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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미평일산악회 (30~40) 원문보기 글쓴이: 뽀대(안상우)
2011/08/08 금오산 성안 비박
9호 태풍 무이파
9호 태풍 무이파가 맹열한 기세로 한반도 서해 바다를 타고 올라오는 7일 밤 이렇게 까지 태풍하고 맞장을 떠야할지 상상도 못하면서, 비박 공지에 괜시리 꼬리를 달았나 후회도 해보고 ㅎㅎ... 밤 10시 출발하는 팀에게 혹시 비가 많이오는 관계로 취소나 하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연락을 해 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가 언제 비온다고 산에 안갔나고" 되래 묻는다...
허걱 비가 아니고 태풍인데~~~
10시에 퇴근을 해서 집에가 주섬주섬 박배낭을 챙기는 모습을 본 아들, 어이가 없다는듯 입을 닫아 버리고 뽀루퉁 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내가 내 자신을 봐도 이해가 잘 안되는데 남이야 오죽하것냐만? 그나마 군소리 없이 따라주는 옆지기라도 있으니 큰 위안이다 ㅋ 서둘러 짐을 챙기고 금오산으로 내 달려 입구에 도착하니 11시 50분 먼저 간 일행은 폭포를 지났단다. 그나마 산행 준비를 하는 동안 비는 잠시 소강상태
<중증환자 1>
익숙한 나무데크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 역시 산행 시작전의 무거운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지 아무리 날고 기는 태풍이라두 부딛쳐 해쳐 나갈수 있다는 용기가...
해운사 약수터에서 만난 쌍코피와 쌍팔이 박배낭이 장난이 아니다. 실은 두 쌍씨 새로 구입한 박배낭 처녀 출전하는 날,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한 비박인데 날이 분위길 맞춰주질 않네...
빗물 진뜩 머금은 나뭇잎은 강한 비바람에 어쩔줄 모르고
계곡에서는 육중한 돌까지 굴러 내려가는 우렁찬 계곡수의 거칠은 포효
거대한 물 줄기를 품고 떨어지는 폭포수 바닦에 닿기도 전에 바람결에 휩쓸려 낙하지점을 찾지도 못하는 어지러운 물줄기
칼다봉을 넘나드는 무이파의 거센 울림만이 쏱아지는 빗줄기를 타고 가슴까지 섬뜩하다.
이 험악한 세상에 홀로 버려진 듯한 처절함을 맛볼수 있는 산길에 서로의 위안이 되 줄수 있는 동료의 눈빛은 희망이다
<중증환자 3추가...>
애초 계획은 오형돌탑에서 비박하기로 했는데 그곳은 아마 무이파 앞에서는 서 있기조차 힘들것 같아 성안으로 장소변경 먼저 도착한 중증환자 5분이 성안 대피소 오두막 집에 아늑한 보금자리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우선 바람을 피할수 있고 튼튼한 지붕에 비 걱정없고 물도 구하기도 쉬운 천혜의 비박지인 성안대피소.
하지만 무이파의 위력 앞에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사방으로 뻥 뚤린 곳을 타프로 가렸지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무이파의 입김에 땀이 식어 간담이 서늘해 지고
두껍게 언저놓은 지붕을 뚫고 흘러 내리는 무이파의 기세등등한 흔적에 우산을 쓰고 막아내야 한다
악천후 속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벼텨온 9명의 중증환자들...
다리 한번 제대로 펴기 힘든공간에서 천둥 번개와 어우러진 비박의 의미를 곱씹으며 하나 둘 쓰러져 간다...
우르르 쾅쾅 번쩍이는 칼바람을 타고 참으로 모질게도 달려드는 무이파.
시간은 흘러 어렴풋한 여명이 다가온다
이른 새벽 시간 비도 멎고 바람결도 잠잠해졌다. 비박이라는 낭만적인 추억 보다는 비박의 몹쓸 추억만을 잔뜩 심은 모진 시간 일정이 바쁘신 중증환자 3분은 이미 하산을 하셨고...ㅎ
어김없이 하늘은 창연한 푸르름을 띠고 우리곁으로 다가와 준다.
천혜의 비박지 성안의 소경...
<맑게 개인 금오산 정상>
뭣들을 하시는고?ㅎㅎ
뒤돌아서서 거시기 하는 모습? 자타가 공인하는 모범 산꾼인데 그런 실례는 안하실꺼고...
꼭 뒷테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요구을 해서 담았는데? 미스테리 멤버 클럽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만...
<성안 습지>
<밤새 내린 빗물의 흔적...>
<무이파가 남기고 간 청아한 세상...>
< 야무진 무이파의 잔상 ...>
온통 검은 먹구름으로 시작해 천지개벽의 세상을 경험하게 해준 무이파 그 현란한 솜씨에 주늑이 들어 가슴졸인 밤이였지만
어김없이 찾아와준 파란 하늘을, 머리에 언고 가슴에 담아 환한 맑은 표정으로 하산을 할수 있었기에 무한한 감사를...
이상~~~
무모하게 무이파와 맞장 뜬날ㅎㅎ
# by 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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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성안에서 시산제도 지냈는데 ,,, ^^ 밤새 수고하셨습니다 ,,, ^^
성안도 아시고 산고등어님은 구미분이신갑네요.
즐감 했습니다.금오산 폭포 20년전 고딩때 스레트들고 올라가서 석면인줄도 모르고 고기 구워먹던 시절이 그리워 지네요.
수량이 많아서인지 평상시 보다 폭포가 장중해 보입니다
박지도 훌륭하네요~~~ 즐겁게 보고 갑니다
폭포에 저런 물줄기는 첨보네요! 성안도 여름에는 운치가? 즐산 축하합니다.
잊지 못할 경험 하셨습니다.
먼 훗날 과거를 회상하면서
기억속에 끄집어 낼 추억의 page 한 장 만드셨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 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