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10월 31일 금요일 늦은 5시부터
함께 한 아이들 : 언제나 그렇듯이 6명
함께 읽은 책 :
모모의 동전 / 위리충 / 토토북
나와 감기걸린 알 / 후나자키 요시히코 / 보림
감기걸린날 / 김동수 / 보림
날씨가 쌀쌀해진게 맞나 봅니다. 감기가 올해도 저를 찾아 와 주었네요. 무슨 책 읽어줄까 했는데 잘 되었다 싶었습니다. 상반기에 읽어준 책에 없길래 감기 관련 책을 가져가기로 했죠. 어젯밤에는 사자 책들을 가져가려 했는데 사람 마음은 참 간사스러워요.
오늘은 신입회원이 참관하기로 한 날입니다. 부산스러울까봐 걱정스러웠는데.... 어찌되었든 10분 전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기다리는데 왠지 걱정이 되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대표님도, 신입회원도 모두 들어가는 곳을 헷갈려 하셨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이야기해놓을걸 제가 별생각이 없었어요. 들어가니 여전히 분주하게 감을 깎고 계세요. 하루종일 하셨는지 껍질이 수북합니다.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누구냐고 물어봐요. 천성이는 책상 밑에 숨어 있고 정신이 없습니다. 다들 앉아서 기다리고 오늘 참관 온 회원들이 있다고 슬쩍 이야기했습니다. 이름까지는 이야기 안했고 그냥 너희들 읽는거 자랑했더니 보러 오셨다고 했어요.
시작은 [모모의 동전]으로 했습니다. 일하러 멀리 갔다가 온 아빠 이야기인데 아이들이 곧잘 들었어요. 대성이랑 영광이는 선명한 그림 보는 재미에 빠졌고 큰 녀석들은 이야기에 빠졌죠. 그리고는 [나와 감기걸린 알]. 제가 감기에 걸려서 가져왔다니까 안 아파보인다며 거짓말이라고 하네요. 약까지 먹었는데.... 이 책은 그야말로 일상이야기가 소복히 들어가 있는 책이라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주사이야기도 하고, 엄마이야기도 하고 다들 떠들썩했어요. 오늘은 분위기가 딱 여기까지였어요. [감기걸린 날]부터 시작해서 산만함을 가눌 수 없더니 결국 마지막 책은 읽지도 못했습니다. 책을 갖고 가서는 오지를 않더라구요. 저 혼자만 있었으면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기다렸다가 읽었겠지만 바쁜 회원들이 짬내서 왔는데 시간 내에 해야하잖아요. 게다가 무슨 일인지 오늘 천성이는 진기랑도 싸우고, 대성이, 영광이랑 번갈아 다투는 바람에 진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안되겠다고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를 외친 후 마쳤습니다. 금희는 아쉬웠던지 혼자서 마저 가져갔던 책을 읽었어요.
나오면서 선생님이랑 이야기하고는 다음주에는 읽으러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말씀드렸어요. 너무 오냐오냐 했는지 선을 넘어버렸거든요. 한 번은 해야할 일 같아서 두 명은 다음 주부터 듣지 말라고 하고 정색 좀 해주고 나왔습니다.
대표님이야 워낙 이런저런 일을 많이 봐서 그러려니 했을텐데 신입 윤정혜씨한테 많이 미안했어요. 먼 곳까지 와서 아이들 잘 듣는 모습 봐도 쉽지 않은 일일텐데 혼내고 말 안듣는 황당한 모습을 봤으니 얼마나 기겁했겠어요. 저도 올해 읽으면서 가장 열받은 날이라 참 걱정스럽더라구요. 신입회원 참관은 참 중요한 일인데 아이들은 돌발 상황을 잘 만들어내니까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어렵네요.
첫댓글 ㅎㅎ 저도 오늘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던 일'을 쓰려고 하는데... 암튼 늘 수고하십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원래 무슨날이라고 잘해야지 하는 날에는 무슨 변수가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수고많으셨어요.. 그리고 감기얼른 나으세요~~
감기까지 걸리셨는데 속상하셨겠어요. 정혜씨도 이해해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