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왜 하필 성분 개수인가?화장품에는 총 3종류의 성분들이 들어간다. 텍스처를 형성하는 베이스 성분(A), 유효 기능을 주는 활성 성분(B), 향이나 색에 관여하는 심미적 성분(C) 등으로, 중요도로 따지자면 B-A-C 순.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각각의 비율인데, 정작 없어서는 안 될 B는 20% 남짓에 불과하다. 제품의 성상을 만들고 보존 기간을 늘리며 바를 때 감성을 충족시키는 A와 C가 최대 80%에 이르는 것. 전성분 개수를 따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분이 아무리 미량 들어 있어도 종류 자체가 많다는 건 피부가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뜻한다. 자극 받은 피부에 수딩은커녕 예상치 못한 더 큰 자극이 주어질 수 있다는 얘기. 하지만 더 나은 효과를 원하는 대중의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 굳이 없어도 되는 성분까지 조금씩 조합해 넣은 제품들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게 현실. 성분들을 덜고 던 끝에 ‘이것만큼은 꼭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만 따져봤을 때 10개 내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WHAT 10개 안에 드는 성분은 무엇인가?우선 보습과 수분 증발 차단에 관여하는 글리세린, 시어버터, 스쿠알렌, 미네랄 오일 및 각종 천연 오일류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을 정제수에 넣어 녹이기 위한 최소한의 유화제도 필요하다. 글리세릴 스테아레이트, 크로로매치콘 등은 피부를 유연하게 해 보습력을 높이면서 유화 기능도 동시에 해 성분 개수를 줄이고자 할 때 애용된다. 물과 기름이 섞인 제품 성상이 온도나 외부 환경에 의해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안정제 역시 꼭 필요한 요소. 이렇게 모인 10개 남짓한 성분들이 자극 받은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함으로써 오롯이 진정과 보습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HOW 부족한 점은 어떻게 보완하나?세 부류의 성분 중 감성적 측면에 관여하는 C를 배제하니 아무래도 사용감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10개 남짓 최소 성분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 관계자들은 선입견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우선 향. 향료를 넣지 않으면 원료 자체의 향을 좋게 커버하지 못해 냄새가 다소 불쾌하다고 여기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원료 자체에 향이 거의 없는 성분만을 선별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 텍스처 역시 마찬가지다. 최소 성분으로 만들 경우 고급스런 텍스처 제형을 구사하기 힘든 것은 사실. 허나 자극 받은 피부일수록 부드럽게 스며드는 텍스처야말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식물성 오일을 블렌딩하거나 유화 성분을 최적화된 비율로 배합함으로써 발림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발라보면 의외로 로션처럼 묽어 부드럽거나 체온에 쉽게 녹는 걸 느낄 수 있다. 보존 성분을 추가로 넣은 다른 제품에 비해 사용 기간이 턱없이 짧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솔루션은 아벤느, 라로슈포제의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외부 공기가 용기 속으로 밀려들어가는 걸 100% 막는 패키지가 그것. 이를 통해 박테리아 증식 자체를 막을 수 있게 된다.
1 이니스프리 더 미니멈 프레시 크림 전성분 10개. 로션처럼 부드럽게 발려 그 촉촉함이 오래간다. 30ml 9000원.
2 아로마티카 유기농 알로에 베라 젤 전성분 5개. 물처럼 가볍지만 알로에베라 잎즙 때문인지 피부에서 영양감이 느껴진다. 300ml 9800원.
3 세타필 모이스춰라이징 크림 전성분 15개. 단단한 제형이지만 문지를수록 속으로 싹 흡수돼 잔여감이 전혀 없다. 85g 1만6000원.
4 라로슈포제 똘러리앙 플루이드 전성분 8개. 점성 있는 토너를 바르는 정도로 가벼워 끈적임 없이 스며든다. 40ml 3만원대.
5 피지오겔 크림 전성분 12개. 살짝 미끄덩하게 발리지만 기름지거나 겉돌지 않는다. 75g 2만7000원.
6 유세린 아쿠아퍼 수딩 스킨 밤 전성분 7개. 꾸득꾸득한 밤 타입으로 피부 겉표면을 코팅하듯 단단히 감싸는 기분. 40ml 1만4000원.
7 아벤느 똘레랑스 엑스트렘 크렘 전성분 9개. 외부 공기로부터 밀폐된 패키지에 담긴 제품. 바른 뒤 피부가 한결 탄탄해진다. 50ml 8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