.  영국에서 네 팀이 출전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영국에는 영국전체를 관장하는 축구협회는 없고, 지역별로 축구협회가 따로 있다.  흔히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것을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다"라는 표현으로 이야기하는데, 사실 선수들의 가슴에는 태극마크가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마크가 달려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선수가 어느 국적 소속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협회에 속해 있는냐가 중요하게 된다.  다만 이나라 저나라 왔다 갔다 하며 뛸 수는 없고, 평생 한 협회를 위해서만 대표 선수로만 뛸 수 있다.  그러므로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지만, 영국에 아주 탁월한 축구 신동이 있다고 하자.  그가 아직까지 잉글랜드를 포함한 그 어느 나라(어느 협회)의 대표로 월드컵에  참가한 경험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데려다가 대한축구협회에 등록시켜 그가 영국 국적을 보유한 채로 우리나라 대표로 뛰도록 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참고로 역시 대한민국 국적자인 정대세 선수의 형 정이세도 2009년 한해 동안 N리그 노원험멜코리아에서 골키퍼로 선수생활을 했었다.

[수지니닷컴]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