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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 발의로 소환되는 역사적 데자뷔
1884년 12월 4일 무너져가는 조선의 운명을 바꿔보고자 김옥균 등 일군의 청년 지식인들이 일으킨 거사가 갑신정변이다. 개화파라고 불리던 엘리트들이 서구식 근대화를 목표로 일으킨 쿠데타였다. 3일천하로 끝난 이 정변의 실패로 조선의 몰락은 기정사실화됐고, 26년 뒤 한반도는 일제의 지배 아래 들어가 자력이 아닌 외력에 의한 근대화가 진행됐다.
갑신정변으로부터 140년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3일도 아닌 단 6시간여 만에 계엄을 해제했다. 5일 민주당과 조국당, 개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갑신정변의 주역들이 고종과 민비 등 수구파들에게 엄청난 보복과 탄압을 당해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 역사의 데자뷔랄까.
140년 전 개화파들이 당시 사람들에게 ‘역도’로 불린 것처럼, 지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한 여론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하지만 역사는 고종과 민비가 아닌 김옥균과 박영효 등 개화파가 옳았다는 판정을 내린 지 오래다. 윤 대통령의 개인적인 문제나 실수에도 불구하고, 이번 비상계엄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헌정 파괴에 대항해 나라를 정상화시키려는 안간힘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2016년 12월 3일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김무성·유승민 등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0~40명도 탄핵에 찬성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중단되고, 국무총리 황교안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명 전원 찬성으로 탄핵을 인용해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했다.
이후 ‘장미 대선’을 거쳐 문재인 정권이 시작됐다. 문재인은 정권을 길거리에서 주운 셈이다.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에 끼친 파괴적인 영향력은 새삼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문재인이 집권 5년 동안 곳곳에 박아놓은 대못을 우리 국민은 아직 다 뽑지 못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여전히 피 흘리고 있다. 김무성과 유승민은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당연한 역사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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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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