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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은 1942년 생이다. 옛날 같으면 구들장을 지어도 남을 나이다. 흔히들 나이
다 알다시피 김성근 감독은 일본에서 태어나 거기서 교육을 받으며 자라 스물 두살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의 모태고향은 일본이고, 거기서 지금의 신념이 된 인생관의 씨앗이 자랐다. 어른들이 흔히 쓰던 일본말 '곤죠'라는 말이 있다. 일제시대에 왜인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지독하고 끈질기게 행패를 부린던 모습이 연상되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서 그말은 나쁜 뜻으로 쓰인다. 그러나 일본에서 곤죠(根性, んじょう)는 강한기질과 포기하지 않는 성깔을 의미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견디며 싸우는 걸 곤죠라 한다. 고양원더스 감독시절 절망에 빠진 젊음들을 혹독하게 단련시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그였다. 그런게 바로 '곤죠'가 아니면 무엇이었을까!
일본에 있던 아버지가 어린 나에게 기념품을 하나 보내준 적이 있다. 조그만 香木에 한자로 두 글자가 세로로 새겨져 있었다. '根性'이었다. 일본발음으로 '곤죠(こんじょう)'라고 읽는 줄 어린 그때는 몰랐다. 구들장을 등에 지고 살아야 하는 나이임에도 野神을 태우는 불꽃의 원천은 이 '곤죠(根性)'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한화팬은 아니다. 다만 야신의 골수팬으로 한화경기를 응원한다. 때론 발을 구르고 때로는 환호한다. 요즘 사는 재미다! '곤죠'를 부리는 야신의 이번 시즌 결말이 궁금해진다.
‘불꽃 남자’ 김성근, 한화그룹 얼굴 됐다 모기업 캠페인 광고 ‘나는 불꽃이다’ 출연…‘이글스 신드롬’ 한몫 서지영 기자 <일간스포츠> 입력 2015년 7월 29일
'야신'이 한화 이글스 야구단을 넘어 모기업의 얼굴이 됐다. 한화그룹은 최근 김성근(73) 감독과 선수, 팬을 주인공으로 한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한화가 그룹차원에서 야구단 감독을 광고 모델로 활용한 건 지난 2009년 '국민감독'으로 떠오른 김인식(68) 전 감독 이후 처음이다. 한화 그룹 관계자는 "'한화극장'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이글스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화그룹 안팎의 자부심으로 연결된다"며 김성근 감독의 광고 모델 채용 이유를 전했다.
◇ '자신을 믿는 자에게 기적, 불꽃 한화'
한화그룹 광고는 '나는 불꽃이다'라는 주제 아래 감독편, 선수편, 팬편까지 총 3편으로 구성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김성근 감독이 주인공으로 나와 내레이션까지 한 광고다. 평소처럼 대전구장에 나와 선수단을 지휘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발음으로 성실하게 표현한 내레이션은 깊은 울림이 있다.
"나에겐 소중한 것이 있다. 자신감이 있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적이 온다는 믿음. 그리고 그 기적을 세상에 보여주고 있는 우리의 선수들, 그 모든 것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나 자신을 불태운다. 나는 불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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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관계자는 "지옥의 펑고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카피에 활용했다. 직접 내레이션을 맡아서 광고의 진정성을 높였다. 리더로서 김성근 감독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의 지향점을 온전히 담았다. 이 관계자는 "도전, 헌신, 믿음, 사랑, 가족애, 신뢰, 장인정신, 의리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가슴속 불꽃을 소개해 소비자들의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
한화는 올 시즌 야구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 FA(프리에이전트)와 외국인 선수 영입, 트레이드 등 구단이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을 아낌없이 내주고 있다. 다수의 일본인 코치를 영입하는 등 한화는 선수단과 코치진이 10개 구단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최하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팀 연봉은 우승팀 삼성에 이은 2위다.
특히 실패 가능성이 크고 투자액도 만만치 않은 외국인 선수 교체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2회)를 모두 채운 팀은 한화, kt, 두산 뿐이다. 55만 달러를 받고 입단한 모건은 부진 끝에 방출됐고, 교체 외인 폭스를 데려왔다. 지난 24일 외국인 투수 유먼을 방출하고 새 외인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김성근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야구단 운용에 투입되는 돈이 적지 않지만, 이글스를 바라보는 팬의 염원이 상당하다. 이글스가 예년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모기업의 얼굴이 됐다"고 말했다.
2010년 일본 NHK방송에서 만든 김성근 감독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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