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성보(聖寶)
기자명이성수 기자
입력 2023.05.23 15:33
‘도난 불교문화재 환수 고불식’ 거행
보물급 불상 불화 등 32점 '환지본처'
도난불교문화재 피해사찰협의회,
조계종 총무원에 환수기금 '2억 원'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과 함께 환수된 성보를 확인보고 있다. 왼쪽부터 화평스님, 탄원스님, 최응천 문화재청장, 대진스님, 제정스님, 총무원장 진우스님, 주혜스님.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과 함께 환수된 성보를 확인보고 있다. 왼쪽부터 화평스님, 탄원스님, 최응천 문화재청장, 대진스님, 제정스님, 총무원장 진우스님, 주혜스님.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도난 성보 32점이 불교계로 돌아왔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5월23일 오후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도난 불교문화재 환수 고불식’을 거행했다.
1988년부터 2004년까지 포항 보경사, 구례 화엄사, 전주 서고사 등 사찰 14곳에서 도난당한 불교문화재 16건 32점(불화 11점, 불상 21점)의 환수를 부처님께 고(告)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부처님 전에 향을 올리고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총무원 문화부장 탄원스님이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했다.
이날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치사를 통해 “성보의 ‘환지본처’는 우리 종단과 문화재청, 경찰청이 도난 불교문화유산을 환수하기 위하여 그동안 상호 협력했던 노력의 결실”이라며 “종단을 대표해 관계 기관에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또한 사법기관의 현명한 판단에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환수 고불식 참가대중이 기념촬영을 했다
환수 고불식 참가대중이 기념촬영을 했다
또한 총무원장 스님은 “문화유산의 제자리 찾기일 뿐만 아니라 예경의 대상으로 봉안된 성보의 신앙적 가치를 회복한다는 점에서도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제 이 성보들은 도난의 역사를 넘어 본래의 자리에서 불성의 상징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번에 환수한 성보문화유산은 역사적, 학술적, 회화사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이제 원래의 자리로 환지본처되어 성보의 역할로 충분히 예경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원활한 환수를 위한 개선책과 제도를 다각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도난 문화유산들이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환수된 불교문화유산은 2020년 1월경 모 경매사에 불화 2점이 출품되면서 관계 당국이 수사를 진행해 확인한 것이다. 보물급 문화재 등 불상과 불화 등 30점을 추가로 발견해 32점(불화 11점, 불상 21점)을 환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감정위원들의 감정을 실시해 도난문화재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불교문화유산을 항온 항습 상태가 양호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위탁 관리해 왔으며, 지난 4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압수문화재 원 소장처 환부 결정에 따라 돌아오게 됐다. 환수된 성보재들은 원봉안처인 사찰로 이운하여 봉안한다.
이날 환수 고불식에서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 대표 덕문스님(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은 ‘감사 인사’를 통해 “오늘의 결과물은 종단의 책임 있는 종무행정과 피해 사찰협의회 주지 스님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판결, 환부 결정까지 진행될 수 있도록 종단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것에 감복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덕문스님은 “돌아온 성보를 예경의 대상으로 온전하게 모실 것이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고불식에서 도난문화재 32점의 수사와 진위감정을 통해 환수에 기여한 이재원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정진희 문화재감정위원, 최은령 문화재감정위원, 경찰청 강상우 경위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격려했다.
이날 환수 고불식에는 총무원장 진우스님, 포교원장 범해스님, 교육원장 직무대행 지우스님, 총무부장 호산스님, 문화부장 탄원스님, 사업부장 주혜스님, 사서실장 서봉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스님,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스님, 불교문화사업단장 원명스님 등 종단 주요 소임자들이 참석했다. 또한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전주 서고사 주지 화평스님, 구례 천은사 주지 대진스님, 해남 미황사 주지 향문스님 등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 소속 스님이 다수 참석했다.
종단에서는 이번 환수를 계기로 문화재보호법 내 도난 관련 공소시효의 확대, 문화재에 대한 선의취득제도 폐지 등 도난 방지와 조속한 환지본처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편 환수 고불식에 앞서 도난불교문화재 피해사찰협의회(회장 대진스님)는 성보환수 기금 2억원을 총무원에 기탁했다. 대진, 화평, 향문스님 등 도난불교문화재 피해사찰협의회 스님들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기금을 전달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유공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유공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환수 고불식 동참 대중이 의례를 하고 있다.
환수 고불식 동참 대중이 의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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