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크 호텔(Boutique Hotel)
대량생산의 획일화에서,
개성을 추구하는 성향으로의 시대적 변화는 호텔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느 도시를 방문하나 똑같은 브랜드 호텔 체인에
싫증 난 고객들은 새로운 개념의 숙소를 원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부티크 호텔(Boutique Hotel)’이 하나의 유행이 되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탐험하기 좋아하는 전문직 여성들,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고객을 중심으로
겨냥한 마케팅은 성공했다.
부티크라는 단어는 보통 예쁘거나 멋진 매장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 본질은 ‘기능의 최소화’다.
실제 패션 부티크들을 생각해보면 상품을 진열하는 매대, 작은 탈의실,
계산대가 공간의 전부다.
대형 호텔이 보유한 연회장, 수영장, 쇼핑 아케이드 등은
사실 이윤 창출과는 거리가 먼 부대시설들이다.
부티크 호텔은 이러한 면적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을
갖추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객실이 넓지도, 부대시설이 충분하지도 않지만 부티크 호텔에는
세계의 멋쟁이들을 유혹하는 매력이 있다. 그야말로 작은 것의 미학이다.
부티크 호텔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보통 런던이나 파리,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 생긴다는 것,
객실 수가 많지 않고 규모가 작은 점,
세련된 인테리어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제일 큰 특징은 역시 디자인이다.
많은 경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로비와 객실,
레스토랑의 디자인을 하나의 설치작품처럼 꾸미고 있다.
첨단의 공간 연출, 무대와 같은 조명, 잘 선택된 그림과 가구는
물론 안내 책자, 객실 모두가 신중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호텔 내부에 멋진 레스토랑이나 바를 포함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비좁은 객실에 머물지 말고 내려가서 즐기라는 메시지다.
실제로 호텔 고객들이 체크인하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부티크 호텔은 현대 사회의 흐름과 고객의 요구,
예술을 반영시킨 도시의 상업적 오아시스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