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원 신부 인보성체수도회 심포지엄서 밝혀
한국인 최초의 박사 신부였으나 가난한 이들과 고아들의 구호에 더 관심을 갖고 활동한 인보성체수도회 설립자 윤을수(라우렌시오, 1907~1971) 신부. 윤 신부의 이런 사회사업 활동을 개인 차원이 아니라 천주교 사회사업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상원(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장) 신부는 16일 전주 인보성체수도회 본원에서 열린 '윤을수 라우렌시오 사제의 사상과 영성'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윤 신부는 한국천주교회 사랑 실천의 핵심적 조직인 한국인보회(Caritas Coreana)를 국제적 연대활동으로 확장시켰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회사업가 윤을수 신부와 국제 카리타스 활동의 역사적 의미'에 관해 발표한 장 신부는 윤 신부가 1950년에 설립해 1961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한 한국인보회가 1954년에 국제 카리타스에 등록됐다는 기록을 토대로, 윤 신부의 사회사업 활동이 "개인이나 교구나 수도회 차원이 아닌 한국인보회 차원에서 비롯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보회의 라틴어 표기 Caritas Coreana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이름의 라틴어 표기와 같은 것으로, 윤 신부가 설립한 한국인보회가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전신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윤을수 신부가 한국카리타스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구로 발전시키고자 했으나, "서울교구 내의 사회사업기관 가운데 하나로 머물다가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30년사」)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하지만 장 신부는 한국인보회가 1954년에 국제 카리타스에 등록됐음을 「독일 카리타스 75년사」의 기록을 근거로 새롭게 밝혀내고,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윤 신부가 그해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사회사업 총회에 참석해 등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장 신부는 이를 토대로 △이미 50여 년 전에 보편교회 안에서 국제적 연대를 통해 한국 천주교 사회사업을 세상에 알려온 윤 신부의 업적을 기려야 하며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다른 이름인 한국 카리타스의 역사도 재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보성체수도회 총원장 김주희 수녀는 이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자료를 찾아서 규명해야 할 문제"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밖에도 △긍정심리학에 근거한 윤을수 신부의 행복론(김주희 수녀) △아우구스티누스 사상 및 영성과 교회 문헌의 관점에서 본 윤을수 신부의 사상과 영성(박종대 교수) △초기 그리스도교 마음영성 안에서 바라본 윤을수 신부의 마음 영성(곽승룡 신부) △가톨릭운동과 윤을수 신부의 활동(여진천 신부) 등이 발제됐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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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을수 신부 사상과 영성에 관한 심포지엄이 전주 인보성체수도회 본원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 제공=인보성체수도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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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을수 신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