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것
장성숙 / 극동상담심리연구원, 현실역동상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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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 같아 PT를 받기로 했다. 단련의 강도를 조금씩 높이기 때문인지 매번 힘들었다. 그러자 트레이너는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병행하라고 하였다.
매번 마사지해 주던 사람이 바뀌어 다른 사람이 맡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평소 때와는 달리 세게 마사지를 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새벽 명상할 때 시큰시큰하는 통증이 감지되었다. 그리하여 호흡에 집중하던 마음을 통증 쪽으로 옮기는 순간 ‘아!’ 하고 환해지는 게 있었다.
영어에서 ‘나’라는 개인을 individual이라고 한다.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in이 나눔을 뜻하는 dividual 앞에 붙어 더는 나눌 수 없다는 의미로 그 단어가 쓰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어휘는 인격체에나 적용되는 것이지 않을까 한다. 나라는 인격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얼마나 쪼개느냐에 따라 수천, 수만 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도 조금 세게 눌렀다고 시큰거리고, 배는 들숨과 날숨으로 쉼 없이 움직이고, 맥박은 맥박대로 뛰고, 그러는 동안에도 손톱이나 발톱 등은 열심히 자라날 테고….
각각의 요소들은 자기 특성대로 움직이며 여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변화를 나타낸다. 모든 것들이 이렇게 그때그때의 조건에 따라 달리 움직이는데, 어찌 이들을 내 뜻대로 돌아가게 하겠는가.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나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도 이럴진대, 외부의 것들은 말할 나위도 없지 싶다. 각자 자기 특성대로 살아갈 따름일 테니.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일까?
무엇보다 구하는 바가 없어야 할 것 같다. 원하는 게 있을 때는 욕심을 부리게 되고, 그러면 노여움이나 슬픔이 따르게 마련이다.
문득 드는 생각은 너나 나나 모두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끝없이 흐르는 그 흐름에서 우리에게 할애된 시간은 아주 짧다. 이러한 잠시를 살아가면서 뭘 그리 바라고 애달파하는지!
죽은 듯이 살자는 건 아니다. 나름의 의도를 내는 존재니까 방향 정도만 잡아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근육의 시큰거림을 통해 모든 게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느꼈고, 그 어느 것도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걸 알았고, 나아가 잘 사는 지름길이란 구하는 바가 없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늦게나마 수행의 길에 들어선 덕분에 이렇게 하나하나 깨달아지는 게 있다. 그래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해요,,
영과 육 강건하세요...
수영장에서 만난 6,70대 여인들
여기저기 통증 호소? 서로 나누고 있네요...
통증으로 충만한 시니어들....
저야말로 늘 감사드립니다.
오늘 한국에는 봄 비가 충분하리만큼 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봄 가뭄이 없다고 합니다.
부디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