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기질 (Born Pirate)
"우리는
금지된 것을 욕망한다."
라캉 Jacques
Lacan 1901~1981
서양에서는 남자라면 모두 한 번 쯤은 해적이 되고자 하는 꿈을 꾼다고 합니다.
얼마나 자유롭습니까? 저도 Copyleft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모두 한 번 쯤은 해적질을 해 본 경험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음악 만을 예로 든다면 좋아하는 음악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해서 듣는 것입니다.
듣고 싶은 걸 여러 가지 사유로 못 듣는 경우 욕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복사해서 듣는 것이겠지요. 물론 원본이 갖고 있는 아우라(Aura)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다락에 오면 갖고 싶은 것이 참 많습니다. 김대표님의 대인배다운 아량, 매킨토시 스피커, 수 많은 음악
CD, DVD 등. 물론 디지털 해적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것들입니다. 엊그제 시벨리우스의 "학이 있는 풍경," 다 있는데 그 곡만 없어서 한 동안 인터넷 바다를 돌아다녔는데
Naxos에서 flac으로 $2.50에 팔고
있더라구요. 물론 DVD가 아니니 다락에 와서 한 번 보고
들은 것으로 만족하고 flac 파일은 언젠가 다른 날 다른 물길에서 건지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매킨토시가 없어서 건져봤자겠지만....
MP3야 말로 해적질의 주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별로입니다. 영혼이 빠진 소리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요즘은 FLAC이나 APE
형식의 파일로 대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FLAC은
Free Lossless Audio Codec을 줄인 말이고, APE은 인류와 비슷하니
음악으로서도 원음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밖에 다른 종류도 무손실(Lossless)이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대세는 역시 FLAC입니다.
이런 파일들을 재생하는 프로그램 또는 앱도 역시 중요합니다. 모바일
쪽에서는 "카프리치오" 같은 앱이 앞서가고
있기는 하지만 완성도를 보아 Foobar 2000 적극 추천합니다. 아직
모바일용 앱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곧 출시될 예정이라니 역시 가슴 설레는 나날이 되게 합니다. 멜론이나
곰 오디오 등 MP3 전용 플레이어들로는 아무래도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하는 파일들이 많은데 Foobar 2000은 PC 용으로는 든든한 무기가 되어주는 편입니다. 혹시 이런 디지털 "바가텔"에 관심 있는 분들은 댓글 주시기 바랍니다. 성심껏 답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음악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이기 위해서는 해적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절박함을 글로 적어 또 하나의
유리병에 띄워 보냅니다. 이제는 바닷물도 디지털로 변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심장 박동처럼 영원히 변하지 않는 2 박자 파도 소리(음악)는 남아있다는 것으로 작은 위안을 삼아봅니다. 앞으로 딱딱하지만 피할 수 없는 PC-FI와 관련된 이야기도 가미해서
또 편지 올리겠다는 약속 드리고 오늘은 이만 피아노 뚜껑을 덮습니다.
첫댓글 학(Crane)과 죽음(Kuolema)의 관계에 대한 김대표님의 해석이 감명 깊었습니다. 저는 이 텍스트를 오래전 "모래시계"의 테마곡으로 사용된 러시아 민요 "백학"에서 찾아 보았었는데... 핀랜드의 시벨리우스도 역시 북쪽이라 그런지 학과 죽음을 연관시키는 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어쨌든 벡학의 가사 중에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학이 되어 날아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양한 텍스트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겠지만 모래시계의 백학도 너무 좋습니다. 모짜르트의 레퀴엠만큼이나 감명을 주는 것은 역시 학이 죽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