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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경생태소설 연구
김종성 | 서정시학 신서 33
* 초판발행 | 2012년 9월 10일 * 230*162(양장본) | 294쪽 | 값 23,000원 * ISBN 978-89-94824--81-9 93810
▶ 저자소개 : 김종성 소설가, 문학박사. 1952년 강원도 평창 출생, 태백에서 성장.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 중편소설 「검은 땅 비탈 위」 당선. 연작소설집 <<탄(炭)>>(미래사, 1988), <<마을>>(실천문학사, 2009) 중단편집 <<금지된 문>>(풀빛, 1993), <<말 없는 놀이꾼들>>(풀빛, 1996), <<연리지가 있는 풍경>>(문이당, 2005) 2006년 제19회 경희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 논저 <<한국 환경생태소설 연구>>(서정시학, 2012) <<글쓰기의 발견>>(서정시학, 2012, 공저) 전 경희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겸임부교수. 현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교양교직과 조교수.
▶ 책 내용 : 환경문제를 주제로 한 소설집 『연리지가 있는 풍경』과 『마을』의 작가 김종성(고려대 세종캠퍼스 교수)이 환경생태문학 연구서 『한국 환경생태소설 연구』를 서정시학에서 펴냈다. 저자는 『한국 환경생태소설 연구』에서 1960-90년대 한국 현대소설 가운데 환경문제를 주제로 한 조세희, 김원일, 한승원의 작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이들 작품에 나타난 생태의식을 사회생태학적 입장에서 살펴봄으로써 환경생태소설의 개념을 정립해보고, 한국 환경생태소설의 환경생태학적 특징과 문학사적 의미를 고찰해보고자 했다. 환경오염 또는 환경저해 요인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환경변화 등을 다루는 환경생태학(environmental ecology)은 정상적인 생태계의 기본 원리를 다루는 생태학과는 다르다. 생태학이 산업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반하여 환경생태학은 인간에 의한 직간접적인 생태계 파괴의 원인과 결과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근대산업사회의 환경문제를 다루는 문학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면 ‘생태문학’이라는 개념보다는 ‘환경생태문학’이라는 개념이 타당하다. 저자는 본서에서 박정희 정부의 통치 아래서 산업근대화란 명목으로 자행된 개발독재 정책의 부산물로 생겨난 환경오염의 문학적 대응으로 1960년대 말부터 환경생태문학이 출현했음을 기술했다. 그리고 저자는 “환경생태문학은 현대 사회의 병폐를 생태학적 인식으로 바라보게 해주고, 환경오염과 파괴가 인간을 황폐화 시키는 것은 물론 전지구 생태계의 절멸(extinction)을 가져올 것이라는 경각심을 불러 생태의식(ecological conciousness)을 일깨워주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라고 정의했다. 자연 친화적이고 생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서 모두 환경생태문학인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산업근대화 시기 이전에 발표된 작품들을 생태학적 상상력이란 이름으로 환경생태문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논의하게 됨에 따라,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Ⅰ. 서 론
1. 문제 제기 및 연구 목적
21세기 초반에 이르러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 환경문제(environmental problem)이다. 산성비(acid rain)는 토양을 산성화시켜 동식물, 물, 토양 등 생태계(ecosystem)를 파괴하고, 금속이나 돌로 된 시설물이나 역사 유적을 부식시키며 인간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인간이 대기 중에 방출시킨 염화불화탄소(chloflourocarbon)나 할론(halon)에 의하여 오존층(Ozone layer)이 파괴되어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의 증가에 의한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후의 변화는 생물의 삶에도 영향을 미쳐 매일 동식물들이 140여 종씩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해마다 핀란드 국토 면적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면적인 1700만 헥타르의 산림이 벌목과 산불 등으로 파괴되고, 과도한 방목(放牧)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6백만 헥타르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해마다 1백 4십만 헥타르가 사막화되고 있어 한국에도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체와 가정에서 버리는 폐수와 폐기물 등은 지구 전체의 공기, 물, 강, 땅을 극심하게 오염시켜 생태위기(ecological crisis)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내리고 있고, 그로 인해 해수면(海水面)이 상승하여 인도양의 몰디브(Maldives) 공화국은 수몰 위기에 빠져 있다. 특히 북극 주변에서 얼음이 녹아내려 거대한 바다가 나타나 배들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거나 아프리카 대륙 남단의 희망봉(Cape of Good hope)을 지나지 않고도 북극에서 태평양까지 바로 운항할 수 있게 되었다.2)
세계 환경변화의 척도로서 북극의 영구적인 만년설이 없어지는 곳은 갑작스럽게 해도를 뛰어넘는 지진계와 같다. 현재 수십 년 동안 지구의 열평형은 극심하게 평형을 잃었다. 지구가 발산하는 열보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하고 있고, 전 지구적으로 생태계가 반응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변화는 거의 감지할 수 없었고, 현재에도 인간의 관점에서는 변화가 점진적인 것으로 보인다.3)
극심한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으로 인하여 인간과 인간이 속해 있는 생태계와의 정상적인 관계는 하루가 다르게 무너져 가고 있다. 생태계와 인간의 정상적인 관계가 깨어지면 인간은 지구상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인간의 생활 환경을 향상시켰던 산업근대화는 이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것은 산업근대화가 야기한 환경문제를 소홀하게 취급했기 때문에 발생된 것이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은 그 파급 효과가 총체적일 뿐만 아니라 그 뒷수습에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든다는데 있다. 뿐만 아니라 생물의 멸절(extinction)과 상황의 비참한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탈바꿈하기 위해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세대 내지 두 세대의 시간밖에 없다4)는 사실에서도 현대의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대의 환경문제는 단순히 생태계의 파괴나 환경의 오염 문제라는 측면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문제와 맞물려 있다. 계층구조(hierarchy)와 억압의 관계를 환경문제와 결부시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산업근대화로 인한 경제 성장은 인류에게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권력의 끝없는 욕망과 자기 증식을 추구하는 자본의 논리가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고, 끝없는 욕망으로 소비하는 소수에 의해서 주도되어 온 성장 위주의 사회가 드디어 생태위기를 가져왔다. 생태위기는 기존의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위기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위기이다. 그것은 인간 생존에 관한 위기이며, 인간 행위의 총체적인 위기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1960년대 말 이후 박정희 정부가 산업근대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하고부터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했다. 그에 따라 생태계와 인간성을 파괴하는 개발 위주의 성장 정책에 대한 생태학적 성찰을 하게 되었고, 환경문제를 소재로 한 시와 소설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한 문학적 대응으로 출현한 환경생태문학을 두고 생태지향문학(최동호), 환경문학(홍성암, 한점돌), 생태문학(김동환, 김용민, 임도한), 녹색문학(이남호, 이광호, 김욱동), 생명문학(신덕룡, 남송우, 송희복), 생태환경문학(김종회)․생태주의문학(고인환, 장정렬), 환경생태문학(김종성) 등 여러 가지 용어가 뒤섞여 쓰이고 있다. 이렇게 개념 규정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많은 용어가 뒤섞여 쓰이고 있는 것은 이전의 연구 결과물들이 널리 퍼졌고, 그 연구 결과물들을 폭넓게 수용하여 개념 규정을 정립시키는 노력이 부족하여, 공통적인 연구 주제의 용어로 통일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자연 친화적이고 생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서 모두 환경생태문학인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산업근대화 시기 이전에 발표된 작품들을 생태학적 상상력이란 이름으로 환경생태문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논의하게 됨에 따라,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본서는 1970년대 이후 발표된 한국 현대소설 가운데 조세희, 김원일, 한승원의 소설을 중심으로 환경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 이들 작품에 나타난 생태의식을 살펴봄으로써 환경생태소설의 개념을 정립해보고, 한국 환경생태소설의 환경생태학적 특징과 문학사적 의미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1.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 13 2. 연구사 검토 … 17
]Ⅱ. 생태위기와 문학 1. 환경문제와 환경생태학 … 37 2. 생태담론의 유형과 생태의식 … 56 3. 산업근대화와 환경생태문학 … 65 1) 1960―70년대의 양상: 산업근대화와 환경생태소설의 출현 … 65 2) 1980―90년대의 양상: 환경생태소설의 심화와 확대 … 73
Ⅲ. 한국 현대소설의 환경생태학적 탐색 1. 산업사회의 현실과 조세희의 환경생태학적 인식 … 85 1) 산업사회의 현실과 생태위기 … 85 (1) 1960―70년대 한국사회의 현실 … 85 (2) 사회적 불평등과 소외 현상의 형상화 … 88 (3) 지배와 생태계 파괴 … 94 2) 폭력적 현실과 모멸의 시대 … 101 (1) 환상성과 불구적 삶 … 101 (2) 릴리푸트읍과 대안사회 … 111 (3) 위계와 불균등 관계 … 113 (4) 재개발사업의 불모성과 모성회복 … 121
3) 상징과 계층구조 … 127 (1) 산업사회에서 소외된 계급 … 129 (2) 대안사회를 향한 희망 … 133 (3) 고통과 가난의 문제 … 135 (4) 수탈과 지배의 관계 … 138 (5) 투쟁과 대립의 관계 … 141
4) 새로운 문학 형식과 환경문제 … 146 (1) 대를 이은 패배와 생태의식 … 146 (2) 장르 융합의 형식과 현실의 언어 … 150
2. 삶의 황폐화와 김원일의 환경생태학적 비판 … 153 1) 생태계 파괴와 삶의 황폐화 … 153 (1) 콤비나트의 건설과 환경문제 … 153 (2) 서술기법과 국가권력 비판 … 156
2) 여성노동자 직업병 문제의 심층적 탐색 … 176 (1) 직업병 문제의 환기와 서술효과의 극대화 … 176 (2) 생명에의 의지와 모성 … 179
3) 원폭피해자들의 삶에 대한 연민과 소외의식의 형상화 … 185 (1) 국가주의의 위계에 의한 억압과 소외 … 185 (2) 원폭피해자들의 삶에 대한 연민과 생태의식 … 192 (3) 소외되고 억압된 자들의 삶과 소명의식 … 196
3. 인간과 자연에 대한 한승원의 환경생태학적 모색 … 212
1) 토속적 생명력과 생태의식의 구현 … 212 (1) 토속적 공간과 산업근대화의 공포 … 212 (2) 농촌 생명의 절멸과 농약 오염문제 … 218 (3) 농촌 공동체의 위계질서와 원시적 생명력 … 224
2) 타자화된 욕망과 자연에 대한 명상 … 228 (1) 아메니티의 상실과 자연의 의인화 … 228 (2) 타자화된 욕망과 인간중심주의 비판 … 247 (3) 인간중심주의 탈피와 불교적 세계관의 지향 … 243
3) 생태위기와 욕망의 문제 … 251 (1) 황소개구리의 식⋅번식욕과 욕망의 속성 … 251 (2) 타자화된 욕망과 이기적 내면 … 254
Ⅶ. 결 론.... 263
본서는 한국의 환경생태소설들이 박정희 정부의 산업근대화란 명목으로 자행된 개발독재로 인해 야기된 환경문제에 대한 비판의식에서 출발했다는데 주목하여, 1960년대 이후 발표된 한국 현대소설 가운데 조세희․김원일․한승원의 소설을 중심으로 환경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 이들 작품에 나타난 생태의식을 고찰해보고자 했다. Ⅱ장 ‘생태위기와 문학’에서는 생태학 및 환경생태학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근본생태학과 사회생태학의 차이점에 대해 고찰해보았다. 그리고 환경생태문학이 생태문학과 환경문학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타당하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환경문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환경관리주의의 입장에 서는 사람들은 환경위기의 원인을 풍요로운 소비생활, 도시화, 산업화 그리고 환경 파괴적인 산업구조에서 찾는다. 그들은 생태위기의 원인을 국가의 관리 소홀이나 기업의 부도덕성, 시민의식의 부재 등에 있음을 강조한다. 생태주의 입장에 서는 사람들은 생태위기의 원인을 생태학적 지식 없이 과학기술을 앞세우고 경제적인 이익만을 취해 온 결과로 본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가치와 윤리에 대해 새롭게 모색하고,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문명에 대한 세계관에 대한 탐구라고 할 수 있는 근본생태학이 철학에 가까운 추상적 태도라고 한다면, 근본생태학이 가지고 있는 생물중심주의와 반인본주의를 비판하는 사회생태학은 그것에서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생태학은 사회적인 것을 자연적인 것으로 해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자연의 맥락에 포함시키고 자연사적인 관점에서 이를 탐구하며, 자연과 사회 사이에 뿌리 깊은 연속성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머레이 북친은 인간의 무자비한 자연 지배를 초래한 사회 구조적인 요인을 찾아 개혁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산업근대화의 부산물로 대두된 환경문제에 문학적 대응으로 출현한 환경생태문학을 두고 환경문학․생태문학․녹색문학․생명문학․생태환경문학․생태주의문학 등 여러 가지 용어가 뒤섞여 쓰이고 있다. 이렇게 개념 규정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많은 용어가 뒤섞여 쓰이고 있는 것은 이 전의 연구 결과물들이 널리 퍼졌고, 그 연구 결과물들을 폭넓게 수용하여 개념 규정을 정립시키는 노력이 부족하여, 공통적인 연구 주제의 용어로 통일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환경문학과 생태문학은 환경생태문학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개념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정상적인 생태계의 기본원리를 주로 다루는 생태학이 산업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비하여 환경저해 요인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환경변화 등을 다루는 환경생태학은 인간에 의한 직․간접적인 생태계 파괴의 원인과 결과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산업사회의 환경문제를 다루는 문학"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면 생태문학이라는 개념보다 환경생태문학이라는 개념이 타당하다. 환경생태문학은 현대 사회의 병폐를 생태학적 인식으로 바라보게 해주고, 환경오염과 파괴가 인간을 황폐화 시키는 것은 물론 전지구적 생태계의 멸망을 가져올 것이라는 경각심을 불러 생태의식을 일깨워주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Ⅲ장 ‘한국현대소설의 환경생태학적 탐색’에서는 1960년대 이후 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생태의식을 조세희․김원일․한승원의 작품을 중심으로 사회생태학적 입장에서 살펴보았다. 1절 ‘산업사회의 현실과 조세희의 환경생태학적 인식’에서는 조세희의 작품에 나타난 생태의식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중심으로 고찰했다.『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환경문제의 원인을 자본주의 경제 제도나 사회의 불평등 구조에서 찾으려고 한다. 은강 공업단지의 독과점 대기업들은 하천이나 대기에 제대로 정화처리를 하지 않은 오염물질을 배출함으로써 오염물질 정화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환경문제가 야기되었다. 그런데 독과점 대기업의 경영인들에 의해 저질러진 직접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난쟁이들의 몫이 된다.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는 사회적 불평등과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고 보는 조세희는『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난쟁이로 상징화 된 소외 계층과 그 반대편에 위치한 지배 계층의 대립을 통해 1970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해부하고 있다. 조세희는『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우의와 상징, 장르 삽입과 장면 중첩 등 환상적 기법을 사용하여 타자의 전복과 해방을 통해 오히려 사실성을 강화한다. 노사 갈등, 빈부의 문제 등 1970년대 한국 사회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환상적 기법을 도입하여,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계급적인 대립과 갈등이 마치 동화의 세계나 비논리적인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난쟁이들의 비참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현실이 아닌 환상이다. 난쟁이 아들 영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영호의 꿈이라는 환상을 통해서만이 죽어가는 난쟁이들의 땅과 하천은 '반딧불과 팬지꽃'의 세상으로 되살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희의 환영 속에서 머리 위 하늘을 일직선으로 가르며 날아가는 까만 쇠공은 난쟁이의 비극적인 꿈을 암시한다. 난쟁이가 피를 뚝뚝 흘리면서 까만 쇠공을 쏘아 올리는 장면은『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환상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묘사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학적 피라미드의 맨 밑에 위치한 녹색식물의 단계가 바로 그들이고, 그들 위에는 그들을 잡으려는 그 무엇이 세 층이나 있다는 영호의 말은 난쟁이의 삶의 고뇌와 고통 그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들딸의 세대에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조세희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난쟁이로 상징되는 소외계층을 내세워, 단순히 자연 환경의 파괴뿐만 아니라, 노동 현장의 노동조건과 자본가의 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 등을 비롯한 계층구조 문제까지 그려, 사회생태학적 생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2절 ‘삶의 황폐화와 김원일의 환경생태학적 비판’에서는 ' 생태계 파괴와 삶의 황폐화’ , '여성 노동자 직업병 문제의 심층적 탐색', ‘원폭피해자들의 삶에 대한 연민과 소외의식의 형상화’ 등으로 나누어 기술했다. 콤비나트의 수질오염 문제를 소재로 한「도요새에 관한 명상」은 긍정적인 인물인 아버지와 병국에 맞서서 부정적인 인물인 어머니와 병식을 창조하고 있다. 그 밖의 부정적인 인물에는 성창비료 석교공장 노무과장과 그를 따라온 젊은이, 윤 소령 등이 있다. " 우리는 실전이 없달 뿐 아직도 전쟁 중임을 알아야 한다"는 윤소령의 말은 산업화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개발 독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죽어가는 철새들의 생명과 병국의 아버지와 병국이의 삶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병국의 아버지는 한국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약혼자를 북에 두고 내려온 실향민이었다. 병국의 아버지의 삶이 분단에 의해 일그러졌다면, 병국의 삶은 독재정권에 의해 일그러진 것임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도요새에 관한 명상」은 생태계 파괴와 인간성의 황폐화가 다름 아닌 민족 분단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 역사와 국가자본주의에 의한 산업화의 그림자가 던져준 역사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고 있다. 「따뜻한 돌」에서 다룬 직업병은 유산, 초산, 중크롬산 등에 의한 공업중독에 해당한다. 김원일은 묘사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서술 기법상에 있어서도 감정을 직접적으로 개입시키거나 노출하지 않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소외된 삶에 대한 연민의 정서를 독자들에게 불러일으키게 하여 동일시 환상을 갖게 하는 등 묘사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자신의 뱃속에 '돌덩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영희가 완구점에서 “울고 노래하고 손짓까지 하는, 진짜 아이 같은 인형을 찾는 마지막 구절은 우리들이 생태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김원일은「히로시마의 불꽃」에서 원폭피해자의 소외의식을 총체적으로 제기했다. 갇힌 자, 병든 자, 굶주린 자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피조물이라는 기독교적 세계관, 다시 말해 창조세계에 대한 청지기 의식은 김원일을 끊임없이 일깨워 소명의식을 갖게 했다. 김원일은 원폭 피해자 가족의 비극적 삶을 통해 핵이 가공할 힘의 상징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인류의 미래가 비극적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원폭피해자 문제는 핵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지 않고는 접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원일은「히로시마의 불꽃」을 통해 환경파괴는 물론 생명의 절멸이라는 전지구적 재앙을 불러올 핵에 대한 문제의식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주었다. 「히로시마의 불꽃」은 원폭피해자 문제를 주제화 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김원일이 정동칠 일가가 서울로 올라와 찾아가는 곳마다 냉대를 당해 극심한 소외의식을 느끼고 분신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은 우리 사회의 계층구조의 벽이 소외된 자들에게 얼마나 높은 것인가를 말해주기 위한 서사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원폭피해자를 감싸안아야 할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무책임과 무관심에 대한 김원일의 비판은 매섭다. 국가주의와 군국주의가 견고하게 구축한 위계구조가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라는 것을 작가는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3절 ‘인간과 자연에 대한 한승원의 환경생태학적 모색’ 에서는 한승원의 「누이와 늑대」,『연꽃바다』,「황소개구리」를 살펴보았다. 한승원은「누이와 늑대」에서 핍진한 묘사를 통해 농약오염이라는 화두를 들고나와 문명과 야만을 이야기하면서 환경문제를 제시한 것에만 머문 것이 아니었다. 환상과 현실, 사랑과 죽음, 언어와 환청이라는 미적 장치에 의해 농촌이라는 토속적 공간을 원시적인 공간 속으로 유폐시킨 것이 아니라, 산업근대화 속의 농촌이라는 보다 폭 넓은 당대적인 공간을 획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뒤란에서 우물물로 목욕을 하는 원시적인 생명력으로 가득차 있던 누이가 농약오염으로 죽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원시적인 생명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한승원은 문명과 야만을 이야기하되 생태 신비주의에 함몰되지는 않았다. “‘경외’나 ‘동경’ 따위의 표현으로 치장한 채 노골적인 영성주의와 다름없는 영성을 내세우지”도 않고, “신성으로 간주되거나 범신론적으로 모든 것을 포괄하는 ‘하나’로 이해되는 ‘자연’이 인간을 거대하게 뒤덮고 말도록” 하지 않는다. 환경생태문학이 산업근대화와 문명의 폐해를 피해 원시 속으로 도피하는 문학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근대산업사회 속의 환경문제를 다루는 문학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어 한승원의 생태학적 개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한승원의『연꽃 바다』는 특히 자연환경의 아메니티 상실과 관광․리조트 산업의 환경문제를 형이상학적 측면에서 다뤄 주목된
다. 한승원은 레저․관광산업의 대두에 따른 자연환경의 아메니티 상실이라는 환경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인
간의 욕망으로 인해 인간성이 황폐화 되어 가는 것의 묘사를 통해 만연된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했다. 그리고 그는 세상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 심지어는 미생물까지 모두를 위해 만들어졌다며,『연꽃바다』는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
다. 박새와 백양나무와 같은 동물이나 식물을 등장시켜 매실농장의 땅을 두고 가족들간에 벌어지는 갖가지 행태를 비판한다. 동식
물을 화자로 내세워 과도한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참회할 줄 모르고 살아가는 세계, 그곳이 바로 축생지옥이며 축생지옥을 만
드는 주역은 사회 지도층이라는 것을 한승원은 힘주어 말한다. 한승원은「황소개구리」를 통해서 들판에 있는 황소개구리를 이야
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욕망의 모습, 나아가 인간 본성의 폭력성과 오만이 투영된 황소개구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생태소설은 환경과 생태에 대한 가치와 미학을 구현하여 생태의식을 고양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의 노동조건 및 직업병 문제,
아메니티의 문제, 소비자의 욕망 및 소비의식까지를 아우르는 ‘현대 사회의 환경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환경문제를 지나
치게 자연과학적․정치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환경과 생태의 가치와 미학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할 위험성이 있다. 본서에서 환경문제를 조세희는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진단하고 있고, 김원일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간성의 황폐화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으며, 한승원은 환경문제를 형이상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고찰되었다. 이들의 소설들은 대체로 생태계 파괴와 인간성의 황폐화에 대하여 잘 묘사해 생태의식을 신장시키는데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생태계 파괴와 인간성의 황폐화에 대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는 미진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환경문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환경관리주의의 입장에 서는 사람들은 환경위기의 원인을 풍요로운 소비생활, 도시화, 산업화 그리고 환경파괴적인 산업 구조에서 찾는다. 그들은 생태위기의 원인을 국가의 관리 소홀이나 기업의 부도덕성, 시민의식의 부재 등에 있음을 강조한다. 생태주의 입장에 서는 사람들은 생태위기의 원인을 생태학적 지식 없이 과학기술을 앞세우고 경제적인 이익만을 취해 온 결과로 본다. 오늘날의 환경문제는 무엇보다도 자본주의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팽창에 그 연결고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환경생태문학 연구는 사회경제 구조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비판이 우선되어야 한다. 환경 저해 요인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환경변화 등의 환경문제에 대한 정치경제적 인식을 가지고 시적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고 강화한다면, 환경생태소설은 생태의식의 계발과 미학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문학사적 의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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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271
1960-1990년대 한국 환경생태소설 자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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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종성 교수님 새책 출간 축하합니다. 소식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을> 실천문학사, <연리지가 있는 풍경> 문이당.
철암도서관에 보내주신 책, 도서관에 비치해두었습니다.
1988년 동아일보에 <검은땅 비탈위> 기사를 봤습니다.
〈괴탄〉〈낙탄〉〈도탄〉'탄'연작.
모두 구해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실천문학사로 고쳤습니다.
동서문학 3월호...
언제 큰 대학도서관에 가면 찾아봐야겠어요.
철암도서관 오시는 분이 보게 제본해서 두고 싶습니다.
경북대 김광구 선생님께 자료 검색과 제본 부탁드렸습니다.
몇 년도 동서문학지에 실렸는지요?
1986년 동서문학 3월호입니다. 중편 <검은 땅 비탈 위>가 <석탄>, <낙탄>, <도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김종성 선생님 책 연구소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