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2. 24. 음력 정월 대보름 밤이다.
달맞이라도 가셨나?
카페에 불이 꺼지고 조용하다.
다들 별고 없으신지. 대보름 밥은 챙겨 드셨는지.
부럼 깨고 귀밝이술도 잘 챙겨 드셨는지?
그리하여 올해도 무사무탈 건강하시길
두 손 모아 발원해 본다.
절기로 따져서 입춘과 우수가 지났지만,
위쪽 지방의 폭설 탓인지 아직은 기온이 차다.
부산 지방은 눈 대신, 며칠 흐리고 비 뿌리기를 반복하더니
정월 대보름날인 오늘 밤까지도 맑게 개이지를 못하고
짙은 구름이 보름달을 가리고 말았다.
올해 달맞이는 틀렸다.
참 무심한 하늘이다.
하긴, 세계 곳곳에서 전쟁 치르느라 시끄럽고,
우리는 우리대로 선거를 앞두고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우니
하늘인들 어찌 마음 편할 수가 있겠는가?
당장 벼락을 내려치지 않는 것이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언제쯤에나 세상이 조용해질는지.
혹시,손자 환갑 기다리는
꼴은 아닐는지.
에휴!
법정스님이 쓰신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태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산방에서 마음을 달래느라 읽은
소설책에서 인용하신 글이다. (텅 빈 충만. 샘터. 1990. 18p.)
“배 위에는 탐욕스럽게 굴리는 교활한 악마의 눈망울,
행상이 파는 허접 쓰레기 물건 같은 사람들이
밀고 당기며 가득 타고 있었다.
이들이 다투는 소리는 흡사 조율이 안 된 피아노,
정직하지만 심술궂은 여자들의 바가지 같았다.
성질대로 한다면, 두 손으로 배의 이물과 고물을 붙잡고
바닷물에 푹 담가 술렁술렁 흔들어 복작거리는 산 것들
- 인간, 쥐, 벌레들을 깡그리 씻어내고
다시 깨끗한 모습으로 건져 올리고
싶을 정도였다.”
왜 안 그럴까?
‘배의 이물’이란 배의 머리 쪽(船首)을 말한다.
또 ‘배의 고물’은 배의 뒤쪽 부분(船尾)이다.
오죽이나 꼴불견이었으면 배 앞과 뒤를 쥐고 바닷물에 푹 담가
술렁술렁 흔들어 배 위의 시끄러운 것들을
씻어내고 싶었을까?
100% 공감이다.
요즘 선거를 앞두고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천번만번 더 드는 생각이다.
백해무익한 X들.
- 끝 -
밤이 깊었네요.
좋은 꿈꾸는 행복한 밤되세요.
안녕!!
첫댓글 정월대보름...달집 생각나누만.
(친구의 아픈 대목,종렬형님의 서울대 합격염원 달집태우기 비손.)
대낮부터 산판을 울러 댕기며 청솔가지,대나무,집단,방패연,새꾸...준비해서 아담한(?)
달님집을 만들어 "달 떳다."소리에 한해 액운 달아나라고 불을 질러 흥겹게 놀던 추억이...그립다.
동감합니다.
보름 잘 쇠시고 복도 한아름 받았겠지요.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아프지 말고 늘 짱짱하시길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