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두 도둑이 재판을 받으러 판관 앞에 끌려왔다.
한 도둑은 소를 훔친 소 도둑이고, 다른 도둑은 닭을 훔친 닭 도둑이었다.
소 한 마리 값은 천 량이고 닭 한 마리는 한 량이었다.
간단한 도둑질 사건이라 판관은 쉽게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런데 평소 판관과 가깝게 지내던 소도둑은
자신을 잘 봐달라고 판관에게 8번에 걸쳐 8,000량을 손에 쥐어주었다.
재판이 있는 날 고민을 하던 판관은 먼저 닭 도둑에게 물었다.
피고는 어떻게 닭을 훔쳤나?
닭 도둑은 대답했다.
"길을 가는데 대문이 열려 있길래 한 마리 잡아서 나왔습니다."
그러자 판관이 다시 물었다.
"닭이 크게 소리 낼 텐데 어찌 잡았나?"
닭 도둑은 말했다.
"닭이 소리를 내기에 모가지를 꽉 잡고 숨을 못 쉬게 해서 잡았습니다."
이어서 판관이 소 도둑에게 물었다.
"피고는 어떻게 소를 잡았는가?"
소 도둑이 대답했다.
"저는 그냥 소 밧줄이 있길래 밧줄만 잡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까 소가 따라 왔더라고요."
드디어 판관이 판결을 내렸다.
"소도둑은 밧줄만 잡은 거고 소가 제 발로 왔으니 무죄를 선고한다.
그리고 닭도둑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 죽여 잡았으므로 도둑질 3년, 동물학대죄 3년 총 6년의 징역형을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