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6월 9일(금)*
▲전쟁영화 속 음악①
◾홀로코스트 고통 속에서도
▣The Pianist(피아니스트)
◀쇼팽, 발라드 No1 G Minor op23
◀쇼팽, 녹턴(Nocturne)
No20 C-Sharp Minor
◀쇼팽, 화려한 대폴로네이즈 G 장조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è bella)
◀호프만의 이야기 中 뱃노래
◀La vita è bella(인생은 아름다워)
(Nicloa Piovani)
▣Schindler’s List(쉰들러 리스트)
◀Main Theme(존 윌리엄스)
◼이작 펄만(Itzhak Perlman)
+LA 필하모니
◉5월 말부터 피기 시작한
한련화(旱蓮花)가
뒷 돌담 사이를 채우며
여름을 예쁘게 펼치고 있습니다.
붉은색, 노란색, 주황색
꽃잎의 짙은 색깔이
여름꽃답게 강렬합니다.
지금부터 서리가 내릴
11월까지 150일 이상을
피고 지면서 함께 갈
친구입니다.
◉백일홍이 피고 지면서
백일을 간다지만
한련화는 그보다 훨씬
오랫동안 꽃을 보여주는
뭍의 연꽃입니다.
이름 자체가 마른 땅(旱)에서
피어나는 연(蓮)꽃입니다.
해마다 가장 오래 함께할
꽃이지만 한해살이라
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쯤 되면
이별해야 하는 게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
그래도 다음 해면
금방 만날 수 있어 괜찮습니다.
◉이듬해 봄에
씨가 떨어진 곳에서 곧바로
싹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색깔별로 씨를
받아두었다가 봄에 심으면
발아율이 거의 95% 이상입니다.
마른 땅, 기름진 땅 가리지 않고
어김없이 싹이 나고
이윽고 꽃이 핍니다.
지금 보는 꽃들이 그렇게 해서
올해 만난 한련화들입니다.
◉하얀색의 잎맥 9개가
사방으로 퍼져 있는 잎은
방패를 닮았습니다.
오늘 새벽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잎에 맺힌 물방울이
구슬처럼 굴러다닙니다.
영락없이 작은 연꽃잎입니다.
꽃을 거꾸로 보면
투구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 이 꽃은
승전화(勝戰花)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트로이 전사가 흘린 피에서
피어난 승리의 꽃입니다.
◉끊임없이 피고 지는
꽃잎 아래는 상투 모양의
꿀주머니 거(距)가 달렸습니다.
벌과 나비가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좋아합니다.
비타민 C와 철분,
미네랄 등이 많아
식재(食材)나 꽃차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비빔밥 위에 고명으로
얹어진 한련화는
식탁을 화려하게 만들면서
입맛까지 돋우어 줍니다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에
들어가는 잎도 역시
식감이 좋습니다.
◉유관순 열사의 삶을 담은
전기소설 제목이
‘한련화’입니다.
이 꽃이 애국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거칠고 메마른 땅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우는 한련화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자기 것을 지키려는 ‘애국’과
닮았다고 본 모양입니다.
◉그런데 자기 것을 지키는
애국이 아니라
남의 것을 빼앗아 가려는
배타적이고 비뚤어진 애국은
전쟁을 불러오고
인류에게 큰 재앙을 종종
불러옵니다.
나치 독일에 의해 발발된
제2차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가
잘못된 애국인 파시즘과
쇼비니즘이 불러온 인류 재앙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홀로코스트(Holocaust)는
원래 구약성서에 나오는
희생물을 통째로 태워버리는
특별한 제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이미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에 의한 유대인
대량 학살을 의미하는 말로
굳어져 있습니다.
6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유대인들이
수용소에서 희생됐습니다.
나치 쇼비니즘이 가져온
당시의 처참한 이야기는
영화로, 다큐멘터리로, 소설로
소개되면서 많은 역사적
교훈을 남겼습니다.
◉홀로코스트 영화 속에서는
인간의 잔인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동시에 고통 속에서도
삶의 가치를 느끼게 만드는
감동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화는 그 감동을 음악으로
감싸 안고 있습니다.
홀로코스트 영화 속의
음악을 만나봅니다.
◉피아니스트(The Pianist)는
폴란드의 유대계 피아니스트
브와디스와프 슈필만
(Wladyslaw Szpilman)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역시 유대계 폴란드인인
세계적인 영화 감독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가
2002년 만들었습니다.
감독 역시 어릴 때 강제수용소
게토에서 도망치고
어머니는 수용소에서 숨진
희생자 가족입니다.
◉1939년 나치독일의 바르샤바
침공으로 수용소로 끌려가던
슈필만은 친구의 도움으로
탈출합니다.
이후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무너진 폐건물에서
숨어지냅니다
그러다가 순찰 중인
독일 장교를 만나게 됩니다.
절망의 순간에 독일 장교가
신분을 묻자 피아니스트라고
대답합니다.
장교가 연주해보라고 하자
일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연주를 천천히 시작합니다.
실제로 슈필만은 이때 쇼팽의
녹턴을 연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영화의 흐름을 위해
‘쇼팽의 발라드 1번 G 마이너’를
연주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쇼팽이 스무 살 때
마케아비치라는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곡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슈필만의 역을 맡은
에드리언 브로디가 연주하지만
실제로는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Arjen Seinen이 연주했습니다.
영화 속 연주 장면입니다.
https://youtu.be/MPrQdlrCzPY
https://youtu.be/MPrQdlrCzPY
◉독일 장교의 계급은 대위로
이름은 빌헬름 호젠펠트
(Wihelm Hosenfeld)였습니다.
그는 나치독일이 가는 방향에
실망을 느끼고 실제로
적지 않은 유대인과 폴란드인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독일군이 철수하면서 그는
슈필만에게 남은 식량과
외투를 건네주고 떠납니다.
나중에 폴란드 라디오에서
슈필만의 연주를 듣겠다는 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1952년 소련의
스탈린그라드 포로수용소에서
고문 후유증으로 숨지면서
그 연주를 듣지 못했습니다.
호젠펠트는 도움을 받아 탈출한
사람들의 요청으로 2009년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의인(義人)으로 이름이 올랐습니다.
◉이 영화에는 폴란드의 자랑인
쇼팽의 음악 여러 곡 등장합니다.
실제로 슈필만이 호젠펠드앞에서
연주했던 ‘쇼팽의 녹턴 No20
C-Sharp Minor’는
영화 도입부에서 나옵니다.
이 곡은 쇼팽의 유작으로
그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대변하는 야상곡입니다.
슈필만이 이 곡을 연주하고 있던
방송사가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슈필만이 이 곡을 집에서
연주하는 장면은 1997년에
녹화된 영상입니다.
지난 2000년 여든여덟 살로
타계한 슈필만입니다.
그 3년 전 여든다섯 살 때의
연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n9oQEa-d5rU
◉영화 속 마지막 Ending
음악입니다.
쇼팽의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Grande Polonaise Brillant)
입니다.
밝고 화려한 기운을 뿜어내는
이 곡은 폴란드 민속무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6년 전 중단했던
‘쇼팽’을 다시 연주하는
슈필만에게 영화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줍니다.
https://youtu.be/gufGfUmQu-c
https://youtu.be/gufGfUmQu-c
◉영화를 위해 엄청난 감량을 하며
명연기를 보여준 브로디에게
2003년 아카데미는 남우주연상을,
폴란스키 감독에게는
감독상을 안겨줬습니다.
칸은 2002년에 황금종려상으로
이 영화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생지옥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등장한 애틋하고 달콤한
‘뱃노래’를 만나봅니다.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수용소로 끌려가 분리 수용된
남자주인공이 아내에게
안부를 전하는 음악으로
내보낸 여성 이중창입니다.
수용소에서 생이별한 귀도는
아내 도라에게 들려주기 위해
축음기 스피커를 창 쪽에 대고
노래를 들려줍니다.
귀도가 도라를 만나
첫눈에 반했을 때 들었던
바로 그 노래입니다.
도라가 멀리서 남편의 안부를
노래로 듣는 동안
둘이 만났던 지난 행복한
순간의 장면이 겹칩니다.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은
실제 부부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노래는
소프라노 세릴 스튜더와
메조 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의
이중창입니다.
https://youtu.be/klbRQDenW9E
◉오래전에 봤지만
기억 속에 오래 남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입니다.
죽음이 넘실대는 아우슈비츠에서
긍정적인 사고와
유쾌한 행동으로 살아가는
감독이자 남자주인공인
이탈리아 국민배우
로베르토 베니니의 발상과
접근이 놀랍습니다.
그래서 칸 영화제도 아카데미도
베니니의 손을 들어주며
아직도 세상은 선(善)한 것이,
긍정적인 것이 먼저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수용소 생활을 아들에게
단체게임이라고 이야기하며
아들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행동이 무겁지 않게
펼쳐집니다.
◉홀로코스트 영화이자
가족 영화이고
웃다가 울게 되는
블랙코미디 영화인
‘인생은 아름다워’는
아카데미 음악상으로 평가받은
니콜라 피오바니(Nicola Piovani)의
음악이 있어 더욱 빛납니다.
영화 속 분위기와 이야기에 맞춰
소박한 악기로 만들어 내는
잔잔하지만 어둡지 않은
분위기의 음악이 오래 남습니다.
방송 등에서 BGM으로 자주 사용해
멜로디가 귀에 익은
메인 ost를 만나봅니다.
https://youtu.be/WrTlCuXMHq8
◉역시 유대이 출신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1993년의 홀로코스트 영화
‘쉰들러 리스트’(Schndler’s List)의
‘메인 테마’(Main Theme)음악을
듣는 것으로
홀로코스트 음악을 마무리합니다.
독일인 사업가 쉰들러가
유대인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작성한
명단을 나타내는 제목입니다.
그는 실제로 1,200여 명의
유대인을 구한 인물입니다.
◉이 영화의 음악은
살아있는 영화 음악의 전설
존 윌리엄스 (John Williams)의
작품입니다.
바이올린 연주자를 아예
이작 펄만(Itzhak Perman)으로
정해놓고 만든 음악입니다.
스필버그의 말입니다.
‘내 영화는 사람들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그것을 흘러내리게 하는 것은
윌리엄스의 음악이다.’
올해 아흔한 살인 월리엄스
입니다.
2014년 이작 펄만이
월리엄스에게 헌정하는
‘쉰들러 리스트 메인테마’입니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LA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합니다.
https://youtu.be/cLgJQ8Zj3AA
◉해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새벽 5시가 지나면
날이 밝아오고
저녁 8시가 돼도
주위가 별로 어둡지 않습니다.
낮이 길어진 만큼
할 일도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특히 새벽 시간이
바빠졌습니다.
더워지는 한낮이 되기 전에
할 일을 끝내야 합니다.
◉하지감자 수확과
고추밭 김매기
들깨와 콩 심기,
병충해 방제,
표고목 세우기 등
어설픈 농부에게도
할 일이 줄을 서 있습니다.
열흘 남짓 후 하지(夏至)부터
다시 해가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장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한동안 일손을
접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까지 열흘 남짓
바쁘게 지내면
그때 좀 편하게 쉬어도
괜찮습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