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0년 전에 통나무집의 기초 ①②③을 정리 해 올린바 있다. 또한 그 후로는 실제
공사하는 과정에서 매번 기초공사의 중요성 및 시공 상세설명을 반복했고, 진화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하실구조 외에 크롤스페이스까지 기초의 개념을 확대시켰다.
비봉통나무집에 이어 두 번째 ‘행복한집짓기표’통나무집이었던 소양통나무집에서는
그 개념을 알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크롤스페이스(Crawl space)를 만들었던 것인데,
그 발상은 매우 원초적이고 단순했다.
‘잘 만든 줄기초 안을 흙으로 메워 없애는 게 아깝다. 그 공간을 살리면 급배수배관과
전기배관 일부를 아래로 노출시킬 수 있으므로 사후 장기적인 유지보수 관리에 이롭다!’
줄기초/되메우기 방식은‘횡성북천통나무집’과‘영월운학통나무집’기초공사과정에서
충분하게 설명해 드렸고...
속리산통나무집에서 처음으로 건축주에게 ‘Crawl Space’방식을 제안했으며 그 이후
집짓기는 그동안 해당 게시판에서 보셨다시피 지하실이 아니어도 최소 크롤스페이스를
추천하면 고맙게도 집주인들이 모두 호응해 주셨으니... 매우 감사하다.
기본원리는 첫째, “급배수 배관을 노출하여 장기적인 유지관리를 가능하게 만들자!”
둘째, 기초상부(1층 바닥 판)를 목구조로 만들어 (겨울철)기초콘크리트로부터 전달되는
냉기를 확실하게 끊음으로써 “바닥 난방의 단열효과를 높이자!”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작업공정에 훨씬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우선 지하바닥을 전부 매트기초로 만들고 그 위에 줄기초를 세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땅을 1미터 이상 파 내게 되는데 이는 ‘동결선’확보 및 지반과의 수직
마찰력으로 인한 기초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지하의 내력구조(벽체/기둥자리)는 필요에 따라 콘크리트나 목재로 만들고 통풍이나
지하공간의 원활한 대류순환을 위해 반드시 내 외부를 관통하는 통풍구를 설치한다.
제작년 가을 횡성강림통나무집 기초 하부마감을 하면서 통풍구에 캡을 씌우는데 바로
옆집 주인장께서 이 과정을 지켜보시더니 걱정스런 표정을 하며‘여기는 겨울에 영하
20도가 넘는 날도 많은데...’하셨는데, 온도계가 달려있지 않은 강림은 모르겠으나
금당통나무집 지하에 달린 온도계를 보면 한겨울에도 영상 6 ~ 8도(평균)정도였단다.
지하에서 통풍구마다 스티로폼으로 덮개를 만들어 끼워 넣은 강림은 더 높지 않을까?
(평창 금당통나무집에 설치된 통풍 벤트. 처음에는 원형 캡을 사용하였으나 봉평부터
이런 형식으로 바꾸었음. 마루 최상단에 설치하여 장선사이마다 통풍이 되도록 유도)
이게 가능한 이유는 내부 공간 위아래 온도차에 의한 대류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다음 이렇게 만들어진‘U’자형 콘크리트지하구조(줄기초) 위를 목조프레임+마루
합판+방수시트로 덮고 다시 방부목재로 토대를 깔아‘ㅁ’자로 1층 바닥을 완성한다.
그리고 지하공간의 방수 및 결로 예방을 위해 줄기초 외부를 되메우기 전에 발수제를
2회 이상 바른 다음 그 위에 아스팔트 프라이머(경우에 따라서는 여기에 다시 비닐)
여기에다 보온과 방수층보호를 위한 단열재시공, 마지막으로 부직포를 감싼 유공관을
돌려 그 말단을 배수처(구)에 연결하거나 커다란 물집을 만들어 그 위를 자갈로 덮은
다음 흙을 되메우는 순서로 땅속에서 물길을 확보하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은 기존의
줄기초나 값싼 통기초에는 없는(불필요한) 공정이다.
이처럼 잘 만들어진 공간은 내경 높이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저장고나 특별한
목적의 창고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급수 및 배수배관을 노출시킴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시설의 유지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
특히 급수는, 좀 더 큰 배관 파이프 안에 일반 파이프와 부속자재를 넣어‘이중배관’
함으로써 벽체 안에 매입된 급수배관에서 언젠가 발생할지도 모를...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불안이 말끔하게 해소된다.(이중배관박스에 배관된 냉온 급수파이프)
크롤스페이스를 분명하게 천명하기 시작한 속리산통나무집과 이어진 포천통나무집은
순수한의미의 Crawl Space(앉은걸음으로 다닐만한 낮은 공간)으로, 양평통나무집과
봉평 통나무집 및 횡성 강림통나무집은 내경 약1.5미터의 반 지하 구조 그리고 평창
금당통나무집은 높이2.4미터인 온전한 지하실이 더할 수 없이 확고한 기초를 겸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부분 되메우기 줄기초로 계획을 잡았으나 크롤스페이스 등 지하
구조의 장점을 설명하면 건축주들이 추가비용을 감수하며 기꺼이 받아들였고 실제로
공사단계에서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다른 한 편 기초상부 즉 1층 바닥을 목조프레임으로 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닥 단열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북미와 북유럽 그리고 역시 바닥 난방을 하지 않는
일본까지 대류식 난방만으로 각기 필요한 정도의 난방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이유는
콘크리트를 통해 전달되는 외부의 냉기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목구조방식으로 바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우리와 비슷한 습식 바닥(엑셀)설비를
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나 거의 대부분은 여전히 목구조로 바닥을 만든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현재‘과하다 ’할 정도로 단열을 강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난방
설비와 단열에 매우 민감한데, 줄기초이든 통기초이든 대부분 1층 바닥이 콘크리트로
되어있기 때문에 난방설비(엑셀 작업)하기 전에 스티로폼 등으로 바닥과 측면을 메워
1차 단열을 한다. 나 역시 한 때 스티로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경량
기포콘크리트로 바닥단열을 하는 시행착오가 있었으며, 스티로폼을 사용하더라도 목조
프레임 위에 깔면 당연히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음이다.
그럼에도 Crawl Space 를 포함한 지하실구조 방식의 기초에는 유일한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건축비란 ‘공간을 만드는 비용’이다. 기초와 골격, 단열과 창호, 외부(포치)공간,
여러 마감자재... 그러므로 내용을 보지 않고 단순하게 나누기하는‘평당건축비’는
올바른 선택과 판단 기준이 아니다. 행복한집짓기의 통나무집이 다른 통나무집보다
조금 더 비용이 드는 까닭은... 나중에는 절대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공정마다 바로
이런 내용들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비용을 반 이상 줄이고도 튼튼한 기초를 만드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