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2. 9. 음력 설 연휴 첫날이다.
양력설에 이미 많은 인사말을 주고받은 탓일까?
막상 음력설을 맞이하고 보니 따로 나눌 덕담이 생각나질 않는다.
그래도 굳이 찾아내서 친구님들과 나누고 싶은 한 마디는
“우리 모두 새해에도 아프지 말자.”정도이지만,
해놓고 보니 그도 그럴싸하고, 그보다
더 좋은 말도 없어 보인다.
그거 참.
친구님들 모두,
진짜 아프지 않고 편안한 한 해되시길······.
밤이 늦었지만 오늘이 작은 설날, 까치설날이다.
그러나 어째, 옛날 같은 명절 기분이라고는 나질 않는다.
나이 한 살 더 먹는 일 외에 딱히 할 일이 없으니
그저 별 볼일 없는 연휴려니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2~30여 년 전까지 만해도 이맘때쯤이면
명절이랍시고 시골동네 공터마다 자가용차들이 줄을 서고,
골목골목에 찌짐 굽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고
집집마다 가족들끼리 모여 노느라
동네방네가 시끌벅적했다.
세월이 무상함을 내 모르는 바 아니지만,
부모님 생전에 우리 집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아들 6명, 며느리 6명, 손자들까지 모여 온 집이 북적거렸다.
어머니께서는 명절 차례 상 준비하는 그 바쁜 와중에도
자식들 먹일 거라고 따로 장어탕 끓여놓으시고,
‘호레기 젓갈’ ‘어리굴젓’ 담가놓으시고,
방마다 장작 군불 때 놓으시고,
막걸리 걸러 놓으시고,
우릴 기다리시고 그랬는데······.
그 뿐이던가?
모처럼 형제간에 모여 밤늦도록 노는 걸 보시며
그렇게도 마음 흡족해하셨는데······.
어쩔까나,
이제 그런 일들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고 말았다.
아 옛날이여!
내일 설날에는 뭘 할까?
조상님들께 올리는 차례마저 서울에서 모시고 있으니
설날 아침이라지만 특별히 할 일이 없다.
조상님들 산소에 성묘를 다녀와야지만
차가 밀려 고생할 걸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고.
- 끝 -
친구님들,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설 쇠세요.
또 봅시다.
안녕!
첫댓글 아프지 말고
올해도 풍성한 행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설명절 잘 보내세요.
이제 막 대식구(?) 치송하고 놀이터에 앉았습니다.
역시 명절은 많은 식구 북적거리는 맛이 있어야 제격이지요.
손자,손녀 세뱃돈 주고 제 부모한테 몇배로 수금(?)하고 남는 장사입니다요.
그래도 아무리 머라캐도 옛날 우리 어릴 적 명절맛만 하리오.
아! 그리웁구나.돌아 오지 못할 그 시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