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열린 한 록 콘서트에 참가한 한국의 록 밴드가 공연도중 일장기를 찢는 일이 발생했고, 이 일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 27-29일까지 일본 나에바 리조트에서 열린 '2001 후지 록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국의 4인조 남성 펑크 록 밴드 '노 브레인'이 무대위에서 일본의 역사교과서왜곡에 항의한다며 일장기를 찢었다.
'노브레인'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이성우씨는 당시 공연 막바지에 미리 준비해놓은 일장기를 입으로 물어 찢고 펑크록으로 편곡된 애국가와 자신들이 작사.작곡한'청년 폭도맹진가'를 불렀다.
이 돌출행동이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네티즌들에게 알려지자 노브레인 공식홈페이지(http://www.cujo.co.kr) 게시판에는 찬반의 글이 쏟아졌다.
ID가 '우라누스'인 한 네티즌은 "일장기 찢는 모습에 감동의 전율을 느꼈다"고했으며 'moouibi'는 "막대같은 정치인들보다 백배 천배 낫다며 국회로 보내자"고 '노브레인'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ID 'psy8354' 등 일부 네티즌은 "찢은 다음에 침뱉고 밟기까지 했어야 한다"며과격한 주장을 했다.
반면에 자신을 '김군'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노브레인의 역사의식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지만 한 나라의 국기를 찢는게 그리 좋은 느낌을 주진 못했다"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일장기 사건에 대한 노브레인의 입장
문사단 홈피(www.munsadan.co.kr)에서 발췌
다음은 공연직후 노브레인이 일본쪽 매스컴과 했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공연중 대동아기(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국기)를 찢은 일에 관하여-
우리는 그저 음악을 하는 한국의 청년들일 뿐이다.
정치문제에 대해서 아주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를 애국자라 자처하지도 않는다. 우리의 노래 가사들을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사회적으로 불건전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다만 한국에서 온 노래하고 연주하는 놈들로서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얌전히 노래만 부르고 사라지자니 한국에서 최근 접했던 뉴스들이 머리속에서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꼴을 가만히 참고 있을수가 없었다.
어느 나라건간에 꼰대들과 개새끼들은 존재한다.
그 꼰대새끼들이 당당하게 펴낸 교과서를 한국에 살고 있는 인간으로서 그냥 가만히 앉아 있기에는 우리의 타고난 잡놈 기질이 용납하지 않았다. 우리가 일장기가 아닌 대동아기를 찢고, 'Fuck japan'이 아닌 'Fuck Japanese Imperialism'을 외친것은 그런 일본내부의 몇 몇 꼰대새끼들에 대한 우리의 자세였다. 그들에게 그만큼 효과적이고 충격적인 퍼포먼스가 어디 있겠는가?
부디 이번 일이 일본 자체를 대상으로 한게 아니라 그 빌어먹을 극우세력들을 향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역사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언제나 달라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역사적 사실 자체가 달라지는 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