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산업공학과를 소개합니다
서울대 공대 이야기 '공대상상' 2017 겨울호 (Vol. 22)
글 기계항공공학부 1,
노치윤
편집 재료공학부 1,
심수정
공상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은 ‘산업공학과’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흔히들 공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계공학과나 전기공학과보다 생소해서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Apple 사의 팀 쿡(Tim Cook) 최고 경영자,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 등 산업공학과 출신의 사람들이 사회의 여러 분야를 이끌고 있습니다.
또,
산업공학과는 많은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산업공학과를 ‘공대 안 경영대’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공대에 경영대가?’ 하고 의아해할 독자 친구들을 위해 지금부터 산업공학과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산업공학과란?
뛰어난 기술만으로는 복잡한 세계 시장을 사로잡기에 역부족이에요. 기술을 활용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느냐가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열쇠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방법을 공부하는 곳이 바로 산업공학과입니다! 공대의 다른 학과들은 특정 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것과 달리 산업공학과는 기술뿐 아니라 관련된 산업 과정 전체를 설계합니다. 그래서 공학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학과라고 하기도 하죠.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산업공학과는 기획부터 설계, 생산, 유통 등 각 과정에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공부한답니다. 산업공학과의 경우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큰 과정에 대해서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특정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세부 지식만 더해진다면 어떤 산업분야로든지 진출할 수 있다고 해요.

산업공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산업공학과에서 배우는 주요 학문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➊ 경영과학
다양한 수학적 모형이나 통계적 모형을 이용해서 시스템을 경영하고 운영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한 가중치를 풀어나가는 학문입니다. 즉, 미래를 예측하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각 경우에 대한 최선의 접근 방법을 공부하는 분야입니다.

➋ 인간공학
인간의 행동과 생각을 공학적으로 접근하고 인간과 인간이 사용하는 물건 사이의 상호작용을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인간공학 연구에 대해 예시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은 인간공학 연구자들이 한국인의 손목에서부터 엄지손가락 끝까지의 거리를 조사하여 나타낸 그림입니다. 자료와 같이 손목에서 엄지손가락 끝 사이 길이의 성별 연령별 퍼센트 비율을 통해 한국인 남성 90~95%와 한국인 여성 대부분이 5인치 스마트폰(대각선 길이가 127mm)을 사용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인간공학 연구를 통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겠죠?

➌ 데이터 과학
데이터 과학은 다양한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유의미한 성질을 도출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분야입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복합적으로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능력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학, 통계 지식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죠.
이제 산업공학과가 어떤 학과인지 아셨나요? 폭넓게 공부하는 만큼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고, 자칫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공대의 다른 학과와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학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Step 1. 산업공학과에 대한 궁금증
글 화학생물공학부 2,
노주현
편집 에너지자원공학과 1,
김주원
>>>
산업공학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요?
산업공학과의 이름을 들었을 때, 고등학교 때 배우는 기초 과학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학과에 대한 감을 잡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저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정보를 찾아 다녔어요. 산업공학과는 어떤 학과이고 무엇을 하는지, 칼럼이나 대학 페이지를 통해 찾아보기도 했고, 직접 대학교를 방문해 캠프도 참여했어요. 뿐만 아니라 산업공학과 관련된 『경영학 콘서트』나 『불멸의 이론』 같은 책들을 읽어보며 산업공학에 대해 감을 잡고, 비로소 체계적인 꿈을 설계할 수 있었죠.
>>>
산업공학과에 들어오기 전에 과학이 아닌 경영과 관련된 지식을 배울 필요가 있나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지식은 기초적인 수리 능력과 사고력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산업공학은 과학적, 수학적으로 경영학만이 아닌 다른 분야까지 폭넓게 다루는 학과이다 보니 굳이 경영이라는 한 분야에 관한 지식을 미리 습득해 오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인 경영업무에 있어 사회과학 분야(경제, 경영 등)의 학문 역시 산업공학도에게 필수적이지만 굳이 미리 습득해 오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
산업공학도로서 필요한 자질과 덕목이 무엇인가요?
산업공학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생각해 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즉, 어떠한 시스템에 대해 빠르게 이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재구성해 내는 창의적인 능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산업공학과는 생각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분야들을 다루고, 그 분야들을 조율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한 학문을 깊게 파는 것보다 여러 가지 다양한 학문을 배워서, 한 사건을 더 넓게 보는 안목, 소통 및 정보 전달 능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
산업공학과와 경영대학의 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산업공학과와 경영대학의 가장 큰 차이는 경영을 바라보는 초점의 차이입니다. 각 학과에서 배우는 과목들의 리스트를 보시면, 경영대학의 전공과목들은 경영자로서 조직 대 조직, 인간 대 인간 같은 ‘관계의 관리’(조직행위론, 인사관리, 노사 및 고객관계, 마케팅 등)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산업공학과의 과목들은 실제 경영을 하거나 현장에서 쓰이는 수리적 기법(최적화, 경제성 공학, 공급망 관리, 데이터마이닝 등)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또한 산업공학과에선 경영 외에도 제조, 물류, 통신, 컨설팅, 의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의 시스템적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을 최적화하는 융합적인 기술을 배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대학에 와서 직접 느낀 산업공학과는 고등학교 때 생각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고등학교 때 생각했던 산업공학과는 공학과 관련된 산업의 경영학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물론 경영자 또한 산업공학도의 한 진로가 될 수 있지만, 대학에 와서 바라본 산업공학도의 진로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앞서 말했듯 기업의 경영진으로 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 금융, 정보통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실제로 졸업한 선배들 또한 매우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습니다.

▲ 산업공학의 범위(출처: www.linkedin.com)
>>>
요즘 산업공학의 주요 분야로써, 경영도 제조도 아닌 ‘인간공학’이 뜨고 있다고 들었는데, 인간공학이 무엇인가요?
인간공학이란 ‘인간과 그들이 사용하는 물건 간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산업 체계 및 우리 삶에 있어 어떠한 일을 작업하는 데 안전성, 능률성, 쾌적성, 편의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학문이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사람의 패턴을 분석해 그 사람에게 알맞은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거나, 일할 때 의자나 책상을 신체에 편하게 설계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인간공학은 이렇듯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사람’을 위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편의’를 추구하는 공학을 직접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죠.
Step 2. 연구실 인터뷰 - 경제성 분석연구실 이덕주 교수
글 건설환경공학부 2,
이광재
편집 건축학과 2,
문한세
>>>
교수님이 연구하시는 경제성 분석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줘요.
여러분은 공학과 경제가 서로 가까운 학문이라 생각하나요? 보통, 자연과학은 현상들을 탐구하고 지식을 쌓아나가는 것에 그 목적이 있고 공학은 그것들을 이용해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 목적이 있어요. 그 때문에 공학과 경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공학이라는 것은 결국 어떤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인데, 이때의 가치는 경제개념과 관련이 있어요.
공학적 산출물의 경제성이 산출물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제품개발, 설계, 시장진출, 사후관리에서의 경제성을 판단하게 됩니다. 경제성 분석 연구실에서는 기술과 공학이 중심이 되는 모든 시스템의 경제성을 평가하고, 이 평가의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어요.

>>>
교수님께서 경제성 분석 연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산업공학과 학부생이었지만 4학년 때에 경제학과 대학원 진학을 고민할 정도로 경제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때는 경제학을 공부하려면 공학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공학에서 또 다른 면의 경제학을 볼 수 있었어요. 그 때문에 산업공학과에서도 충분히 경제학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공학에서 경제학이 필요함을 느꼈어요.
>>>
최근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이신가요?
요즘은 에너지 관련 사업에 관심이 있어요. 신재생 에너지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적합하지만, 경제성이 있는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왔어요. 세상을 바꿀 기술로 꼽히는 스마트 그리드, 신재생 에너지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에요. 하지만 전문가의 관점에서 봤을 때 무조건 신재생 에너지가 화석 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화석 연료의 가격 불확실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적용해보면 신재생 에너지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
>>>
경제성 분석 이외에도 산업공학은 다른 공과대학의 전공들과 성격이 많이 다른 것 같은데,
산업공학을 배우는 데 필요한 소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산업공학을 배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소양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 싶어요. 산업공학은 특정한 뿌리가 없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때문에 산업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학문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질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관심을 가지다 보면 애정이 되고,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어요.
한두 가지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산업공학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다양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산업공학도로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다른 공과대학의 전공에는 없는 산업공학과만의 특색은 어떤 것인가요?
산업공학은 어떤 문제가 주어지든지 해결을 하려고 하는 학문이에요. 때로 다른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면 그 분야의 사람들을 모아서 기초지식을 배우고 같이 토론하면서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 나갑니다. 그것이 산업공학의 임무이기도 하고 특색이기도 합니다. 로켓을 쏘아 올릴 때의 궤도 계산, 저항, 회수 등의 물리 문제들은 관련된 분야의 전공자들이 해결하겠지만, 그 외의 부수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산업공학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것을 바라보면서 전체적인 시점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해요.
경제성 분석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물리적 법칙을 발견하는 것은 몰랐던, 그러나 객관적인 사실을 발견해 내는 것이지만 경제성을 평가하는 것은 상황에 맞춰서 만들어나가는 것이에요. 이처럼 산업공학에서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들을 밝혀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점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만듭니다.
>>>
마지막으로 산업공학 혹은 공과대학 진학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산업공학이 다른 고전적인 공학보다는 학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해요. 대한산업공학회에서도 『스마트 세상을 여는 산업공학』이라는 책을 냈는데, 산업공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는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문・이과가 나뉘어 있지만, 이과인데도 문과 성향이 있는 친구들은 산업공학과에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산업공학을 잘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에요.
Step 3. 연구실 동향
휴먼 인터페이스 시스템 연구실(Human
Interface System Lab)
금융리스크 공학 연구실(Financial Risk Engineering Lab)
연구실 동향 내용은 용량 관계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