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daum.net/zufall/7207357
5월 싱그러운 날 국립극장으 찾았다. 사실 '근대 서화'라는 제목이 그닥 끌리는 제목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김홍도나 신윤복 같은 유명한 화가 작품이 없다고 하니 왠지 전시가 별로 훌륭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지난 번 "대고려전"이 워낙 좋았었기 때문에 국립중앙 박물관에서 하는 전시는 무조건 보자라는 결심이 섰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보러 가기로 했다. 나의 이런 마음은 첫 작품을 보면서 부터 깨어젔다. 일단 너무 좋았다.
역시나 전시회의 첫 작품이라 엄선해서 골랐을 것이라는 믿음이 갔다. 첫 작품에 대한 인상이 너무 좋아서인지, 열린 마음으로 하나씩 작품을 보게 되었다. 안중식이나 조석진, 오세창, 지운영, 황철, 강진희 등 여러 화가들의 그림이 모두 좋았다. 오세창이란 화가의 작품은 처음 보았다. 나에게 오세창이란 사람은 화가로써보다는 간송 전형필에게 우리 문화재를 지키도록 독려한 사람으로 의미가 있었는데, 박물관에서 그의 작품을 보니 왠지 모르게 더 정이 갔던 것 같다.
그 동안 근대 작품에는 관심도 없었고, 왠지 일제 시대여서 우리 나라 문화가 꽃피지 못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번 전시를 보니 생각이 확 바뀌었다. 생각보다 멋진 그림이 많아서였다. 이와 더불어 고전 서화에서 현대 미술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즉 작품도 좋았지만 전시 구성도 좋았던 것 같다.
특히나 그 당시 화가들이 도안한 책표지나 일간지의 만화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서화를 그리던 사람들이 요즘의 일러스트에 해당하는 작품들도 그린 것을 보니 매우 흥미로웠다.
아쉬웠던 것은 일요일에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오전 10시 30분에만 있다는 것이다. 2시 정도에 관람을 시작했던 지라 해설을 듣지 못했다. 예전에는 분명 2시에도 있었기에 그 시간에 맞추어서 박물관에 간 것이었는데, 이 번 전시에는 그 시간에 없다고 하니 아쉬웠다. 설명을 들었으면 훨씬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전시 관람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전시도 너무 좋았기에 앞으로 국립 박물관 전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기로 다시 한 번 결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