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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를 하늘 나라에 보내면서
보릿길 (박 정 애)
데레사! 인간적으로 당신을 떠나보내기 위해 이렇게 당신의 장례미사에 우리 모두 참석했습니다.
바로 얼마전 병자성사 받던 날, 하늘나라 가기가 이렇게 힘든가요? 물도 넘기기가 힘듭니다. 긴 투병생활을 해오면서 아픈 당신 걱정보다 함께하는 가족과 주위사람을 너무 괴롭힌다면서 빨리 하늘나라로 가고싶다고 함께한 우리들을 보고 말씀하셨지요. 또 병자 성사를 주시려고 하는 신부님 앞에서 “신부님 요번에는 꼭 죽을것같습니다.” 라고 말한지 20여일도 채 되지 않아 우리는 당신을 하느님께 맡기기 위해 장례식장서부터 교회가 정한 모든 상가 예절을 하고 있습니다.
데레사! 당신이 가신 하늘나라는 아프지도 않고 괴롭고 고민할 일도 없는 평화로운 곳이지요. 빈손으로 온 본래의 모습대로 빈손으로 모든걸 놓아놓고 가셨지요. 그러나 당신이 세상에서 살면서 이어 놓고 간 사랑의 결실들인 가족의 끈은 사랑의 고리 였습니다. 가족들에게 살아오면서 깊게 깊게 심어놓은 뜨거운 사랑이 가슴 깊이 흘러내려 다시 못 볼 그리움에 눈물을 삼키기도하고 통곡하기도 하더랍니다. 아직 떠나보내기엔 너무 안타까운지 염을 하기 직전 엄마를 안고 얼굴을 부비며 통곡하는 아들 딸, 하늘이 내려앉는다는 부부간의 이별을 겪는 남편의 뜨거운 눈물, 어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우리모두가 가야할 마지막 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하는 그길을 떠나 보낸다는 안타까움에 정이 들었던 우리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답니다. 당신이 가신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기도드리는게 또한 살아있는 우리들의 일이기에 이렇게 모여 당신께 정성껏 장례미사를 드립니다.
데레사!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기위해 사랑하시던 남편분을 입교시켰지요. “당신 나 영세하는거 보고 떠나가라”라고 하시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아내를 병원에 싣고 가면서도 단 얼마라도 더붙들고 싶은 남편분의 가슴저미는 애절한 호소가 가슴이 아팠다고 하셨지요. 남편분은 보내기 싫어하고 아내인 데레사는 얼마의 기간이 될지 모르지만 혼자 살아가야할 남편분을 걱정하면서 떠날 준비를 하는 모습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환하게 보이더랍니다. 데레사! 남편분이 세례를 받으실 그 한 달을 못 기다리고 어떻게 떠나셨나요. 소중한 인연으로 맺어진 부부간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가를 그 말을 들은 우리들도 가슴에 닿아와 반성이 되더랍니다
데레사! 동병상련이란 이럴때를 두고 하는 말이지요. 당신은 2008년 4월 나는 2008년 7월 당신은 신장암, 나는 대장암 석달 전후해서 암 수술을 받았기에 암에 대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나는 하느님께 뜻대로 하시라고 하면서도 매달렸고 당신은 수술 4년 후 하느님의 신비를 알고 싶어 찾아왔지요. 2012년 12월에 매호성당에서 영세받고 2013년 9월에 우리 주님의 종 레지오에 입단한지 일년도 채 못되어 재발하여 투병생활에 들어갔지요. 짧은기간 함께하면서 단원이 다리가 아파하면 차로 병원에 데려다주는 따뜻함을 잃지 않고 아픈 분을 걱정하는 착한 분이였지요. 아파하는 모습이 안타까와 연세드신 형님이 손수가꾸신 채소라도 챙겨주면 치매가 오신 우리엄마는 내가 아픈줄도 모르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하며 고마움에 눈시울을 붉혔지요. 짧았지만 단원들과 잘 어울리며 모범신자로 살기로 노력하던 모습이 좋은 인연으로 남아 있습니다.
“단장 나으면 꼭 레지오에 다시 나갈께요” 전이한 암치료를 하기위해 일시 중단하겠다면서 장기유고로 들어가 아픈가운데 주일미사를 열심히 지키면서 늘 단원들과 소통해 왔던 분입니다. 2014년 견진성사를 받고 환하게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언젠가 나아 다시 나오리라는 희망이자 약속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폐암으로 인해 다시 나오지는 못했지만 하늘나라 준비는 차곡 차곡해 오신 당신입니다. 남편분 영세하시는 날, 당신은 하늘나라에서 축하해 주시고 땅에서는 자녀들이 우리들과 함께 당신을 대신해 축하해 줄겁니다.
짧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함께 하던 단원 레지오장 하는걸 보면서 우리에게 나도 죽으면 저렇게 레지오장을 해 주느냐고 갈길이 머지않는줄 예감했는지 당신은 교회가 정한 장례예절을 물었습니다. 아파서 레지오에 못왔기 때문에 레지오 장을 할 수 있다고 답한 우리들의 말이 데레사 뜻대로 오늘 현실로 다가왔습니다.사랑하는 가족 친지 교우들이 모두 모여서 환한 영정사진을 보면서 누군지도 잘모르는 교우분들도 모두 한맘이 되어 천당에 들어가도록 기도 드립니다.
데레사! 아직 하느님을 잘 알지못하는 자녀들, 엄마의 신앙을 통해 조금씩 다가오리라 믿습니다. 그리운 자녀들과 함께 할 그날을 위해 하늘나라에서 데레사도 기도하고 계시겠지요. 처음 맞이하는 상가예절에 위령기도가 엄마를 위한 모든길 이라는걸 아셨는지 잘 따라 해주더랍니다. 하늘 나라에서 지켜보신 데레사도 이 광경을 보고 기뻐하실줄 믿습니다. 믿음은 하느님께서 오묘한 방법으로 심어주신답니다. 먹고 살기위해 바쁜 직장생활하는 자녀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입교권면을 차일피일 미루셨다고 하셨지만 엄마의 삶이 거울이되어 자녀들도 엄마가 갔던 길을 스스로 선택하리라 믿습니다.
데레사! 당신은 우리단원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젊은 단원이었습니다. 평균연령이 데레사보다 10살이나 더 많아 젊은 분이 갔다고 애통해 하며 90노인을 비롯해 전 단원이 상가예절에서부터 3일간 기도에 참석하셨습니다. 세상에서 아팠던 상처, 고민, 모든것 잊어시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인간적으로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너무 섭섭해서 주님의 종 단원의 마음을 모아 간단하게 올려보았습니다.
2017년 7월 17일 장례미사를 올리면서
장례날 레지오단원들 대표해서 쓴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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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람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가야할길 그래도 동병상린하며 보낸 지난세월을 회상하며 사랑하던 교우를 먼저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이 녹아나는 글 잘읽었읍니다. 데레사님은 아마 천국에서 내려다 보시며 선생님께 감사 기도를 하시리라 생각합니다.할렐루야 ~ 아- 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상순드림
데레사님을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 구구절절 가슴에 새겨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아프지 않는 이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이별 앞에서 함께 슬퍼하기 보다는 더욱 용기롭게 살기를 떠난이도 바라겠지요.
가슴으로 느끼며 잘 읽었습니다.
동병상련의 애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글입니다. 레지오단원들의 기도 덕분에 천국에서 영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가슴아픈 사연의 글 잘 읽었습니다.
다정했던 교우의 죽음을 추도하는 글. 감동적입니다. 별로 접해보지 못한 형태의 글이어서 관심을 갖고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데레사와의 이별의 슬픔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뿐만 아니라 살아 있을 때 함께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조목조목 언급함으로써 추모의 정을 더 깊게하고 영혼이 편안한 안식을 얻도록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잘 읽고 믾이 배웠습니다.
같이 투병하던 신우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는 애통함이 느껴집니다. 사람은 한번 이세상에 왔다가 반드시 가게 되어 있으나 너무나 빨리 가심은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이 그분 몫까지 잘 살라주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투병 후에 맞이하는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신 데레사님... 천국에서 영면하십시오
가족보다 진한 사랑으로 아름다운 이별의 말과 세상에 하나 뿐인 추도의 말씀 전하신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
생은 혼자 걸어가는 길인가 봅니다 언젠가는 가족과의 이별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겠군요
천국동산에서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