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하느님, 참 힘드시겠다☆]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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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참 힘드시겠다◎]
김진광 동시집 / 소금북아이들 5 / 시와소금(2019.07.20) / 값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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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참 힘드시겠다
우리 아빠는 경비원이다
경비실에서 건물 이곳저곳을
컴퓨터 화면으로 살핀다
문득, 하느님 생각이 났다
하느님도 우주를 저렇게 살펴보고 게실까?
그리고 미처 못 본 것은
다시 화면을 돌려 살펴보시겠지?
우주의 수많은 별들을
일일이 살펴보시느라
하느님, 참 힘드시겠다
우주 중에 지구라는 별을 보며
하느님 혼잣말로,
“이 일 힘들어 못 하겠어!”
자꾸 그러시겠다
“이제 나이도 너무 많고 지쳤어!”
그러시겠다.
지붕
푸득, 푸득, 푸득
엄마 새가
젖은 날개를 털고
아기 새를
덮어준다
꼭 지붕 크기만 한
엄마의 날개
깡통
속에 든 것 다 꺼내
맛있게 먹고 나서
깡통이라 놀려?
내 본 이름은 통조림이야!
공부 잘 하라고 지은 이름인데
공부를 못한다고 깡통이라 불러?
내 이름은 간유식이야!
캔 + 통
나도 다문화 가정이야!
함부로 밟지 마!
심심하다고 차지 마!
알았지?
억울한 엉덩이
―넌, 엉덩이가
왜 그렇게 가볍니?
책상 앞에 오래 못 있는
내 엉덩이
―당신, 엉덩이다
왜 그렇게 무거워요?
TV 야구경기 온종일 보는
아빠 엉덩이
가벼워도 욕먹고
무거워도 욕먹는
엉덩이는 억울해!
근질근질
―울보라는 딱지
―코흘리개라는 딱지
―겁쟁이라는딱지
친구들이 붙여준 딱지가
학년이 올라가 반이 바뀌어도
뒤에 꼭 붙어 따라다닌다
넘어져 생간 다리의 딱지첢
상처가 아물려고 하면
친구들 입이 근질근질 가려운지
딱지를 자꾸자꾸 긁는다
밑줄 쫙
수박도
열심히
공부했나 봐!
이름내
땀 흘리며
공부했나봐!
머리띠 둘러매고
취직 시험 공부하는
우리 삼촌처럼
밑줄 쫙
밑줄 쫙
하늘 문구멍
문구멍을 뚫는다
검지에 침을 묻혀
뿅!뿅!뿅!뿅!뿅!
뿅!뿅!뿅!뿅!뿅!…
반짝!반짝!반짝!
반짝!반짝!반짝!…
―오늘, 별 참 많이 돋았다
캄캄한 밤하늘에
우주의 아이들이 모여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지구별에서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눈을 깜빡거리고 있다
그건 별에게 보내는 통신이다
우주의 별이 눈을 깜빡거리며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때
우리도 우주로 신호를 보낸다
자기가 온 우주의 별을 향해
깜빡깜빡, 신호를 보낸다
―나, 지구별에서 잘 지내고 있어!
억울한 바가지
한 여름철 해수욕장 갔다 온 언니
―아니고, 바가지 썼어!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하는 말
―아이고, 바가지 좀 그만 긁어!
할아버지가 나에게 하는 말
―너, 놀기만 하면 쪽박 찬다
― 바가지는 억울해!
신발을 잃어버렸니?
―신발 잃어버렸니?
꽃들이
털꽃신발
한 켤레 선물하면
얼른 집으로 가서
꽃신발 벗어놓고
벌은 다시 또
맨발로 꽃밭을 찾아온다
―앙!앙!앙!앙!
― 신발 또 잃어버렸니?
털꽃신발 한 켤레
다시 신겨 보낸다
벌통 많은 봉구네
꽃신발 가게 차리겠다
내 망토 어때
―새들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요
― 안 돼!
너는 4개의 의다리가 있잖아
―그래도
날고 싶어요
―그럼, 숲에서만 몰래 입어!
날다람쥐가 선물로 받은 옷
―내 망토 어때?
*망토: 어께 부위를 덮는 작은 외투
숲속 잔칫날
아카시아꽃 잔치
끝나자
밤꽃 잔치
다시 열리고
붕, 붕―,붕, 붕―,
붕, 붕―, 붕, 부웅
오토바이 물굘 이루며
꿀벌들이 달려 갑니다
할인, 할인, 할인…
전치가 끝나는 날까지
작은 풀꽃 가게들 걱정입니다
동네로 들어온 큰 가게 땜에
골목 작은 가게들 울상인 것처럼
낙엽
감나뭇잎
밤나뭇잎
단풍나무잎
엄마 손 놓으면
모두 이름이 바뀐다
―낙엽
엄마와 헤어지니
배가 몹시 고픈가 봐!
―바스락, 바스락
과자 먹는 소리를 낸다
동해바다 지킴이
우리나라 섬들이대부분
남ㅎ래와 서해로 몰려가 살지만,
제주도를제외한 섬들이
육지가까이 몰려가 살지만,
“동해를 누가 지키나?”
바다 가운데 울릉도가 남았다
“나도 남겠어요!”
그 곁에 독도가 따라 남았다
시골 고향 지키는 할아버지처럼
할아버지 모시고 사는 막내 삼촌처럼
“집을 오래 비워두면,
언제 도둑이 들지 몰라!”하며…
달나라와 씨름
1.
옥토끼가 계수나무 아래 방아를 찧는
한 번도 못 넘겨본 궁금한 달 뒷면을
으라차! 들배치기로 한판 뒤집어 보세
으라차라! 호미걸이로 한 판 뒤집어보세
(후렴)
태백장사 한라장사 나가신다
백두장사 천하장사 나가신다
북치고 작장고치고 쾡과리 치며 나가신다
2.
옥토끼가 계수나무 아래 방아를 찧는
폭풍도 못 넘겨본 궁금한 달 뒷면을
으라차! 돌림배지기로 한판 뒤집어 보세
으라차차! 바깥다리로 한판 뒤집어 보세
꽃밭처럼 아름다운
ㄲ초밭ㅇ는 꽃들이
어울려 함께 살지요
ㅉ빨강 꽃 노란 꽃 파란 꽃
여러 색깔 꽃들이
호호호 하하하
웃으며 함께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어요
학교에는 아이들이
아울러 함께 살아요
얼굴 모양 피부색이 다른
여러 아이들이모여
호호호 하하하
웃으며 함께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어요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 손잡고 어울릴 때
꽃밭처럼 아름다운 거야
수평선은 마술사
바다 저 멀리서 수평선이
마술을 부리나 봐!
엄마 아빠 눈높이에 맞추었다
내 눈높이에도 맞추어준다
내 동생 혼자서 돌보던 날
세 살 눈높이 하나 못 맞추어
쩔쩔매던 생각이 난다
사람들 눈높이 맞추어주는
수평선은 마술사인가 봐!
지렁이는 왜?
지렁이는 왜 눈이 없을까가?
만약에 눈이 있다면
캄캄한 땅 속에서
얼마나 답답하겠니?
지렁이는 왜 다리가 없을까?
만약에 다리가 있다면
구부리고 땅속을 다니느라
얼마나 불편하겠니?
지렁이는 비오는 날 왜 밖으로 나올까?
빗물이 들어와 방이 젖는다면
차라리 밖에 나와 친구와 어울려
물장난하며 놀고 싶지 않겠니?
민국이, 화가니?
페인트 칠을 새로 한 담장에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렸다
민국아! 담장에다
왜 그림 그렸니?
엄마,
이웃 마을 한 번 가 보세요?
골목 담장이
온통 그림이던데 뭘!
몰라, 몰라, 몰라!
“야옹! 야옹!”
고양이가 칭찬을받 고 싶었어요
“앗! 살아있는 쥐를 물고 왔어.”
방 안에 있던 가족들에게
꾸중을 들었지 뭐예요
“앗! 이번에는 뱀을 물고 왔어.”
식사를하던가족들이
깜짝 놀라 야단이 났어요
여옹! 야옹!
내가 뭘 해야 칭찬을 받지?
“몰라, 몰라, 몰라!”
그날, 고양이는
저녁밥을 먹지 않았어요
○
난,
너에게
아무것도 줄 게 없어!
봐,
손에도 주머니 속에도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네가 내 곁에 서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10배, 100배, 1000배…
나무의 귀
새들이 나무를 좋아하는 것은
새들의 수다를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는
수많은 나무의 귀가 있기 때문이지
같은 말 하고 또 해도 언제나
숲속 나무는 처음 듣는 것처럼
귀를 팔랑거리며 재미있게 잘 들어주지.
어찌 친구인 새들의 마음을 모르겠니
가을이면 이야기로 가득 찬 무거운 귀를 내려놓고
봄이 올 때쯤 연둣빛 새 귀를 가지에 매달지
새들이 나무를 좋아하는 것은
파라솔과 나무의자가 놓여있기 때문이지
여기 앉아서 맘껏 이야기해
내 다, 들어줄게, 하는 나무의 마음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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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이 동시집 괜찮니?
“이 동시집 재미있니?”라고 묻는다면, “응, 한 번 읽어 봐! 다 읽기 전애는 손에서 놓지 못할 걸!”라고 말할 수 있는, 동시집을 읽으며 웃음꽃이 얼굴에 활짝 피어나는 책을 한 권 만들고 싶었어요.
“이 동시집 좋은 동시집이니?”라고 묻는 다면, “응, 한 번 읽어 봐! 물음표와 느낌표가 퐁퐁퐁 솟아나는 발상에 무릎을 탁 치며 좋아하고, 공감하는, 따뜻한 동시집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동시집을 한 권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몇 년을 다른 일은 다 제쳐두고 밥을 먹듯이 열심히 글을 썼어요. 물론 동시만 쓴 건 아니지만, 동시를 잴 열심히 읽고 열심히 썼지요. 이번에는 앞에서 던진 두 질문을 함께 묶어, “이 동시집 괜찮니?”라는 질문에, “그래, 이번 동시집은 괜찮은 동시집이야!”라고 대답할 수 있는 자신감에 어린이들을 초대할 잔칫상을 차렸어요. 어린이 여러분! 동시를 사랑하는 여러분! 동시 잔치에 많이 참석할 거죠?
늘 보고 먹는 식상한 음식이 아닌, 처음 보는 아름답고 꿀맛이면서도 영양식, 무한한 우주와 새로운 상상과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 세상에 대한 어린이들의 초록빛 물음표에 무지갯빛 느낌표로 대답할 수 있는, 조금은 억울하고 어두운 곳도 빛으로 비추어 치유할 수 있는, 동시가 동요로 되는, 어른을 위한 동화가 있듯 동심을 가진 어름들도 즐겨읽는, 요즘의 동시의 바다에 등댓불이 되는 그런 생각으로 정성을 다하여 잔칫상을 차렸어요.
잔치에 참석하고 돌아가서 “참 좋았어! 다시 한번 초대받고 싶어!”라는 말을 듣기를 기대해도 좋은 동시집이라고 독자에게 말하고 싶네요. 우리들의 건강은 참 중요해요. 건강한 몸에 상상력과 창의력이 넘치는 아름답고 건강한 정신이 함께 해야 하지요. 동시집『하느님, 참 힘드시겠다』가 어린이 여러분의 마음 밭에 꿈 씨앗이되고,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요.
도ᅟᅥᆼ시집 발간에 애써주신 《시와 소금》의 임동윤 주간님, 멀리 외국에서 좋은 그림을 그려 보내주신 이한중 화가님께 감사드려요
2019년 5월 어린이날에
김진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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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광 시인∥
∙ 1980년 《소년》추천과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및 1986년《현대시학》추천으로 동시와 시를 쓰기 시작하여, 한국동시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이효신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창작상, 이육사문학상, 한국동서문학작품상, BBS방송주최 찬불동요제대상(작사부문), 한국동요음악대상(작사부문) 등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으로 『김진광동시선집』외 5권, 시집으로『시가 쌀이 되는 날』외 4권, 평론집으로『한국 동시의 논평과 해설』5인 공저로『감자(1권~5권)』산문집 2권 등이 잇으며, 초등교과서와 중학교 교과서에 동시가 실렸습니다.
▶ 그린이 이한중
• <꿈나라>, <새소년> 편집장 지냈으며, 어린이문화진흥대상 미술부문을 수상하였습니다. 개인전 및 국제동화원화전 출품하였고, 한국무지개회원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시집 『길고양이 엄마』 외 많은 동시, 동화집 삽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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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바이올린 소나타 제21번 마단조 K 304
Violin Sonata No21 E minor K.304 [Allegro]
*출처: 관악산의 추억(http://cafe.daum.net/e8853/MUEz/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